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칼빈슨호 이름에 얽힌 미국 해군의 역사

칼빈슨호

 

핵 추진 항공모함(nuclear-powered aircraft carrier) 칼빈슨호가 한반도 근해에 들어섰다. 그러자 북한이 수장(水葬)해버리겠다고 위협하고 나섰다(threaten to sink it to the deep). 그런데 이 발언은 미국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수장하겠다”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모욕(an even greater insult)이다. 미국의 국조(國鳥) 독수리와 미 해군 역사를 깡그리 물에 처박아 죽이겠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미국 항모 총 12척 중 9척은 역대 대통령 이름을 갖고 있다. 칼 빈슨, 체스터 니미츠, 존 스테니스 등 3척만 아니다. 니미츠는 태평양함대 사령관과 해군 참모총장(the Navy Chief of Staff)으로 2차 대전 승리를 이끈 인물이다. 스테니스는 항모 명명 당시 최장수 상원 의원이었고, 그의 딸이 항모 건조를 후원해 이름을 따왔다(name after him).

빈슨은 1914년 30세 나이로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돼 81세까지 26선 연임했던(serve 26 consecutive terms) 미 해군의 역사적 존재다. ‘두 대양 해군의 아버지(the Father of the Two-Ocean Navy)’로 불린다. 하원 해사위원회와 인연을 맺은 그는 1931년 위원장이 됐다. 이를 전후로 낡은 함정의 새 군함 교체를 인가하는(authorize the replacement of obsolete vessels by new construction) 법안들을 잇달아 발의했다. 당시 미 해군은 노후화돼 일본 해군에 약세를 면치 못하던(be both aging and losing ground to the Japanese Navy) 실정이었다. 그가 이끈 일련의 해군 증강 조치들이 없었더라면 2차 대전 때 엄청난 수모를 당했을(swallow down an enormous insult) 것이다.

빈슨은 첫 핵 항모 엔터프라이즈호 건조를 인가한 후인 1965년 은퇴했다. 1980년 그의 공헌을 기려(in recognition of his contributions) 생존 인물에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영예(an honor rarely given to a person while living)로 세 번째 핵 항모에 칼 빈슨이라는 이름이 부여됐다. 그는 96세 나이로 진수식에 참석하고(attend the ship’s launching) 이듬해 숨을 거뒀다(breathe his last breath). 오랜 병고 끝에 숨진 부인과 사이에 자녀가 없었다. 24년간 상원 의원을 지낸 샘 넌 전 의원이 손자뻘 조카로, 8년간 군사위 위원장을 맡아 그의 뒤를 이었다(follow in his footsteps).

칼빈슨호를 상징하는 문장(紋章)은 날개를 펼치고 발톱을 내뻗은 독수리(an eagle with wings spread and talons extended) 모양이다. 호출 신호도 ‘Gold Eagle’이다. 빈슨 이름 첫 자 ‘V’ 위를 나는 모습의 독수리는 부리에 플래카드를 물고 있다(carry a banner in its beak). 라틴어로 ‘Vis Per Mare’, 영어로는 ‘Strength through the Sea’라는 뜻이다. 그런 칼빈슨호에 미사일은 고사하고 소총 한 발만 쏴도 이는 곧 미국과 미 해군 역사에 대한 선전포고(a proclamation of war)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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