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가 밀크셰이크를 주문해 먹는 호텔의 웨이터를 포섭해 독약 캡슐을 넣도록 한 적도 있다. 그런데 숨겨놓은 냉동고에 약이 들러붙어(be stuck to the freezer) 그걸 떼어내려다(rip it off) 캡슐이 찢어지면서(be ripped open) 되레 웨이터 겸 암살자(waiter-cum-assassin)가 독에 노출됐다.
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하는 카스트로를 겨냥한 공작도 실패로 돌아갔다(hit the buffers). 치명적인 박테리아를 주입한 잠수용 고무 옷(a wetsuit tainted with deadly bacteria), 바닷속 소라 껍데기 속에 설치한 폭발장치(explosive device installed in a conch shell)도 거사를 맡은 이중첩자(double agent)가 막판에 꽁무니를 빼는 바람에(chicken out of the attempt) 수포로 돌아갔다(come to nothing).
여자도 소용없었다. 임신 중 갑자기 병에 걸려(fall ill) 미국에 와 있던 카스트로의 정부(情婦) 마리타 로렌스에게 접근해 “카스트로가 낙태시키려고 약을 쓴 것”이니 쿠바로 돌아가 그의 음료에 독약 캡슐을 넣어 복수하라고 했다. 로렌스는 콜드크림 속에 독약을 숨겨 들어가다 들켜 카스트로 앞에 끌려갔다. 카스트로가 “나를 죽이러 왔느냐”고 묻더니 권총을 집어들었다. 쏴죽이려나 했는데 총을 건네주고는 시가를 한 모금 빨더니(take a puff on his cigar) 눈을 감고 자신을 쏘라 했다. 여자는 총알을 모두 빼내버리고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fall into his arms).
Castro라는 이름은 ‘요새(要塞)’를 뜻하는 라틴어 ‘castrum’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 난공불락의 요새(the unassailable fortress)도 결국 천운에는 무너져내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