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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교관은 돈 없이 비료 구하는 ‘국제걸인’인가?

<북한 이해를위해 주간조선 최신호에 실린 기사를 옮깁니다. 한국이 북한과 대화는 해야겠지만, 저들의 속셈은 정확히 알고임해야겠습니다.>

태국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 출신 홍순경 인터뷰

"현금은김정일 포켓으로 들어가고, 외교관은 빈손으로 비료 구해야"

—주간조선 2192호, 김경민 기자

홍순경천북한참사관.jpg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북한민주화위원회 홍순경(74) 위원장이 한 가지 일화를 꺼내들었다.
"1997년 봄이었습니다. 당시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참사관 신분이었는데, 북한에 파견 출장을 나와 있었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외무성 의례국 동료를 만나러 사무실에 갔었는데 전화가 계속 걸려오는 겁니다. ‘도대체 무슨 전화냐’라고 물었지요. 당시 북한 외교부장이던 김영남 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라는 겁니다. 나이지리아 대통령 특사가 가방 두 개에 현금 2000만달러를 전달하러 왔다고 그러는 겁니다. 그때 북한이 한창 식량난에 시달리던 때였어요. 김영남 당시 외교부장이 나이지리아 특사 대접을 잘 하라고 지시하느라 그렇게 전화를 한 것이었죠. 어떤 음식을 어디에서 대접하라는 것까지 일일이 지시했다고 그러더라고요.”

홍 위원장은 “그런데 그 2000만달러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요? 몽땅 김정일 비자금으로 들어갔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양복 주머니를 가리키며 김정일의 호주머니로 돈이 들어갔노라고 했다. 그는 이로부터 2년 뒤인 1999년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 당시, 한국으로 망명을 요청했고 2000년 서울에 왔다. 북한 정권 엘리트로 분류됐던 그의 망명은 당시 화제가 됐다. 그는 북한을 떠나온 북한의 여섯 번째 외교관이었다.

그는 지난해 1월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북한민주화위원회는 ‘김정일 독재정권 반대’라는 명분 아래 탈북자들과 민주인사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명예위원장이며, 황장엽 선생이 초대 위원장이었다. 홍 위원장은 한국 망명 후 국책연구소 연구위원을 지내며 황장엽 선생(전 북한노동당 서기)을 보좌했었다. 1월 31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홍 위원장은 북한 경제 실패의 원인으로 독재체제를 지목했다. 그는 “1990년대 말 북한 고난의 행군 시기에 ‘토끼는 다 죽고, 사슴은 도망가고 이제 여우와 승냥이만 남았다’는 말이 돌았는데 요즘엔 ‘여우와 승냥이도 죽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돈을 찍어내면 뭐합니까. 그게 다 야시장·암시장으로 들어가는데. 그러니까 물가만 오르고 시중에 돈은 안 돌고….” 북한 재정정책과 경제정책의 완전한 실패란 설명이었다.

인도적 지원과 조공 구별해라

그는 인터뷰 중 “북한에 무조건적(으로) 지원하면 안 된다”고 반복했다. 왜 그렇게 판단하는지 묻자 그는 북한 참사관 시절 겪었던 또 다른 일화를 들려줬다. “1997년 북한에 잠시 파견근무를 갔다가 태국으로 다시 돌아온 지 한 달 뒤 북한 무역성의 부상(차관급)이 태국에 나왔습니다. 그는 ‘비료 수입’이라는 과업을 안고 있었죠. 그런데 그 부상이 ‘비료를 사라고 내보냈으면서 값을 지불하고 수입해온다면 무슨 무역일꾼이냐며, 자금 지원 한 푼 없이 비료를 (외국으로부터) 받아오라고 시켰다’고 투덜대는 겁니다.” 돈을 지원 받으면 김정일 비자금으로 쓰고 정작 필요한 물품은 억지로 뜯어내다시피 하는 북한의 대외정책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설명이었다.

이런 이유로 홍 위원장은 대북 구호에 대해서도 ‘신중한 지원’을 주문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과 ‘조공’을 구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연평도·천안함 사건 등 북한이 의심배후 세력으로 지목되는 사건이 터졌지만 아직까지 북으로부터 사과 한마디 못 듣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평화’ 운운하는 것은 오직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한 모략일 뿐이다”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현재 북한의 내·외적 상황에 대해서도 다소 비판적이었다. 그는 “중동에서 분 민주화 혁명인 ‘아랍의 봄’으로 인해 북한은 독재정권 동지를 많이 잃었다”고 진단하고 “현재로선 중국을 제외하면 외국으로부터의 자원 원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북한의 향후 경제 전망이) 많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김일성 출생 100주년인 올해를 ‘강성대국의 해’로 지정했다가 김정일 사망 이후 ‘강성국가’로 명칭을 수정하기도 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목표치를 한 단계 낮춘 것”이라며 ‘북한 내부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탈북자들도 이젠 목소리 내야

“아직까진 남북 관계에서 별다른 변화의 조짐이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이 지나고 한국의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변화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입니다.” 홍 위원장은 ‘북한의 변화는 경제개혁·개방으로부터 올 것’이란 점에서 많은 북한 전문가들과 입장을 같이한다. 그는 탈북자 단체들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의 비참한 실상을 알리고 탈북을 희망하는 북한 주민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게 탈북자”라며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이론적·이념적 분열을 막는 데 탈북자들이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홍 위원장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국민생각’ 창당 발기인에 탈북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저를 포함한 탈북자들은 모두 ‘북한에서의 삶은 최악 중의 최악’이라는 생각에 공감할 것”이라며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중에 스마트폰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적극적으로 보였다. 북한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지명이 기억나지 않자 기자의 스마트폰으로 확인해보라고도 했다. 그는 “요즘 한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면 SNS도 해야 하지 않냐”면서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람들과 함께 SNS를 좀 배워보고 싶은데 어디 자원봉사 해줄 수 있는 학생이 없을까”라며 웃었다. “젊은이들이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세력 아닙니까? 이들이 북한에 대해 올바로 알고 관심을 보여줘야 남북 관계에도 미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려면 저희부터 먼저 변화해야겠지요.”

3 Comments

  1. 풀잎사랑

    2012년 2월 9일 at 7:01 오후

    산 입에 거미줄 치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정말 북한 주민들은 구호물품을 맛도 못 보고 입에 거미줄이 쳐지다 아사한다는…
    그래도 지도층은 주머니가 빵빵해져 있으니
    인도적 지원을 하자는 이야기도 안 나오네요.
    그게 주민들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군인들에게 간다고 들었거등요.
    누군가의 말처럼,
    차라리 판문점에 큰 솥단지를 걸어 놓고서 밥으로 해서 준다면… 어떨지.   

  2. 지해범

    2012년 2월 10일 at 1:12 오후

    중국 북경으로 나오는 북한 당간부들은 지갑에 달러가 넘친답니다.
    지상에서 가장 빈부격차가 심한 곳이 북한이 아닐까 싶어요…
    북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3. 그냥

    2012년 2월 10일 at 2:44 오후

    김정일이 그 악독한 권력을 유지하는데만 최소한 매년 3-5억 달러 정도가 필요했었다지요? 그 정도의 돈이라면 북한의 모자라는 식량을 수입하는데 필요한 규모입니다.

    이 자금의 조달을 80-90년대에는 일본의 조총련이, 00년대에는 남한 정권이 조달해주어
    북한 기득권이 굶주린 국민을 지옥에 가둘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명박 정부보다, 국민들이 더 이상 그런 악독한 정권을 도울 수 없다는 생각으로 돌아선 것이 아닙니까?

    지금도 북한 동포들에게 제대로 확실히 전달만 된다면 우리 국민은 그 정도 성금이야 한 달이면 충분히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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