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면서 “치~즈” 아닌 “프룬~스” 했던 시절
김치, 참치(tuna), 꽁치(saury pike), 치즈…. 뭐지? 김밥 재료? 김치찌개?

사진 찍을 때 “웃으세요!” 하면서 하는 말이다. ‘김치’ ‘치즈’ 하면 양 입꼬리가 올라가게 돼(lift both corners of your mouth) 웃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서양에서 “치~즈 하세요!” 한 건 언제부터일까. 원래는 치즈가 아니라 ‘프룬~스(prunes·말린 자두)’라고 했다 한다.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촬영 노출에 무려 8시간이 걸렸다(take a whopping 8 hours to expose). 그랬던 것이 1839년 프랑스의 루이 다게르가 ‘은판 사진법(daguerreotype)’을 발명하면서 15분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혁명적 전환(a revolutionary breakthrough)이었다. 하지만 15분 동안 가만히 앉아(sit still) 꼼짝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고 있는(stare motionlessly) 것도 여간한 고역이 아니었다. 일부러 웃으려면 얼마 못 가 지치게 된다(tire out). 표정이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머리 움직이지 말고(hold heads still), 말하지 말고, 웃지도 말고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으라고(gaze blankly) 했다.


[윤희영의 News English] 사진 찍으면서

웃지 말라 한 것은 치과 의술(dental practice)이 형편없던 터라 대부분 이가 엉망이어서 웃으면 흉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썩은, 빠진, 부러진 치아(decayed, chipped or broken teeth)를 보이느니 웃지 않고 입을 다물고 찍는(have photos taken with their mouths closed) 것이 나았다. 사진 촬영이 옛날엔 꽤 드물고 돈도 많이 드는 작업이었던 탓도 있다. 상당한 진지함으로 대해야 하는 일종의 사치(a luxury treated with a good deal of seriousness)였다. 가난한 사람들은 기껏해야(at most) 평생 몇 번밖에 찍을 수 없는 ‘특별한 행사’였다. 그렇다 보니 긴장해서(string up their nerves) 표정이 굳어지곤 했다.

부자들도 웃지 않았다. 상류층 격에 맞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기(be viewed by the upper class as unbecoming) 때문이다. 인물사진의 웃는 모습은 무식쟁이, 어린애, 술 취한 사람들이나 짓는(be only worn by peasants, children and drunks) 것으로 폄하됐다. 작고 꽉 다문 입(tight-lipped mouth)을 보여야 했다. 그래서 ‘치~즈’가 아닌 ‘프룬~스’ 했다. 입을 오므리기(purse their lips) 위해서였다.

웃는 표정을 짓기 시작한 건 보통 사람들(ordinary people)도 카메라 살 여유가 생기고(can afford to buy cameras) 치아 건강도 좋아지기 시작한 20세기 중반부터다. 당시 카메라 시장을 장악한 코닥이 웃는 얼굴 사진들로 마케팅을 한 것도 ‘치~즈’가 널리 퍼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play a decisive role).

김치 참치 꽁치 치즈, 다 동원해도 어정쩡한 표정 짓는 아저씨들 있다. “위스키” “골뱅이” 하면 된다. 무슨 엄청 좋은 일이라도 있는 양 사진 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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