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0년 6월 8일

시대를 앞선 여인의 몸부림

이책은작가가의상상력으로만든전적인허구의이야기다.

우리가알고있는허난설헌에대해,그리고그녀의동생인허균의이름과시대적상황만차용했을뿐작가의상상을더해서구성된이글의내용은당시의시대적상황에맞물려자신의큰재주가있음에도꽃을피우지못하고쓸쓸히간허초희의이야기다.

일찍아버지인허엽은송도삼절의하나인화담서경덕과의교류와풍류를즐길줄아는선비다.그런아버지곁에서자란허초희는여자아아라하나아버지가여식의비상한재주가있음을간파하고적.서자의구별없이글에뛰어난재주가있는서자출신의이달을스승으로모시게하고글과시를배우게한다.서자이기에원대한사내장부의꿈을펼칠기회조차갖지못하고술과방황으로세월을보내는스승을보면서당시의서자의서러움도알게된그녀는자신도동생균과같이남장을하고서자의모임인시화에참가를하게된다.적자출신이되서자들과의교류를해온허균의의식은나중에한글소설을쓰게된동기를부여하게된경위를시대적상황과제도에맞물려보여준다.그곳에서고려왕조의몰락후손인왕견을사모하게되고사랑을하게되지만당시의결혼풍습이고려시대에서행해온제도가일순간명의제도를받아들임에따라서여자가시댁에들어가는혼란을겪게된다.이에초희는그녀를사모하게된김성립에게시집을가게되고규방여인들이즐기는책비의이야기엔관심이없고자신만의독자적인시의세계를추구하게된다.두아이를잃은어미의마음과시어머니와남편과의갈등으로말미암은마음의상처로쓸쓸히생을마치게되는그녀의일생을그렸다.

적극적인성격의초희를설정한것과그녀의재능을미리알고서키운아버지의미래안적인제시방향이시대적인방향과맞물렸다면신사임당과는또다른이미지의한국여인상이구축됬을거란생각이든다.다소파격적인남장을하고남성들과어울려시를논하는장면은작가의상상력의극대화를보여주고있지만이렇게라도하지않으면자신의주체할수없느끼를발산할기회가없었을지도모른단생각이들었다.신사임당이전형적인조선의어머니상이라면난설헌은그의이미지와는상반된현대의페미니즘적인여인상을보는듯하다.

동생균과의대립적인시구를논하는장면이나그에상응된의식의발로로시댁에서행하는행실자체는그당시로서는받아들이기힘든분위기였고,더욱이번번이과거시험에떨어지는수모를당하는남편은부인에대해서더욱위축감이들었는지도모른다.다소곳하고,따뜻한,그래서자신의맘을감싸줄줄아는여인상을원했던남편의입장에선칼같이날이선그녀의존재자체도자신의무력감을더욱돋보이게했을것이고,그러다보니가정불화의한원인으로그자리를차지하고있었는지도모른다는가정이이글에선보여주고있다.

또한여기엔마동이란하인과섭섭이가차지하는노비의생활로인한신분의한계도보여준다.마동을사랑하는섭섭의단순한가족을이루며자식을낳아살아가고자하지만마동은일찌감치주인곁에서보고들은것으로말미암아자신대까지만노비로남고후손에게는이런비참한생활을불려주고싶지않은비장한결심을하고살게한다.섭섭이가아이와함께죽고나중에다시허균과난설헌의죽음으로그집을나오게되지만여기서도난설헌이처한규방여인네의한계에다다른구속감과더불어마동의가느끼고겪는노비로서의구속력도어쩌면인간으로서제때감정의발산자체를막는제도적모순을드러낸것이라볼수있다.

군데군데글내용속에난설헌이남긴시의구절이섞여있어서그녀의재주가사실상이른나이에죽어갔다는사실이참으로안타까움을자아낸다.

시대에따른당파싸움에휩쓸린대신들의이론싸움과제대로적자가조선왕조의계승을하지못한한계점을드러낸점,이에대항하려했던서자들의몸부림이한데어우려진소설로,한여인의기구한운명을정면으로드러낸소설이란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