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는 글로 쓰이는 순간, 이미 시가 아니다. ‘사랑한다’는 말도 입 밖에 내는(give your tongue to it) 순간, 이미 상하기 시작한다. 사랑이라는 말과 사랑에 빠지는 것일 뿐(fall in love with language)…."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한 미국인 청년이 있다. 그런 그가 페이스북 계정을 열어놓고 자리를 비웠다가(vacate his seat) 다른 여자에게서 온 연애편지를 여자 친구에게 들키고 말았다(be caught red-handed). 한두 번이 아니다.
인내의 한계를 넘게 하는 것이었다(be the last straw for her). 여자 친구는 남자에게 신물이 났다(have had it with him). 고민 끝에 2년간의 관계를 끝내기로 결심했다.
바람을 피운(cheat on her) 남자에게 결별을 선언하고(declare a separation from him) 그의 소지품을 길거리에 내다 버리면(dump his belongings on the street)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 여성은 좀 달랐다. 다음과 같은 편지를 사진 공유 사이트에 올렸다.
♥네 옷은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where we first met)에 갖다 놓았어. ♥네 비디오게임은 우리가 처음 키스했던 곳(where we first kissed)에 있어. ♥네 TV는 우리가 갈 데까지 갔던(성관계) 곳(where we went all the way)에 있어. ♥지난 2년간 사진들을 포함해 나머지 모든 것들(everything else)은 그 여자 집에 갖다놨어."
그녀는 이처럼 그들 관계에서 한때 큰 의미를 가졌던(once mean so much to their relation) 장소에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소유물들을 숨겨놓았다(stash his most treasured possessions). 그리고 "재미있게 즐겨(Have fun)! 너는 물건 찾아다니는 거 좋아하잖아. 다른 여자들 찾아다니는 것처럼…"이라고 편지 끝을 맺었다(sign off the letter).
그녀의 절제된 분노(her restrained rage)는 되레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evoke mirth). 하지만 속을 뒤집어 보면 왠지 안쓰럽고 애처롭다(be pitiable and pathetic). 함께 했던 로맨틱한 지난날들을 그에게 기억해 내게 하려는 듯 애틋하다.
편지 이면지에는 이렇게 썼을지도 모른다. "이젠 네가 내 것도 아닌데 너를 잃는 게 왜 이렇게 두려운 걸까(be so scared of losing you). 아무 이유없이 나를 떠나는(leave me without a reason) 것이라면 어떤 구실로도 다시는 돌아오지 마(never come back with any excuse).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결코 너를 미워하지 않아(never hate you for not loving me anymore). 그런 너를 아직도 사랑하는 나를 미워하는 거야."
단동무니
2013년 6월 5일 at 4:21 오후
번역서를 읽다 보면 뭔 말을 하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give your tongue to it – 당신의 혀를 그것에 줘라..식으로 변역 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