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
유카와 유타카.고야마 데쓰로 지음, 윤현희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7년 3월
언제나 꾸준히 노벨 문학상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국내에서의 고정 팬들은 물론이고 이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기에 이 저자가 쓴 책에 대해 담론을 다룬 책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그의 전 작품들의 대부분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소설만이 아닌 에세이를 비롯해 다른 사람과의 대담집을 발표하는 등의 행보는 그의 사교적인 행동을 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보면 문학계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없다는 사실 또한 의외로 다가오기도 한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접한 것이 상실의 시대로 나왔던 노르웨이의 숲이었으니 그의 필력에 대한 활동 또한 타 작가들과 같은 활발함을 보인다.
유카와 유타카(<무라카미 하루키 북> 편집자, 평론가)와 고야마 데쓰로(무라카미 하루키 전문 기자, 저널리스트). 이 두 사람의 대담과 함께 별도로 각자가 생각한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칼럼을 보는 재미, 그중에서도 음악, 영화, 달리기, 역사의식, 4라는 숫자, 색깔, 눈물들이 등장하는 요소요소에 대한 관심과 이를 문학적인 면에서 관찰한 전문가들 답게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읽었을 때와 읽은 후에 저자가 무엇을 드러내 놓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생각들, 리뷰를 통해서 간략하게 적어보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범주에서 훨씬 더 깊은 대화들을 통해 독자로서의 책 읽기와 쓰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점검해주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책은 1979년 초기작부터 2014년 최근작까지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으며 그가 초년에 출간한 책들의 내용들을 이어나가는 후작의 다른 작품들의 연관성과 그 토대를 중심으로 저자가 갖고 있는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통해 독자들이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대할 때 무엇을 우선시하며 읽으면 좋을지에 대한 참고로도 유용하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총 4부로 나뉘는 대화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시작으로 그가 출간한 작품 외에도 그가 작품을 쓸 때 영감을 주었거나 영향을 받은 외국 작가들, 특히 그가 번역해서 내놓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독자들 또한 그가 써온 작품 속에 들어있는 혼'(영혼)의 연관성을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노르웨이의 숲]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반딧불이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들어가 있다.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고, 그 일부로 존재하고 있다.’-(p35)
그렇기에 무라카미, 자신이 쓰고자 하는 소설론의 기본은 이야기의 ‘사실’을 믿고 글을 쓴다고 한다.(p194)는 말이 이해가 가는 연결성을 쉽게 이해할 수가 있으며 따라서 이 책에서 그의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는 이전에 미처 지각하지 못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과 작가의 이야기에 대한 철칙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것들을 심층 이해하면서 따라가 읽는 책이기에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책 제목 그대로 나른한 오후에 여유를 가지고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