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와 ‘비윤리적 기억상실증’
대한민국에는 부정부패와 비리(corruption, irregularities and graft)가 있을 법하지 않다. 적어도 방방곡곡(in every nook and cranny of the country) 술자리 대화들만 들어보면 그렇다. 온통 나라 장래 걱정하는 우국지사(patriot)들뿐이다. 다들 울분을 토한다(let out their pent-up anger). 여의도 어느 작자가 수백억을 빼돌려놓았으니, 엊그제까지 검사장 하던 아무개가 수십억을 챙겼느니, 도둑놈들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느니 하며 또 들이켠다(gulp down a drink). 그런데도 부정부패 비리 사건은 하루가 멀다고 터진다.

문제는 그렇게 목청 돋우는(raise their pitch) 사람 중에 본인 역시 떳떳하지(be blameless) 못한 이가 많다는 것이다. 정작 자신도 거액의 탈세를 하고(evade a huge amount of taxes), 갑질을 하고, 남의 돈 갈취하고(extort money from others), 뇌물 받고(take a bribe) 하면서 세상이 썩었다고 탄식을 한다(make moan). 감자탕, 돼지 곱창집보다 고급 한정식집 밀실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더 크다.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have no sense of guilt).


[윤희영의 News English] 부정부패와 '비윤리적 기억상실증'

선량한 소시민(a good petit bourgeois)을 자처하는 이들 중 일부도 자유롭지 못하다. 직장에서 뭔가를 몰래 가져가는(steal from the workplace), 불법적으로 음악을 다운로드받는, 혼외정사를 갖는(have extramarital affairs), 대중교통 요금을 내지 않고 타는, 잘못 거슬러준 잔돈 되돌려주지 않고 가버리는 짓을 하면서 정치권에, 경제계에는 욕설을 퍼붓는다(hurl abuses at them).

기억하기 싫은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지워버리듯 사람에게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의 상세한 내용은 잊어버리려는(forget the details of their bad behavior) 본능이 있다. 이른바 ‘비윤리적 기억상실증(unethical amnesia)’이다. 미국 노스웨스턴·하버드 대학 연구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아무리 자신이 정직하다고 생각하는(consider themselves honest) 사람도 비윤리적인 짓을 할 때가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그 기억을 지워버리고(blank them out) 자신은 여전히 정직하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바늘 도둑이든 소도둑이든 몇 차례 거듭되면 반복적으로 부정직한 행동을 하면서도(behave dishonestly repeatedly over time) 죄의식을 느끼지(feel pangs of guilt) 않게 된다. 비윤리적 행동에 대한 기억이 금세 불분명해지고 흐릿해지기(become less clear and vivid over time) 때문이다. 그래서 또다시 별다른 죄의식 없이 비윤리적 행동을 저지르게(engage in unethical behavior) 된다.

어느 시각장애인이 길을 가다 낯선 이와 포도 한 송이를 나눠 먹게 됐다. 두 알씩 먹기로 했다. “당신 네 알씩 먹고 있지?” 시각장애인이 다그쳤다. “눈도 안 보이는데 그걸 어떻게….” “내가 좀 전부터 세 알씩 먹는데 당신이 아무말 안 하는 건 네 알 이상 따먹고 있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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