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북핵·대륙간탄도미사일 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을 급파해(dispatch an aircraft carrier and a nuclear-powered submarine) 겁을 주고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 1962년 옛 소련이 쿠바에 단거리 핵미사일을 설치하려 했을(attempt to install short-range nuclear missiles) 때 무력시위를 벌인 상황과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은 전례 없는 강경책(unprecedented hard-line policy)을 펼쳐 핵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는 일촉즉발 위기를 맞았다(come on a flash point). 선제공격을 가해(launch a preemptive strike) 미사일들을 모두 파괴하거나 무력화할(destroy or neutralize all of them) 움직임을 보였다. 다행히 열세임을 절감한(become keenly aware of its inferiority) 소련이 물러서면서 극적으로 해결됐다.
NYT는 북한과 쿠바 위기 모두 국가적 야심(national ambition), 개인의 자존감(personal ego), 치명적 무기(deadly weapons)가 뒤섞여버리면 오판 가능성(the opportunities for miscalculation)이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전략적 인내심(strategic patience)이 다했다”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walk a fine line) 것도 그런 형국이라는 얘기다. 현재의 교착상태(current standoff)는 휘발성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grow only more volatile) 진단한다.
김정은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서방의 경제 지원을 받고 대신(in return for economic supports) 초창기 핵개발을 포기했다가(give up his nascent nuclear program) 민심이 그에게 등을 돌리자(turn against him) 권좌에서 쫓겨나고, 나중엔 구덩이에서 끌려나와 사살 당하는(be pulled out of a ditch and shot) 장면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카다피가 핵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그리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여기는 김정은은 똑같은 과오를 범하지(make the same mistake) 않겠다는 심산이다.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실존적인 우선 사항(overriding and existential priority)은 체제 생존(regime survival)이다. 전쟁을 일으켰다가는 궤멸 당한다는(be annihilated) 걸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비이성적이고 불안정하며 예측 불가능해 위험한(be irrational, unstable, unpredictable and therefore dangerous) 철부지 지도자(a kid leader)라는 점이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되면 사용할 수도 있다(be liable to use them). 그래서 고삐를 당기려는(pull on the reins) 미국의 움직임이 그동안 ‘슬로 모션’에서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설명 :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쿠바로 가는 소련화물선을 정찰하는 미군 정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