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시(市) 소재 북한 전문 매체 ‘NK NEWS’가 최근 ‘현재로부터의 해방(Liberation from the present)’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북한이 김일성·김정일 우상화를 위한 과거, “남조선과 미 제국주의를 타도하게(overthrow South Korea and American imperialism) 될 것”이라는 미래만을 세뇌시키면서(brainwash) 현재의 비참한 고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never refer to the present miserable plight)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의 한국·미국 비난 성명, 심지어는 동화책에도 시간과 관련된 표현이 많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비핵화로 갈(move towards denuclearization) 때까지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 정책에 대해 “시간이 미국에 유리하게 가지는(pass for the sake of America) 않을 것” “미국이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race against time) 있다”는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이와 관련, NK NEWS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반도는 원래 과거 지향적이었지만(be past-oriented), 한국은 경제 발전과 정치 민주화(economic development and political democratization)를 거치면서 현재와 미래 지향적으로 변화한 반면, 북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면서 미래는 정권 유지 선전 도구(an instrument of propaganda to maintain the regime)로만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서(in other words) 미래에 다가올 뭔가를 위해 만족감을 미뤄야 한다는(delay gratification for the sake of something to come) 식으로 희망도 끝도 없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겪도록(go through hopeless and endless days of pain) 주민들을 현혹, 현재 상태에 대한 관심을 흐트러뜨리고(distract attention from present conditions) 있다는 것이다. 김일성·김정일 때의 과거처럼 해야 그런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그리고 그런 미래까지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간다고(fly like an arrow) 강조한다. 현재의 불행(current misfortunes)은 오로지 남조선 괴뢰와 미 제국주의 때문이라면서 현재의 고난을 한국과 미국에 비난을 돌리는 수단으로(as a means for assigning blame for them)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북한 언어에는 ‘시간’ ‘시각’ ‘세월’ ‘영원’ 등 시간 개념(concept of time) 표현이 많이 들어간다.
동화책도 예외가 아니다. 원래 현실은 이런 것이고, 현재의 괴로움을 이겨내면(overcome the anguish of the present) ‘이밥에 고깃국’ 먹을 미래가 곧 온다고 세뇌시킨다. 한 소녀가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를 위해 일하고 돌아오는 아버지를 기다리는(wait for her father to return from doing work for the ‘Dear Leader’) 장면엔 ‘시간은 강물에 떠가는 배보다 훨씬 빠르다(be far faster than a boat floating on river water)’는 묘사가 뒤따른다.
무릇 동화라는 것은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happily ever after)’라는 해피엔딩이 되기 마련. 그러나 북한 동화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것’이기는 한데, 그때까지는 (쓴)웃음 지으며 현재를 참아내야(grin and bear the present) 한다는 단도리로 끝난다.
☞ http://www.nknews.org/?page=3
☞ http://www.nknews.org/2014/10/liberation-from-the-pres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