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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뜻을 이룬, 하지만 사랑엔 슬픔이…

진채선이란여인은무녀인엄마금산댁과염전에서일하는전문소리꾼이아닌그저동네에서흔하디흔한흥을돋아줄수있는판소리몇소절할수있는사람의여식으로태어났다.

어릴적부터아버지의소리를듣고자란그녀는아버지가어느날집을나가고홀로소리를깨치다가당시이방의신분으로천석꾼인신재효란인물이자신처럼소리에뜻을품은사람을거둔단소리를듣고동리정사로향한다.

동리정사란신재효가살고있는집으로양반이건상놈이건간에그가가꾸어놓은포도덩굴을거치지않고는안으로드나들수없을모습으로갖춘집이었다.

일찍이이른나이에20살차이나는첫부인과의사별을하고있던차에채선이들어온순간사랑에빠진그는같이시험을보러온광현은받아들이나채선은여자소리꾼은없다는말로거두길거절한다.(사실은이미그녀의모습에죽은부인의모습을보았고나이차가무려35살로자신의감정을인정하기싫은부분과거절할수없는어떤힘에이끌리기를거부한것이다.)

하지만득음을위한자신의고집을꺽지않았던그녀는주위의사람들의충고대로그녀를받아들인신재효의집에서광현과같이수업을받게된다.

폭포수앞에서두사람을같이생활하게한신재효는채선의각고의노력은인정하지만광현은득음의경지에이르지못했음을꾸짖고채선만데리고온다.(실은광현의득음을인정했지만채선에대한자신의사랑의욕심에한순간그런실수를저지른다.)

이후에채선의기량은일취월장하고그동네의권세가들사이엣도이름을날리던차그녀의재주를썩이기아까운신재효는광현을불러서그의소리를접게하고채선의고수가되어서한양을다녀올것을명한다.채선에대한지고지순한사랑을한순간도표현못하고오로지오빠로서만존재했던광현은그런채선의곁에있는다면좋다는생각에자신의소리를접고고수로서채선과함께하게된다.

경복궁낙성식축하연에서남장을하고나타난채선은그자리에온대원군의눈에들게되고70이넘은나이에도그녀를본순간사랑에빠진대원군은평소저자거리에서왈패로지내는형.동생사이로지내는이춘구를시켜그녀를납치하기에이른다.

첩으로운현궁에서한발짝도나가지못하게하고신재효를불러서,그것도잠깐보게할뿐오로지자신만보기만원하는대원군앞에서채선의스승에대한사랑은깊어만간다.

결국몰래스승을찾아나선그녀의행방은남아있는광현으로하여금뒤를쫓게하는수법으로그녀가스승이아파누워있는스승집에있다는것을알고체포해서끌고오게된다.가던도중대원군정책에반대하는건궁청소속의무사들에게일격을당하게되고이춘구는상처입은몸으로도망,신재효는그들에게대원군에게갈것을명령하고그둘은건궁청소속의무사로부터대원군을암살하라는명으로비상약을받아들게된다.

한편대원군은돌아온채선에대한원망과이기회에혼을내준다는구실하에감옥에가두고이춘구의등장으로비상약출처때문에고문을받고있던채선을본광현은모든죄를자신이뒤집어쓴채두눈과두손을잘리게되어내버려진다.(이후자신의목숨을살려준이춘구의도움으로목숨을부지하게된다.)

죽은줄로알고있는채선에게대원군은자신이청으로끌려가게될때같이갈것을청에게부탁했으나,거절당하고이를틈타서채선을스승이있는곳으로향한다.

신재효의채선에대한사랑은점점기력이다해감을느끼는가운데절실해지고마지막으로모습을나타낸채선을본그는광현이소리를접은까닭을말해주며숨을놓는다.

이후그의삼년상을치른채선의행방을아는이는없으며,가끔스승의무덤에얼굴을가린남정네의구슬픈판소리가매년같은때에들릴뿐,청에서4년만에풀려난대원군의채선에대한사랑은끝내그녀의행방을알지못한채그또한숨을놓는다.

지금이야무형문화재로서가치를인정받는판소리는조선시대에는하찮은신분의사람들이,그것도천한계급에속하는광대가하는짓으로분류가되어왔다.

주로남성들을위주로하여그계보를이어간점에비추어볼때진채선이란여판소리의출현은그당시만해도상상도하기어려운도전이었을것이다.

문헌에만대원군의총애를받았다고전해질뿐자세한행적은기록이되어있지않는이여인의일생을역사소설이란테두리안에서글을써내놓은작가의상상력이더한층그녀의존재를빛나게한다.

누구도안된다고생각한여판소리의세계를자신이개척하면될것아니냐는당돌한주장과의지는그시대만아니었다면크게명성을떨치고신분과권력의힘에의해무너지는일은당하지않았을거란생각이들었다.

광대는첫째가인물이요,둘째는사설이요,셋째는득음이요,넷째는너름새라한다.이판소리이론을채선은‘광대가’라는단가로익혀내는과정을책에선보여주고있다.이미빼어난미모로인해서결국은대원군의눈에드는행운아닌새장에갇힌신세로전락을하고맘껏소리를지르고자했던자신의꿈이접힌원인을제공했지만판소리에대한자신의목표를향해정진하는모습은오늘날에도많은판소리명창들의계보를잇게한모습이아닌가하는생각이든다.

서로어긋난사랑에대한행보에발맞춰각인물들의사랑의대상에대한여러가지모습을보여준다.채선에대한지고지순한사랑과그사랑조차도표현하기어려워앓아야했던광현은자신의소리를접는과감한행동까지해가며그녀의주위를맴돌고끝내는그녀를위해서죽음을불사하는행동을보인다.또그사랑을알면서도애써외면하고오직제자로서만봐오길애썼던스승에대한채선의사랑,스승에대한끊임없는사랑때문에권력가인대원군앞에서차마밝힐수없어벙어리냉가슴않아야했던채선의사랑,그런채선을오로지권력의힘으로자신의폭에감싸안고자신만봐주길바랐던노회하고질투에사로잡힌대원군의모습에선여러가지사랑의형태를보여준다.

사랑엔나이도국경도없단말이있지만여기선스승신재효가여인으로서의사랑을거두어자신의부인을삼고자하는맘보다한발더나아가제자로서그제자의탁월한능력을더욱알리기위해한양으로갈것을결정한여인으로서가아닌한인간이지닌재능을만개할수있도록결정한신재효란인물의감정과고뇌의폭을잘드러내주고있다.

나이가어렸을때는판소리의느낌을제대로느끼지못했다.허나지금은빵보단밥이더좋고(일단빵으로요기를했더라도밥한술정도는먹어야든든함을느끼게된요즘)신나는댄스음악과발라드도좋지만우리의흔한말인트로트가가슴에화~악와닿는다는것,그리고얼쑤!그렇지!지화자!하는고수의추임새와껄죽한탁한막걸리처럼내뿜는판소리의목청의묘미가좀더친근감있게다가오는것은어쩔수없는우리네것이좋은것이여!를느끼게한다.그래서핏줄속에흐르는민족감성은속일수가없는것인가보다.

그저그런흥겨운판소리의세계를단순히서편제,동편제로만알고있던내게이책에서다룬판소리의흐름은우리네조상들의체계적인발성법과그방법을터득함에있어서의부단한보전노력이있었음을알게해준다.

그러기에안타까운광현의행보는자신의재능을버려야만했던피끊는청년의한이세월이지난후에더이상은고수로서나설수없는자신의처지를스승의무덤앞에서한곡조불러낸다는장면에선애처롭고그래서사랑의눈물이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