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저가 패션 브랜드(
affordable fashion brand) ‘자라'(
ZARA)의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80) 회장이 빌 게이츠(61)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가 됐다(
overtake him to become the richest person in the world). 집안 형편 때문에 13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drop out of school owing to family circumstances) 옷가게 심부름꾼으로 일하기(
run errands for a clothing shop) 시작한 지 67년, 아내와 함께 1975년 집 거실에서 ZARA를 창업한 지 41년 만이다.
한국 소비자에게 거북이 사촌 자라를 연상하게 하는 이 ‘ZARA’의 뜻은 무엇일까. 아무 뜻도 없다. 우연하게 만들어졌다(be coined by chance). 아랍에서 유래한 ‘빛’이라는 의미의 여성 이름 Zara가 있지만, 거기에서 따온(be named after it) 것도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an unavoidable choice)이었다.
미국 배우 앤서니 퀸이 주연으로 나온 1964년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에 큰 감명을 받아(be deeply touched) 처음엔 상호를 ‘Zorba’로 지었다. 그런데 계획을 그르치는 문제(a fly in the ointment)가 생겼다. 근처에 이미 ‘ZORBA’라는 이름의 술집이 있었다. 그 주인이 찾아왔다. 사람들이 헷갈려 할 텐데(be confused) 어떻게 하려느냐고 따지고 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매장 간판에 들어갈 ‘ZORBA’ 글자들의 주형(鑄型)을 만들어놓은(
make the moulds for the letters in the sign) 상태였다. 처음 가게를 열면서 자금 조달에 쪼들리던(
be in low water) 부부는 난감해졌다(
be in a sticky situation).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다른 수가 없었다. 이미 만들어진 주형 글자들을 최대한 활용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Z-O-R-B-A 중 Z·R·A를 뽑아 이리저리 재배열해보던 중 새 이름으로 정한 것이 ‘ZARA’였다.
그럼 B와 O는 왜 쓰지 않기로 했을까. 두 글자의 제작 비용이 Z·R·A의 두 배 가까이 들었다. 글자 곡선 부분 처리에 품이 많이 들어가기(require much labor) 때문이었다. 간판 제작에 예기치 못한 추가 비용(unforeseen additional expenses)이 발생하게 되자 그나마 상대적으로 싼 Z·R·A를 재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A는 여분으로 남아 있던 하나를 더 썼다.
스페인어에서 z는 ‘ㅅ’ 또는 ‘ㅆ’ 발음이 난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선 ZARA가 다른 외국 브랜드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be in a far more advantageous position). 스페인어 발음대로라면 물건을 사라(buy)는 의미의 ‘사라’, 값이 저렴하다는 싸다(cheap)의 감탄형 ‘싸라’로 들리니 말이다. 그런데도 자수성가 억만장자(self-made billionaire) 오르테가 회장의 모국인 스페인이나,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국가들에서조차 ‘자라’라고 불리는 것은 애초에 Z를 미국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따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