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말하는생.노.병.사(인생고해)의모든과정을거친후에인간은죽는다.
마치무슨거창하게철학적인이야기를하는것같지만이것은틀림없는사실이고,다만누가먼저죽고어떻게죽느냐에따라죽음에대해받아들이는차이가있을뿐,확인사살같지만실제로이런절차로자연의일부로돌아간단사실은반박할수없는증거이기도하다.
그런데사람의일생은그런가운데희.노.애.락의감정도느끼면서살아갈근거도마련해주니그가운데가장기억에남는것중에하나가바로첫.사.랑.이아닐까?
뭐~
남자의경우엔첫사랑을영원히못잊다고도하고여자는자신에게최후의남자로남는사람을사랑의대상으로생각하기도한다는말들도있지만대부분남녀노소를막론하고그감정의깊이를접고서라도누구나처음이란단어가주는그의미심장함을잊을수가없을것이다.
학창시절선생님께서는뭐든지경험해보라고하셨다.
모든것은나이때에맞는것들이있기에그것이내성장의발판이되기도하고좋은선생님의길라잡이도될수있다는사실,(그렇다고일반상식적인위험의경지를말하는것은결코아님을아시겠죠?)특히연예인들을보면연기를하면서자신이겪어본연애의경험이많은도움이됬다는기사가생각나는것을보면사람이살아가는데에있어서사랑하는사람과함께했다는그좋은기억들은한편의아련한추억거리로기억되기도한다.
이팔청춘,우스개소리로국어선생님이너희들은이팔청춘,즉꽃다운16살이니,고전에도나오는춘향과이몽룡을생각해서라도옛적이면어른이었다고하신말씀이기억에남는다.
그당시는웃으면서들었지만나이를먹고사랑을하는것과처음순수했던나이때의사랑을굳이비교해본다면웬지세월의흐름을느낄수있는성숙된사랑과그누구도인정하지않을수없는예쁜사랑쯤으로구별해도좋지않을까?
16살의생일을앞두고있던소녀브리는캘리포니아북부의작고나른한바닷가마을에서의사인아버지와엄마,그리고터울이큰잭이란남동생과살고있다.
어릴적꼬마시절부터알아오던제이컵과댄스파티에서뾰뽕하고눈에불이튀더니,아니사실은그전부터사랑에빠졌지만,이를계기로첫사랑에푹빠지게된다.
하지만얼마후제이컵으로부터들은가장잔인한말,"나는너를사랑하지않아."
이말을듣는순간그자리에서심장이멈춰지고곧이어죽는다.
사실이런이야기는대부분어떻게네가그럴수있느냐부터시작해서온갖욕설과원망이난무하고발버둥치다제정신을찾는경우와그렇지않는경우위처럼상심으로식음을전폐하다죽게되는것이전개과정으로비숫해지지만이책은죽은후의이야기를다룬다는점에서다르다.
죽은원인은상심증후군(Brokenheartsyndrome)-
사랑하는사람을잃은뒤심장능력이현저히저하되어가슴이멎거나찢어지는듯한느낌을받는질환.브리처럼죽는병이다.
즉심장이두개로나눠지면서죽는병-
마음이얼마나아프면심장이부서질정도로죽게되는병일까?
작가는브리가16살에맞게생각하고행동하는것에촛점을맞춰유쾌하고가벼운문체로독자들을이끈다.
죽어서자신을기억해주는사람들,무덤에묻히면서천국에가기전에당도한자신이살아온곳과비슷한중간지역에해당하는곳에서만난패트릭이란남자애와같이자신을그렇게모질게대한말한마디로이승을떠나게한제이컵에대한복수를하기위해지상으로떨어지게되고(추락해야만지상에올수있다는설정이재밌다.)곧이어자신의베프였던친구와제이컵이연인으로발전된상황,아버지의불륜을목격하는것까지,온통기존에자신이생각했던그모습들이아닌변해버린상황에대해우정에대한배신,사랑에대한복수를다짐하며행동에돌입한다.
세상에서감출수없는것세가지-
기침,사랑하는사람들의모습,가난이다.
이중에서사랑을하는사람들의감정을표현한,책속의말들이정말이지예쁘게다가온다.
*****그아이몸에서무지좋은냄새가나서두근거리고,밤에잘자라고문자보낼때마다달콤해서사르르녹는것같고,눈색깔도시리도록새파랗고.같이기하학수업들으러가면서손을잡아주고,내엉뚱하고도사소한비밀을들춰내고,난너무웃겨서마시던마운틴듀를그애앞에뿜기까지했는데,평생가장부끄러운짓이었는데도전혀신경이안쓰이고말야.그리고걔가키스할땐……응,머리가새하얘지고온세상이사라지고걔입술말고는아무것도느껴지지않아.그리고걔가날보며예쁘다고말해줄때면나는정말이지예쁜여자애가되지.
하지만말야,이모든일은끔찍한악몽인데다어마어마한폭탄과도같아서,내코앞에서모조리폭발해버릴텐데도나는뭐가뭔지하나도종잡을수없게되어버려.사랑은게임이아냐.사랑때문에귀를잘라버리는사람도있잖아.그놈의사랑때문에에펠탑에서뛰어내리기도하고,재산을전부팔아치우고알래스카로떠나기도하고,거기서살다가회색곰한테물려서비명을지르는데아무도듣는사람이없어서그대로잡아먹혀죽고마는.그래,그거야.사랑에빠진다는건회색곰에게산채로먹히는일이나마찬가지야.-p14
유행가는모두내경우인것처럼어찌그렇게도잘아는지,맞아맞아,길을걷다가도실실,같은장면의영화를봐도마음이두근반,세근반,벌렁벌렁,얼굴은왜이리화끈거리며곁에만있어도그아이의심장소리는왜이리크게들리는지…
모두가한두번씩은경험해봤을그런아찔했던순간들의포착을작가는읽는독자들조차도그런연애를하고있다는착각을하게할만큼사실적이고푸름을생각케하는느낌의글들로가득차게그려놓았다.
그렇다면브리의선택은과연만족했을까?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단계는불치의병에걸린사람들이인정하는단계절차로작가는브리의감정선을이다섯가지에주안을두고이야기를그려나간다.
자신이순순히이승을떠나천국으로들어갈것을수용하는단계에이르기까지패트릭이란존재를알게되고자신이했던행동에대한반성과함께되돌리려하는모습들이이렇게블링블링한사랑을할수도있구나하는생각을하면서읽게된책이다.
정말로자신의감정에솔직한브리란캐릭터에푹빠졌다.
결코미워할수만은없었던제이컵과베프들의행동,처음지상에내려왔을때잭의모습을보는장면이왜이리눈물이흐르던지,책에서처럼만일브리의경우처럼딱하루만예전의삶의모습으로돌아간다면무엇부터먼저할것인가에대한물음에복잡해진심경을가지게됬다.
우선생각해보니미처완결짓지못한해결해야할일들,지인들도만나고싶고,영화도봐야하고,음악도들어야하고,미루다아직읽지못한책들도읽어야하고…
머리가무지복잡해진다.
사실이책은첫사랑의배반에대한인생의첫시련이랄수있는감성적인16살의브리가겪는사랑을통해성숙해져가는성장통인동시에주위에고립되다시피살아가는소외된사람들의외로움에대한기울임,그리고주위에내가알고있는사람들에대한소중함을절실히깨달아가게해주는책이아닌가싶다.
막상브리처럼하루만의시간이주어진다고생각하니너무나도인생은짧다는생각이든다.
흔히말하는하루를마지막처럼살아가야함을알고는있지만무의미하게흘려버린시간들이얼마나많았는지깨닫게해주는,짦은시간만이라도더보고싶은사람이있다면보고,자신의감정을솔직하게표현하는그런생활을해야조금이라도후회되지않은삶을살았다고생각하지않을까라고말이다.
패트릭과제이컵의상반된캐릭터를통해보다나은자신의사랑을찾은브리의사랑스럽고아름다운,영원히잊지못할추억의한편으로저장될소중한책,(특히책을어떻게들었느냐에따른책표지의컬러풀한글자체는블링블링그자체다.)을통해이가을에멋진연애를준비하거나하고있는사람들에게모두통할것같단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