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의 지명은 평양과 매우 비슷하게 들린다. Republic of Korea(대한민국)와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차 구분 못 하는 외국인에겐 특히 혼동을 일으킨다(sow confusion). 2000년까지 PyongChang으로 쓰던 영문 표기를 PyeongChang으로 바꾼 후에도 평양과 이름을 혼동하는(get the name confused with Pyongyang) 이들이 여전히 많다.
지명 발음은 평창이 처음 올림픽 개최 신청을 할 때부터 문제가 됐다. 이후 혼동을 피하려는(avoid any mix-ups) 시도는 북한이 공동 개최 희망을 밝히고 온갖 재원을 퍼부어 마식령스키장을 완공하면서 더욱 꼬였다. 설상가상으로(to make matters worse) 최문순 강원도 도지사가 몇몇 종목의 북한 개최 환영 의사를 언급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exacerbate the mess).
지난해 평창에서 열린 유엔생물다양성 회의에 참석한(attend a U.N. conference on biodiversity) 케냐 대표 대니얼 사피트(42)씨는 그 피해를 본 전형적인 사례(a typical example)다. 그는 나이로비의 여행사를 통해 항공편 예약을 했고(book his flights), PyeongChang이라는 목적지 지명만 받은 여행사 직원은 가장 비슷한 철자의 Pyongyang으로 발권을 했다.
여객기에 탑승한 후까지도 뭔가 잘못됐다는(be amiss) 것을 알지 못했다. 첫 낌새(the first inkling)를 챈 것은 평양 순안공항으로 하강할(descend into Sunan Airport) 때였다. 고도로 도시화되고 산업화됐다는(be highly urbanized and industrialized) 한국에서 볼 것으로 기대했던 고층 건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무리 지어 다니는(move around in packs) 무장 군인들과 김일성·김정일의 초대형 초상화들을 보고서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have a sinking feeling). 입국 심사대에 이르자(go to the immigration checkpoint) “법을 어겼다(violate the laws)”며 조사실로 끌고 갔다(haul him to an inspection room). 수 시간에 걸친 조사 끝에 잘못을 인정한다는(attest to the blame) 서명을 강요받고 무비자 벌금 500달러와 출국 비행기 요금을 지불한 후에야 겨우 되돌아 나올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after much meandering) 평창 회의에 참석한 그는 최문순 도지사의 환영 연설을 들으며(listen to his welcoming speech) 쓴웃음을 지을(have a wry smile) 수밖에 없었다. 최 지사는 세계 곳곳에서 모인 참석자들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say in a booming voice). “여러분, 평창은 평양과 다른 곳입니다. 절대 혼동하지 마십시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지(紙) 인터뷰에서 악몽 같은 기억(the nightmarish memory)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티켓에 쓰인 목적지를 보험계약서의 작은 활자들처럼(like the fine print of insurance contracts) 꼼꼼히 살펴봐야 낭패를 보지(end in tears)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한과 북한에는 1만3000개 이상의 같은 지명(duplicate place names)이 있다고 한다.
☞ http://www.wsj.com/articles/heading-to-the-2018-olympic-games-choose-your-korea-carefully-142983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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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