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우 – 비밀을 삼킨 여인
피오나 바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부부란 것이 살다 보면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고 얼굴도 닮아간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오랜 시간을 같이 살아오면서 상대방의 속 마음을 어느 정도는 알아가는 시간이 깊어짐에 따른 결과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별개의 독립된 개체로서 다른 성장기를 거친 사람들의 만남은 과연 상대방의 마음을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나? 하는 궁금증과 정말로 내 배우자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 책을 접했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은행원 글렌 테일러를 만난 진은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됐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
남편이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옳은 말이고 실상 남편이 하는 말들은 상황에 따라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받아들여지게 하는 힘의 무게가 살아있다.
하지만 은행에서 야동을 보는 바람에 실직을 하게 되고 배달업을 하게 된 남편, 그런 그들 부부 사이에 남편이 어린 여자아이 유괴범이란 타이틀이 붙게 되면서 이야기의 전개가 시작된다.
글렌’의 아내인 ‘진 테일러’. 수사반장인 ‘밥 스파크스’, 기자인 ‘케이트’로 나눠지는 책의 내용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그려지고 사건은 4년 전 남편이 배달 갔던 지역의 ‘벨라’라고 불리는 어린아이의 유괴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추적이 시작되면서 밝혀 올라간 곳엔 글렌이 있었고 글렌의 컴에는 야동과 포르노가 관련된 영사이 들어 있었지만 글렌은 바이러스 탓으로 옮겨왔음을 거듭 주장하면서 무죄를 주장하는데,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법원의 절차를 걸치고 끝내 무죄임을 밝혀진 글렌은 정말 어이없게도 버스에 치여 죽게 된다.
그렇다면 이미 죽은 자에 대한 법의 심판은 고사하고 행방이 묘연한 벨라는 어디에 있을까? 혹시 다른 곳을 팔아넘기진 않았을까? 입양이 됐을까?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죽여버렸을까?
이야기의 진행은 글렌의 유죄를 밝혀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경찰의 모습과 남편을 끝까지 믿고 모든 말을 함구한 진에게 남편이 죽고 난 후에 진실을 밝혀 줄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교차되면서 그려진다.
남편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는 있지만 정황상 드러나는 현장의 느낌과 불임이란 것에 대한 충격과 아이를 그리워하는 진의 행동, 그런 여파에 아동을 이상한 방식으로 좋아하는 남편의 진심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에 옮기는 한 여인의 관찰로 그려진 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은 심리의 다변화하는 감정의 변화폭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책이다.
세상을 남편의 말대로 따르며 살아가고 있던 그녀 곁엔 이제 남편은 죽고 ‘위도우’ 일명 과부가 돼버린 ‘진’이란 여인의 입에선 과연 글렌의 행동에 어떤 진실이 들어 있으며 벨라는 어디에 있을까? 에 대한 궁금증을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조바심을 내면서 읽게 된다.
생각했던 것처럼 어떤 커다란 사건이 앞에 드러나는 형식이 아닌 한 여인의 입에서 어떤 진실이 나오게 될까에 대한 이야기 진행을 그린 책이라 기존의 어떤 형식을 익히 보아왔던 낯익음도 있고 끝까지 범인이 과연 글렌 일 까에 대한 여러 주변 인물들에 대해 복선을 깔아 놓은 책이라 이런 점에서 스릴의 맛을 주고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긴 호흡에 이르는 영향에 준 이야기의 과정이 약간의 지루함을 준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가정에 몰아친 사건의 여파로 인해 주변부의 따가운 시선과 연일 장사진을 치고 방송 취재에만 열을 올리는 방송가의 모습들, 유괴된 아이의 엄마의 비통함을 넘어서 이제는 어떤 커다란 연례행사처럼 번져버린 다양한 행태의 모습들을 그린 내용들은 범인이라고 밝혀지기 전까지 무고한 사람임을 전제로 할 때 고통을 겪게 되는 또 다른 가정의 모습을 자세히 그려낸 책이란 생각이 든다.
그녀의 기나긴 여정의 끝마침, 과연 그녀는 남편의 실상을 제대로 믿었던 것일까, 믿고 싶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