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아베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a summit meeting)에 앞서 악수를 나누며(shake hands) 냉랭한 표정을 지어 보여(make a stony face) 화제가 됐다(become a topic of conversation). 아베가 뭔가 말하려 했지만 시 주석은 고개를 돌려버리고(turn away his head) 악수 내내 시선을 카메라 쪽에만 고정했다(fix his gaze toward the cameras).
이튿날 회의 때도 다른 정상들은 웃으며 맞이했지만, 아베가 들어오자 얼굴이 굳어졌다(become stern-faced). 악수한 뒤 카메라를 향해 살짝 웃으려다 이내 굳은 표정으로 돌아갔다(return to a stiff look). 덩치는 산만 한 사람이 짐짓 쌀쌀맞은 표정을 지으려(deliberately make a frosty look) 애쓰는 모습이 어찌나 어색했던지 이 장면을 지켜보던 기자 수백 명이 폭소를 터뜨렸다고(burst into laughter) 한다.
이번 회의에선 다른 어색한 순간들(awkward moments)도 있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난데없이(all of a sudden)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에게 담요를 걸쳐주며(drape a blanket around her) 감싸 안는 돌발 행동을 했다는(act unpredictably)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런데 그 순간 푸틴이 오바마 미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던 그녀의 남편 뒤통수를 능글맞게 쳐다보는(smirk at her husband’s back of the head)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그러자 일부에선 그 내숭스러운 웃음(an insidious smile)으로 볼 때 ‘돌싱'(divorced single)의 기사도적인 행동(a chivalrous deed)이 아니라 수컷의 음탕함을 드러낸(disclose the lewdness of a male)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펑 여사는 처음엔 미소로 화답했지만 잠시 후 홱 벗어(whip it off) 뒤에 있던 보좌관에게 줘버렸다. 중국 검열 당국은 이런 장면들을 모든 인터넷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서 흔적도 없이 삭제했다(wipe out all traces). 현지 언론은 관련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시진핑이 아베에게 그런 것 못지않게 푸틴을 차갑게 대했다(give him the cold shoulder). 푸틴이 영어로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며 말을 붙이려(talk it out) 했지만, “예스”라는 단 한마디로 대화를 잘라버렸다. 오바마를 곁눈질하거나 훔쳐보고(shoot a sideways glance and steal a look at him), 다정스레 등을 토닥이는(friendly pat on his back) 등 살갑게 굴려고(be affectionate) 했지만, 오바마는 눈길을 돌려 딴청을 피우는(look away and pretend to be indifferent) 등 면전 박대를 했다(treat him inhospitably in his presence).
한편 오바마는 껌 씹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혀 중국인들에게 엄청 씹혔다.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는데(pull out all the stops) 껌을 쩍쩍 씹는(chomp away on a gum) 모습이 무시하는 듯 보였다는 것이다. 오바마에겐 즉시 ‘놈팡이'(idler)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외교는 돌멩이를 발견할 때까지 사나운 개를 달래는(soothe a fierce dog) 기술이라는 말이 있다.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은 “국내 정책은 그저 실패에 그치지만, 외교정책은 우리 모두를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