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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파육(東坡肉)에 대한 몇가지 오해

동파육(東坡肉)에 대한 몇가지 오해

중국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동파육(東坡肉)’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음식이 유명한 까닭은 음식의유래가 독특하기 때문이다.

바로 송대의 정치가이자 시인인소식(蘇軾)의 호 동파(東坡)에서 따온 것이다.

소동파그림.jpg<소동파>

그런데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동파육’을 쳐보면, 잘못된 정보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음식이 유래한 시기와 장소를 ‘소동파가 항주에 유배갔을 때’라고 적고있는 것이다.

동파육의 유래를 안다는 사람조차도 이렇게 잘못알고 있는 경우가 꽤 많다.

또 하나의 오해는 음식이 유명하다고 해서 한국인 입맛에 맞을 거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유명세만 믿고 음식을 시켰다가 실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이 음식은 중국음식을 많이 먹어본 사람, 특히 중국술 ‘백주’와 곁들여 먹어야 비로소 맛이 나는 음식이다.

그렇다면 이 음식의 진짜 유래는 어떻게 되는걸까?

소동파에 대하여는 9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 ‘중국시와 시인(송대편)’에서 이종진 이화여대 교수가 인용한 고사에 잘 소개돼 있다. 이에 따르면 소동파의 문재(文才)는 젊을 때부터 대단했다.

송 인종(仁宗) 때 소식은 22세의 나이로 개봉(開封)에서 과거에 응시했다.
당시 과거 시험관은 문단의 영수인 구양수(歐陽修)였다. 그는 소식의 답안을 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땀이 흘렀다. 즐겁다! 늙은이가 마땅히 길을 비켜 그가 나아갈 길을 내주어야겠다. 기쁘다!"라고 외쳤다고 한다. 구양수는 또 "30년 후에 세상 사람들은 다시는 나를 일컫지 않게 될 것이다"라며소식이장차 문단의 1인자가될 것임을 예언하였다고 한다.

과연 구양수의예언대로 소식은 문단의 거두가 되었다.
산문으로는 구양수와 더불어 ‘구소’로 병칭되면서 ‘당송팔대가’의 반열에 오르고, 시(詩)로도 당대의 감상적인 시풍을 뛰어넘는 사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시풍을 만들어냈다.

구양수초상화.jpg<구양수 초상화>

자유로운 기풍의 소식은정치적으로는개혁파인 왕안석의 신법에 반대하는 구법당파에 속했다.
개혁파가 득세하자 그는 지방관으로 전출되었다.
북송 원풍(元豊) 2년(1079년) 그는 왕안석의 신법을 ‘독약’에 비유하면서 "독서가 만권에 달하여도 율(律/법률)은 읽지 않는다"고 맹공하였다가탄핵을 받아 어사대의 감옥에서 심한 취조를 받았다. 그 후 그는호북성 ‘황주(黃州) 단련부사 본주안치’로 좌천되었다.단련부사는 지방군사보좌관이지만, 명칭만 있는 한직이었다고 한다. 또 ‘본주안치(本州安置)’란 그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뜻으로, 사실상 유배나 다름없었다.
황주는 지금의 호북성 황강시(黃岡市)이다.

황주에 도착한 소식은 경제적으로 매우 궁색한 생활을 하였는데, 이를 보다못한 친구 마정경(馬正卿)이 관청에 청하여 동쪽 언덕(東坡)에 있는 수십묘의 황무지를 소식에게 주었다. 소식은 그 땅을 손수 경작하며 모자라는 식량을 충당하였다고 한다.그런데 그 땅은 오랫동안 버려져 가시덤불이 우거진 자갈밭이었다. 그는 당시의 심정을 ‘동쪽언덕(東坡)’이라는 시에서 읊었다. <왕년의 농구스타 신동파씨의 이름도 ‘東坡’인데, 그 유래가 궁금해진다>

東坡
아무도 돌보지 않는 황폐한 보루터
무너진 담엔 쑥대만 가득하구나
누가 힘을 쏟을 수 있으랴
세밑에도 그 수고를 보상받을 수 없을텐데
외로운 나그네만은 하늘끝에서 도망갈 곳 없구나
곧바로 달려와 기와와 자갈 주워내지만
시절 가물어 땅도 기름지지 않구나
고생스럽게 가시덤불 속에 있는 건
키 작은 곡식이나마 거두려 함이라
쟁기 놓고 후유 탄식함은
내 창고 어느 때 쌓일까 해서이네

그는 ‘동파’라는 시 8수를 읊었다.
그가 농사지은땅은 옛군영지의 동쪽에 있어 ‘동파’라고 이름하고, 자신도 스스로 ‘동파거사’라 호하였다고 한다.<‘중국시와 시인(송대편)’>

소동파는 황주에서 손수 음식을 해서 먹었는데, 하루는 친구 마정경이 찾아왔다.
소동파는 친구를 위해 돼지고기 요리를 시작했다. 냄비에 돼지고기와 야채를 넣고 불을 약하게 한 뒤 친구와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바둑에 빠진 두 사람은 그만 불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놓은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마지막판이 되어서야 소식은 요리를 떠올리고는 황급히 부엌으로 달려가, 뚜껑을 열어보았다. 새까맣게 타있을 줄 알았던 돼지고기 요리는 오히려 빛깔이 불그스름하고 향기가 진한 요리로 변해있었다. 입 안에 넣어도 느끼한 맛 대신에 입에 사르르 녹아버렸다.

동파육.jpg
<동파육>

소동파는 이 요리를 친구에게 대접했고, 그 친구는 음식 맛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소동파는 이런 내용을 시로 남겨놓았다.

黃州好猪肉, 價賤等糞土 황주의 좋은 돼지고기, 가격은 헐값이네
富者不肯食, 貧者不解煮 부자는 먹으려 하지 않고, 가난한 자들은 삶는 법을 모르네
慢著火 少著水 火候足時타自美불을 약하게 하고 물을 적게 넣고 오래 두면 저절로 기똥찬 맛이되거늘
每日起來打一自家君碗 飽得莫管 매일 일어나 한 그릇 먹으면 배가 부르니 그대는 상관말게

이 시를 보면, 동파육의 유래가 ‘항주(杭州)’가 아니라, ‘황주(黃州)’라는 것을 정확히 알수 있다.

그후 10년이 지난 뒤 신종(神宗)이 즉위하자 왕안석의 신법이 폐지되고 소동파도 복권되었다. 그가항주 태수로 발령받아 임지에 도착하자 서호(西湖)가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둑이 무너지고 황폐화되었을 뿐 아니라 범람의 위험이 있는 것을 보고, 조정에 상소하여 재정지원을 받아 서호를 대대적으로 정비하였다. 서호 재정비 사업에 20만명의 백성이 동원되었다.

이렇게 서호가 다시 말끔히 정비되자, 백성들이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각종 농산물을 바쳤다. 그 중에는 돼지고기를 바치는 사람도 있었다.

항주서호.jpg<항주의 서호>

그러자 소동파는 그것을 혼자 먹지않고 큰 솥에 돼지고기와 야채를 넣고 자신의 요리법으로 음식을 만들었다. 백성들이 그 맛에 탄복하며 그의 호인 동파를 따서 ‘동파육(중국발음 동뽀로우/dong bo rou)’이라 불렀다.

동파육의 요리법은 대략 다음과 같다.
1. 돼지고기 삼겹살 부분을 두부 반모 정도 크기로썬다.
2. 돼지고기를 끓는 물에 살짝 삶다가 찬물에 넣어 씻는다.
3. 냄비에 돼지고기를 넣고 파 술 간장 등을 함께 넣어 약한 불로 졸인다.
4. 어느 정도 졸면 설탕과 뜨거운 물을 붓고 센불로 끓인다.

소동파는 당시 고려의 자연풍광에 대해서도 부러워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의 금수강산에 대해 전해듣고, "원컨대 고려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번 보고 싶구나(願生高麗國 一見金剛山)"라는 시를 남겼다.

/조선일보 지해범 중국전문기자 hbjee@chosun.com

8 Comments

  1. 흉노

    2010년 3월 2일 at 8:32 오후

    동파육을 가끔 만드는데…

    중요한게 질좋은 삽겹 부위… 대만에서는 싼 편입니다.

    그리고 샤오싱주 (소흥주) 와 염도가 낮은 진간장, 물을 1:1:1의 비율로 맞추고
    설탕 약간에 마늘, 생강 다진 것과 말린 고추 1-2개,
    가장 중요한 파짜오( 팔각 : 八角)이라는 향신료 열매를 넣어
    푸욱푹 약한 불에 세월아 네월아 하며 끓이시면 됩니다.

    고기는 먼저 껍질 부분을 가볍게 구워내는게 좋습니다.

    요리 자신있는 분은 껍질을 직화(가스 토치 나 스토브 위에서)로도 굽더군요.

    그 다음 고기를 위에 말한 소스에 푹 담기게 하고 끓이고 물이 증발해 부족하다 싶으면
    물만 보충해서 계속 끓이면 됩니다.

    대부분 한국에서 오신 분들은 입에 맞다고 하시더군요.
       

  2. 참나무.

    2010년 3월 2일 at 8:53 오후

    동파육에 관심많은데… 바른 정보 고맙게 잘 읽었어요…^^

    지난 번 서호관광할 때 동파육 먹으며 만든 적 있다 그랬더니
    그곳 조선족출신 가이드가 항주지방의 소주(?)없이 어찌 동파육을 만드냐..해서
    정종이나 와인으로 한다 그랬는데 그 술이 ‘샤오싱주(소흥주)’ 였군요

    북창동에서 구할 수 있나 한 번 알아봐야겠습니다
    제대로 한 번 해보려구요…^^    

  3. 흉노

    2010년 3월 3일 at 12:52 오전

    항주의 샤오싱주도 좋지만
    대만 산 샤오싱주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대만술들은 가짜는 없으니까요.

    저는 대만에 사니 대만산만 씁니다.   

  4. 지기자

    2010년 3월 3일 at 10:01 오전

    흉노님, 참나무님, 반갑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5. 미뉴엣♡。

    2010년 3월 3일 at 12:38 오후

    동파육 – 동뽀로우
    그맛 일품이겠지만
    항주서호 풍경또한
    빼어난 명화입니다..*

       

  6. 화창

    2010년 3월 4일 at 9:35 오후

    좋은 정보입니다! 항주에 갔을 때 정말 동파육을 맛있게 먹었었습니다.   

  7. Lisa♡

    2010년 3월 5일 at 8:49 오후

    먹은지 한참되었네요……….

    정보 좋습니다.   

  8. 김세린

    2010년 7월 18일 at 3:51 오후

    소식의 문재를 알아 보는 구양수, 그것을 즐겁다 말하고, 자신보다 소식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구양수의 인격이 높아 보입니다.

    동파육이라는 유명 음식의 탄생이 우연에 의한 것!
    샌드위치처럼!^^

    집에서 저도 동파육 요리하여 맛있게 먹고 싶어요. 냠냠
    그리고 유식 자랑할래요~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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