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을 보낼 때 ‘감사합니다’라고 끝을 맺는 사람이 많다. 고마워할 일 있는 것도 아닌데 으레 그렇게 마무리한다(make a point of giving the finishing touch). 왜 그러는 걸까.
‘감사합니다’는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와 함께 유아기부터 배우는(learn in early childhood) 의례적 인사말 3종 세트다. ‘안녕하세요’는 관계를 인정하면서 상호작용을 시작하는(open the interaction) 표현, ‘안녕히 가세요’는 상호작용의 마무리를 표시하는(mark the conclusion of the interaction) 인사말이다.
이에 비해 고마움의 표시(an expression of appreciation)인 ‘감사합니다’는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매개적 역할을 한다(play a mediating role in sustaining relationships). 그런데 요즘엔 ‘감사합니다’가 끝맺는 인사말이 돼가는(work its way into a valediction formula)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애매한 경우에 뜬금없이 사용되기도 한다.
전화 통화를 마칠(end a phone call) 때 그냥 뚝 끊는(just hang up) 것은 무례함의 극치로 여겨진다(be regarded as the height of rudeness). 우선 ‘당신 소식 듣게 돼 정말 기뻤어요(It was really good to hear from you)’ 등의 표현으로 대화를 끝내자는 뜻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래요, 곧 또 통화하기로(catch up again soon) 해요" 등의 응답으로 양측이 끊는다는 데 합의하면서(agree to break contact) 서로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하지만 어감을 느낄 수 없는 이메일에선 그런 식의 절차(those sorts of rituals)가 여전히 중요하다. 이메일은 실제 편지보다 더 빠른 연락수단을 제공해준다(offer a speedier means of contact than an actual letter). 그만큼 내용 분량도 늘어났다. 따라서 그걸 읽고 답장해줘야 하는 수신자(recipient)에게 주는 부담을 발신자(sender)가 인정하는 표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에 쫓기는(be pressed for time) 사람들의 업무 연락인 경우엔(in case of business connection)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모종의 요청을 하는 내용이 포함된(contain a request of some sort) 것이면 정중한 고별 인사와 정감 있는 맺음말(formal valedictions and affectionate closings)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관계 유지에 필수적이다(be vital to the continuation of the relationship). 인사말이 누락되면(be omitted) 대단히 불쾌한(be awfully offensive) 것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감사합니다’가 과거의 장황한 인사를 대신하는 가장 간단하고 안전한 대안으로 일반적인 끝맺음 인사가 돼가고(turn into a common sign-off as the simplest and safest alternative) 있는 것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