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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中 "복수통화 바스켓에 의해 환율 조절할 것"〈조선일보 2010년 6월 21일 A3면〉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19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서를 통해 "위안화 환율 결정시스템을 개혁하고 환율 변동의 탄력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전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있고 중국 경제의 회복 기초도 한층 공고해지고 있다"면서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바탕으로 복수통화 바스켓에 의해 환율을 조절하는 체제(관리변동환율제)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해마다 무역수지 흑자를 거두고 있어 고정환율제 포기는 곧 위안화 절상(위안화 환율 하락)으로 이어져 미국 시장 등에 대한 중국의 수출과 무역 흑자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앞으로 할리우드보다 더 큰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안고 있어 한류스타들의 진출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 중국은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기도 합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환율제도를 복수통화바스켓제로 전환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류스타들의 수입과 우리 기업의 수익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이와 관련해 환율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중국이 왜 복수통화바스켓제를 도입했는지, 그리고 위안화 환율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환율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환율이란 국내 통화와 외국 통화 간의 교환비율을 말합니다. 따라서 환율은 두 나라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고, 환율제도는 두 나라 통화 간의 상대적 가치를 결정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환율제도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 나라별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자국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환율제도의 가장 극단적인 경우로 고정환율제와 자유변동환율제를 들 수 있습니다. 우선 고정환율제는 환율을 특정 수준에 고정시켜놓고 전혀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1달러에 무조건 1000원이라고 하는 식입니다.
또 다른 극단적인 형태로 자유변동환율제가 있습니다. 이 제도하에서는 환율이 외환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어제 달러당 10위안이었던 환율이 오늘은 8위안이 될 수도 있고, 12위안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자유변동환율제와 고정환율제를 절충한 중간단계의 환율제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1990년과 1997년 사이에 운용했던 시장평균환율제가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이 제도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은행 간에 거래된 복수의 환율을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하여 다음 날의 기준환율로 정하고, 이 기준환율을 중심으로 상하(上下) 일정 범위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번에 중국이 채택한 복수통화바스켓제 또한 중간단계 환율제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수통화바스켓제에서는 환율을 하나의 특정 통화에만 연동시켜 결정하지 않고, 여러 가지 통화로 구성된 하나의 묶음, 즉 바스켓에 자국의 통화가치를 연동시키는 제도입니다. 만약 1바스켓의 기준가격이 1000원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할 때, 오늘은 1바스켓의 가치가 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들 간의 환율을 감안해 0.8달러로 평가되는 경우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1250원(0.8달러=1000원)으로 결정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들 간의 환율 변화에 따라 매일 매일 변하게 됩니다.
중국은 왜 환율제도를 변경했나요
중국은 이번 복수통화바스켓제를 도입하기 전에 미(美) 달러화 페그제를 운용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미 달러화에 연동시켜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매일 아침 고시하고, 하루에 허용되는 변동폭을 기준환율 중심으로 상하 0.5%로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이 상당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정부가 환율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중국의 환율 운용방식에 불만이 있었던 겁니다. 가뜩이나 중국은 매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중국이 자국의 제품을 팔아 벌어들인 외화가 외국 제품을 사기 위해 필요한 외화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로 바꾸려는 외화가 외화로 바꾸려는 위안화보다 많아 위안화의 상대적 가치가 상승하려는 힘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 위안화 가치는 충분히 상승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위안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저평가시키는 중국의 환율정책 때문에 중국이 매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위안화 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습니다. 이들의 압력은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심각해지자 더욱 거세졌습니다. 위안화 절상을 통한 대(對)중 수출 확대로 경기침체를 타개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이번 환율제도 변경은 이런 대외압력을 무마해보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중국 스스로도 위안화 절상이 필요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그동안 대규모 무역흑자가 발생하고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외환시장에 외화가 넘쳐나자 위안화가 절상압력을 받게 됐습니다.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외화 매입에 나섰고, 결국 엄청난 양의 위안화를 시장에 공급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시중에 넘쳐난 위안화를 채권을 발행해 환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 과열 및 자산 버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겁니다. 중국 정부는 복수통화바스켓제를 도입해 시장 원리에 따라 환율이 결정되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등 이상과 같은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앞으로 위안화 환율은 어떻게 될까요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환율제도 변경 이후 위안화가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그동안 거의 움직임이 없었던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이 제도가 변경된 지 불과 1개월여 만에 0.7% 이상 하락(위안화 가치 절상)했습니다.
그러나 위안화 가치가 기대만큼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민은행이 바스켓에 포함된 통화들의 가중치를 변경함으로써 환율을 상당 수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죠.
대세는 위안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중국 경제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한류스타의 수익은 어떠한 영향을 받을까요? 현재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은 시장에서 바로 결정되지 않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로 나누어 산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원화도 위안화처럼 절상 압력을 받고 있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모두 하락할 전망입니다. 다만 점진적 하락이 예상되는 위안화 환율보다는, 환율의 자유로운 변동을 허용하는 원화 환율의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즉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도 상승(원화가치 하락)하기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류스타들은 환율 측면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재정환율
재정환율이란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원·위안 환율)이나 유로화 대비 원화 환율(원·유로 환율)과 같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는 환율을 결정할 때, 국내에서 정해지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과 해외 외환시장에서 형성되는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또는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을 이용해 산출한 환율을 말합니다. A와 C를 직접 비교할 수 없을 때 일종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B를 이용해 둘을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이고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10위안에 거래되고 있다면 재정환율인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은 위안화당 100원이 됩니다.
퀴즈
두 개의 통화가 외환시장에서 직접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경우에 각각의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을 이용하여 산출하는 환율을 ○○○○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8월 18일(수) 오후 5시 마감, 8월 20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금융안전망 〉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고동형 김동암 김만복 김미경 김소영 김영혜 김향순 김현주 박영미 신중선 심호진 오소영 윤명철 이금순 이모권 이주환 이희수 임지영 장두환 장희란 정정숙 조영주 최현정 홍순옥 황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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