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는…
태영호 북한 공사가 근무했던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은 런던 교외 일링이라는 한적한 곳에 있다(be tucked away in the London suburb of Ealing). 2층짜리 주택을 대사관 겸 숙소로 쓰고 있어 언뜻 보기에는(at first glance) 여느 가정집과 구별하기 어렵다(be indistinguishable from any other home). 좀 더 가까이 살펴보면(on closer inspection) 정문 옆 작은 동판(a small brass sign next to the front door)에 ‘RESIDENCE & OFFICE, EMBASSY of D.P.R KOREA’라고 쓰여 있다.
이웃 주민들은 대사관 직원과 가족이 드나드는 모습을 좀처럼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태 공사가 자유를 향한 필사적 시도를 한(make a desperate bid for freedom) 것으로 알려진 7월 중순쯤, 이삿짐 트럭(removal van)이 오가고, 몇몇 사람이 담배를 피우러 나오는(come outside to smoke cigarettes) 등 갑작스럽게 부산한 움직임(a sudden flurry of movement)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은 북한이 전 세계에 두고 있는 대사관 24곳 중 하나다. 외교관 신분이라고는 하지만 극히 적은 임금을 받는 터라(receive a minuscule salary) 경비 충당을 위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raise their own funds to cover expenses) 한다. 2005년 영국으로 망명한(claim asylum in the UK) 탈북자 김주일씨에 따르면, 중고품 매매 장터에서 싸구려만 찾아다니곤 한다(resort to bargain hunting at car boot sales). 저렴한 물건들을 사서(purchase items at discounted prices)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팔아 생활비에 보탠다(supplement living expenses). 낡은 인형들을 사서 세탁한 후 새것처럼 되팔아 부수입을 마련하기도(have a side income in buying old dolls, washing and selling them on as if brand new ones) 한다.
영국에는 탈북자 650여 명이 산다. 주로 런던 서남부 외곽 뉴몰든이라는 곳에 몰려들어 ‘리틀 코리아’라 부르게(be dubbed ‘Little Korea’ due to the influx) 됐다. 이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것도 북한 대사관의 주요 임무다. 북한 외교관들이 다니러 왔다가 탈북자들과 독재자 김정은의 심복들 간에 어색한 만남이 이뤄지기도 한다(lead to an awkward encounter between defectors and the dictator’s henchmen).
탈북자 김주일씨는 2011년 김정일 사망 직후 태 공사를 우연히 만났다(bump into him). 비꼬는 표시로 꽃을 건네면서(hand him flowers in a gesture of sarcasm) “위대한 지도자 동지의 죽음을 축하한다”고 비아냥댔는데, 다른 북한 외교관들과 달리 평정을 잃지 않는(keep his composure) 모습이었다고 한다. 5년 전 당시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