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도.
퓰리처상을 수상한 아담 존슨의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이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the novel based in North Korea)의 제목은 ‘고아원 원장의 아들’. 줄거리는 준도의 불운(不運)을 좇아간다(follow his misadventures).
준도는 청진의 한 고아원에서 자란다(be raised in an orphanage). 아버지가 고아원 원장이다. 말이 고아원이지, 실상은 고아 강제노동수용소다. 엄마는 본 적이 없다. 뛰어난 미모의 가수(a singer of singular beauty)여서 평양으로 차출됐다고 했다.
굶주림에 지쳐 나무껍질과 풀뿌리를 뜯어먹으며 연명한다(barely manage to stay alive eating tree-barks and herb-roots). 확성기에선 이 기근을 ‘고난의 행군’이라고 떠들어댄다(make a fuss calling the famine an ‘Arduous March’). 평양에서 전송돼온(be piped in from Pyongyang) 목소리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들으며 변소에서 동그란 톱밥 덩어리들을 배설하느라 끙끙 신음소리를 낸다(moan and groan trying to shit out wads of balled sawdust).
준도는 군에 보내진다. 비무장지대 지하 터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전투 훈련을 한다(train in zero-light combat in the tunnels under the demilitarized zone). 충성심을 인정받은 준도는 얼마 후 해변에서 일본인을 납치해오는 비밀 임무를 맡는다(undertake an undercover mission to kidnap Japanese off the beaches). 이 와중에 뜻하지 않게 한 소녀를 물에 빠져 죽게 한다(accidentally drown a girl). 엄마와 통화 중이었나보다. 떨어트린 휴대폰에선 "마유미? 마유미?" 딸 찾는 엄마의 애끓는 목소리(a heartbreaking voice asking for her daughter)가 들려온다.
납치 공로를 인정받아 언어학교에 보내진다. 집중 영어 교육을 받고 들리는 내용을 수동 타자기로 받아 치는(tap out what he hears on a manual typewriter) 훈련을 한다. 그리고 무전통신을 가로채 기록하는 임무가 부여된다(get him an assignment transcribing radio intercepts). 이어 정보요원 팀을 수행하는 더 중요한 임무로 승진을 한다.
이 과정에서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이름은 ‘순문’. 최고권력자의 노리개(a plaything of the man of supreme power)인 여배우다. 사랑을 찾으려 애태우는(eat his heart out) 준도.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 없음을(there is no use struggling and wriggling) 깨달은 준도는 김정일을 향해 분연히 일어선다(pluck up his courage).
"무너진 정체성과 누를 길 없는 사랑(an subverted identity and an irrepressible love)의 매혹적인 대하소설(a spellbinding saga)." 그런데 주인공 이름이 왜 하필 준도(Jun Do)일까.
영어에서 John Doe는 보통 남자를 지칭하는 가명이다. 작자는 John Doe의 동음이의어(a homonym) ‘준도’를 통해 처참한 북한 내 모든 이들의 이야기임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 http://www.guardian.co.uk/books/2012/feb/17/orphan-masters-son-adam-johnson-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