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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두 여인

우리들의두여인 저자 홍상화 출판사 한국문학사(2014년10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손으로얼굴을가린다.

아니,실은두눈만가리고있는것일까?

왜?

무엇때문에이렇게자신의얼굴의반쪽에해당되는부분을가리고있을까?

인생의한고비한고비를넘어가면서느끼는삶의애로가겹쳐서그런것일까?

‘한국문학사작은책시리즈’에속하는두편의단편이수록되있는홍성화님의작품집이다.

단편인만큼책의두께도얇아서앉은자리에서바로읽어버렸지만그전율은모처럼잊을수가없을것같다.

제목에서나타나는바와같이두여인의이야기를다루고있다.

연령층은모두노년에해당되고노년에가까워지고있다는나이에해당하는여인들이다.

첫번째이야기-능바우여인

평생을은행에서일하다지점장을거쳐퇴직한성환씨내외이야기다.

퇴직금은아들의사업을위해몽땅쏟아부었지만사업실패로인해아들네와같이살고있는형편에며느리는보험회사영업사원으로,아들은친구네일을도와주는가운데아들로부터건물의야경비직을해보라는권유를받게된다.

그런데성환씨가누군가?

일명경북상주에서20리쯤떨어진곳에집성촌으로살고있는창녕성씨집안사람이다.

대대로내려오는그곳남자들이지닌기질과전통에익숙한몸가짐은이런일도해보라는강권아닌강권을하는아들에대한섭섭함과함께능바우여인으로대표되는아내심씨의반대를생각하면이도저도못하는갈림길에선처지다.

능바우여인-

지난모진세월속에서도남편의바람기잦은일도그저알고도모른체하는방식에익숙한삶을살아온사람들이다.

아들의바람에도기를죽게하지않고남편은남편대로말년에용서를하며거두어들이는자세,그럼에도정작자신들의죽음앞에선끝까지자존심을지키며죽고자했던그녀들인데하물며부인이야말할것도없는사실앞에서성환씨는집안내혼인집에서항렬에속하는집안남자들의서로의얼굴들을보며지나온세월을뒤로한채새로운출발에나서게된다.

두번째이야기-동백꽃여인

영문과교수직을퇴임하고12연하의아내와다시재혼한정문호는폐암말기환자로삶의생을마지막에둔사람이다.

연로한병든노모수발과죽음까지모두헌신적으로한아내에대한고마움과다시사랑의감정을느끼게해준그녀와좀더오랜시간을보내지못하는것을안타까워하는어느평범한남자이기에자신의사후에홀로남겨질그녀에대한생에대한책임감을다하려애를쓴다.

아파트를줄여일부는3남매에게나줘주고아파트명의와연금,책인세들은모두그녀앞으로해주고떠난다.

하지만정작그의죽음후에몰고온후폭풍은가차없다.

사위와딸,아들두명이아파트에대한가압류와그녀에대한아버지가생전에남겨둔유언장의내용을보고행패를부리는모습들에그녀홍숙진여사는끝내실망감을감추지못한다.

총2편의이야기를통해서지금의우리어머니,아니그윗세대분들의질곡진삶에대해대처하는방식과자세를엿볼수가있는책이다.

전편의기운이밝은긍정적인방향을보였다면후편격인뒤의이야기는암울하다.

그것이지어낸것이아닌실제지금우리가처한부모들의이야기이고보면읽는동안부모는내내자식뒷바지하기에바쁘고그런자녀들은자신들도살아가기바쁜현실에오히려또다시부모를삶의현장에내모는형상과죽은고인에대한비난과함께재산에대한욕심을보인다.

자존심강하기로유명한부인심씨를바라보는성환씨의입장은그런면에서양쪽갈림길에결단을내려야만하는처지이고또다른동창생의모습과대조되는모습을보이는,명예와부와는거리가먼평범한우리네아버지의모습이기도하다.

부인심씨가도우미로나서게된것을듣게된성환씨의입장은평생고생만시키다말년까지이런일을하게만든자신의처지가비참하기도하지만오히려부인의긍정적인말에서로의위안을삼는다.

해외여행도가고,영화도보고….

극히사치스러울것없는소박한꿈을갖고시작하게될능바우여인만이지닐수있는고단함삶속에남편을위로하고자신에게도긍정의마인드를선보인그녀의모습에서강한아내요,어머니상을발견한작품이다.

그런반면동백꽃여인이야기는읽는내내부부간의애틋함과안타까움,자신의가치를자신조차모르고지내왔던아픈상처의세월을보듬어주고진정한자신감으로채워준남편에대한사랑과자신이먼저감으로써홀로남겨질아내에대한미안함,그리고좀더사랑으로채워질수도있었을뒤늦은만남에대한아쉬움을갖고있는남자의생각들이가슴에와닿는작품이었다.

여기엔누구라도죽음을앞두고정문호처럼완벽하게처신을하고떠날준비는되어있나를생각해보기도하고남겨진자들,자녀들의물욕에찬행동들은남편만을사랑해서재혼을감행한여인에게가혹한시련이아니었나싶다.

그러나그녀또한이것에굴하지않고스스로자신의길을선택하는결단성을보인단점에서비록시작은슬픔과서운함,고인에대한사랑이식기도전이지만호스피스란직업을택하는결정적인행동을보인단점에서다시한번또다른여인의삶을개척해나가는모습을들여다보게한다.

한국여인들만이느끼고보여지는두가지이야기를통해작가는단편이란문학장르를통해장편보다외히려더깊은성찰과반성,그리고그안에서다뤄지는인간들의삶의모습을투영해보임으로써보다나은나의모습은무엇인지에대해서도생각을던져주게한작품이아닐까싶다.

손으로얼굴의반에해당하는부분을가린만큼의두여인들의앞날에도꽃피는웃음의계절이얼굴전체에올수있기를빌게한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