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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자유로이 훨훨~

어느아나키스트의고백 저자 안토니오알타리바(AntonioAltarriba) 출판사 길찾기(만화)(2013년07월1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인간은역사의한굴레속에서삶을살다간다.

그것이내가원하는세상에서살다가면더할나위없겠지만역사란것이인간끼리의서로의이익과상호다툼속에결코순탄하게돌아가지는않는다는것을우리는지나온사실을토대로배운다.

2001년5월4일-

나의아버지안토니오가살던양로원에서아버지가자살로마감했단통보를받는다.

양로원사용료일수초과로34유로를더내란소리와함께-

그때부터저자인나는아버지안토니오의삶속으로들어가내자신과하나가된아버지의모습으로지나온삶을반추한다.

안토니오(아버지)는땅뙈기하나라도더내땅으로만들기위해형제들과함께담을쌓고둘레를쳐서내땅임을표시하는동네사람들과폭력을휘두르는아버지밑에서학교도제대로다니지못한채농사에매달리지만이런삶을원한것은아니었다.

부모몰래돈을가지고도시로나오게되고운전면허증까지따지만도시는도시나름대로의각기다른인정머리없는사람들에의해실망,연이어서군대영장으로인한입대를거치고스페인이란나라의온갖소용돌이에휘말리는역사적인용광로속에한삶을살아낸다.

살아낸다는말자체가수동적이긴하지만안토니오가어떤대야망의이상을가지고’아나키스트’를지향했던것은아니었다.

스페인의왕정폐지와제1공화국수립,다시제2공화국수립에이은프랑코정권이지향하는방향에자신의의지와는반대되는삶에염증을느꼈을뿐이었다.

그런자신의뜻과부합된동료들과의프랑스레지스탕스생활을거쳐서삶의현실에안주할직업을갖지못하게되자끝내는세상에타협이란명목하에다시프랑코정권이있는고국,스페인에돌아오지만그곳에서의삶이고단한것은예전의과정과마찬가지였다.

한때자신과같은동료애와형제이상으로다져진사람들중에도이런자신들이갖고있던아나키스트에대한신념을저버리고프랑코정권에돌아선그들을보는느낌,그리고자신의신념자체를드러내지않길원하며지금의삶이라도만족해야함을말하는사람들을보면서안토니오는더욱삶에대한절망감,그리고자신의결혼생활의불행과더불어양심에가책이되는직업에서오는그릇된행동에괴로워하던끝에모든것을놓아버리기로결심한다.

아내와의헤어짐,그리고스스로양로원에들어가면서그곳에서뜻이맞는친구들마저하나둘씩세상을버리면서안토니오는더이상삶에대한애착과그동안자신의인생을돌아보면서자유로워지고싶어행동에나선다.

스페인의복잡한현대사를거쳐간안토니오,즉저자의아버지삶을돌아보면서우리의역사와많이겹치는것처럼보이는것은아마도우리의역사한가운데도이런아나키스트들이있었기때문일것이다.

한개인의삶에지대한영향을미치는역사란내력이이렇게열심히살아가려한한소박한인간의삶에지대한뿌리를내리고,그여파가끝내는자살을함으로써자유로워짐을느껴가는안토니오란인물을통해서저자는아버지는아버지대로그시대를살아가면서이념과경제의고통속에살다간것처럼자신또한비록민주주의란체제로온시대를살아가지만이민주주의란체제가갖고있는하나의모순에자신도당하면서같은느낌을받았다고에필로그에적어놓는다.

15년간우울증을앓았던아버지의죽여주길원하는소원을들어주지못했던아들의입장에서다시한번아버지의삶속으로들어가내가아버지가되어그린이무명의아나키스트의삶을통해서비록자유로운삶을살기위해자살을한안토니오를바라보는입장이그자신에겐하나의희망이아니었을까?하는생각을해보게한다.

때로는긴글이아닌그림으로보여지는짧은장면이오히려깊은울림을주는경우가있다.

그래픽노블형태로만들어져2010년도스페인에서상을받은이책은온갖다양한채색이두드러진다른컬러플만화보다더깊은감동을전해준다.

세세한당시의시대상변화의모습,나무로자동차를만드는과정,양로원의동료가뚝딱하면서아기자기하게방안을꾸며놓는모습등은친밀감은물론이요,아픔의강도,인생의쓸쓸함,이념이인간에게어떻게삶의영향을미치는가에대한다양한생각을하게해주는수작이다.

그어느누가안토니오의삶에돌을던질수있을까?

저자는"하나의존재와다른하나는으스러지게껴안는형태인’융해’의생각으로이책을만화와글이섞인형태로내게됬다고썼다.

분명아들이바라보는아버지의삶과내가아버지주체가되어바라보는삶은다를것이다.

그럼에도시종자신의감정을배제한채오로지아버지의시선으로그려나간한인간의삶투영의모습은역사를관통하고살아가고있는우리들모두에게깊은심금을울려줄책이란생각이들었다.

읽어보면후회하지않을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