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7년 3월 23일

버라이어티

버라이어키버라이어티 – 오쿠다 히데오 스페셜 작품집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3월

유쾌한 이야기 속에 따뜻함이 묻어나는 소설이면 소설, 사회파 소설가로서의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직시해 글을 쓴  소설이면 소설, 한국 독자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오쿠다 히데오-

 

처음 대한 작품이 ‘공중그네’ 인 만큼 그가 풀어놓는 이야기의 장들은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최근에 접한 작품인 방해자, 무코다 이발소란 작품을 읽고서도 여전히 그가 쓰려고 하는 소설의 지향점은 다방면에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쯤 다시 들게 된 책이 바로 ‘버라이어티’다.

 

책 뒤의 말미에 밝혔듯이 그동안 각기 다른 출판사의 청탁으로 단편 형식의 짤막한 글을 쓴 것들을 모아 한 편집자의 노고로 여러 출판사의 양해를 얻어 한 권의 책인 스페셜로 내놓게 된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단편 6편, 대담 2편, 쇼트 쇼트 스토리 1편으로 총 9편의 글이 실려있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넘길 수 없는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가 들어 있어 읽는 재미를 주는 책이다.

 

처음 두 편인 있는 [나는 사장이다!]와 [매번 고맙습니다]는 하나의 연작 소설처럼 이어져 있고 저자도 처음엔 연작처럼 쓰려고 했던 모양이었으나 단 두 편에 그쳤다고 하는 만큼 이야기는 현재의 우리들 모습을 비추고 있다.

 

‘갑’의 입장에서 ‘을’의 입장으로 바뀐 주인공이 겪는 심리와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사장이란 위치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일감을 얻어오기 위해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그전 같으면 결코 자신의 성격에 반하는 일들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도 중소기업의 ‘사장’이란 자리가 주는 압박감과 직원을 거느리고 일하는 오너로서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자신이 기존에 ‘갑’이라는 대기업에 근무할 적에 느껴보지 못했던 비애감 같은 것을 느끼며 한층 성장해 가는 이야기들을 통해 오너이자 가장인 주인공의 앞 날이 궁금해지는, 그래서  좀 더 연작 형태로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들이 겪는 인생의 변화무쌍함을 대변해 주듯 책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있어서의 행동들을 보이는 사람들로 인해 전혀 뜻하지 않게 닥쳐오는 불안감과 설상가상으로 자신이 오해를 받게 되는 일들을 줄줄이 이어진 고속도로의 정체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보여주는 드라이브 인 서머, 크로아티아 인의 눈으로 바라 본 일본과의 축구 대결을 그린 가장 짧은 쇼트 쇼트 스토리는 구성 자체가 신선하단 느낌마저 준다.

 

남편의 구타와 돈 횡령으로 인해 도망쳐 온 여인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일하던 중 다른 동료에 의해 신분이 탄로 나게 될 지경에 이르는 이야기인 더부살이 가능, 17세의 딸을 둔 엄마의 심정을 잘 표현한 세븐틴, 성장소설처럼 읽히는 여름의 앨범은 코 끝이 찡함을 전해준다.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글쓰기 방법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그가 고수하는 글에 대한 철학처럼 비치는 두 유명인과의 대담은 책 중간중간에 들어있어서 짧은 단편이 주는 글 외에도 독자로서 작가의 신념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소설가도 직업인으로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출간한 작품이 잘 팔리고 호응이 좋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누리지만 자신이 생각한 최상의 작품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이 대중들에게 외면을 받을 때의 충격과 서운함을 솔직히 토로하는 글에서는 보통의 직업인들이 갖는 직업에 대한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요, 탈고를 하기까지의 시간과의 싸움과 그 가운데서 피를 말리는 창작의 고통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업, 즉 악마의 길이라고 표현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오쿠다…  아마 제 창작의 근원은 위화감일 겁니다. 텔레비전의 뉴스나 잡지 기사를 보고 이건 아니다 하고 생각하거나, 모두 이렇게 말하지만 과연 그럴까 하고 말이죠. 매스컴이 우르르 몰려들거나 모두가 열중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기 때문에 위화감을 느끼면서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합니다. – p 32 _… 대담「오쿠다 히데오 × 잇세 오가타」

 

 

그런 만큼 독자들은 항상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새로운 신작에 대한 기대를 하는 것이겠지만  창작이란 우물에 갇힌 소설가의 입장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시간도 느낄 수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작가이면서 자신 또한 한 평범한 인간임을 드러내는 대담을 통한 오쿠다 히데오란 작가의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책이기도 했고,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통해서 그가 그동안 다른 방향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창작하려는 이유를 듣는 시간이기도 했던 책인 만큼 각기 다른 느낌의 오쿠다 히데오 책을 접하고 싶은 독자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지적호기심지적 호기심을 위한 미스터리 컬렉션 –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흥미로운 가설들
맹성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3월

날로 발전하는 문명의 기술 앞에서 인간들은 그동안 무수히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왔다.

그 가운데 가장 친숙한 것이 아마도 고고학 계열에서 볼 수 있는 유물의 연대기 측정을 통해 그 시대에 연관 있는 다양한 가설의 확증을 알아가는 재미뿐만이 아닌 여러 가지 학문에 접근하는 사실로써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기존에 가설이 확신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에 이 책은 그런 범주에서 좀 더 나아가 ? 에 대한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의 구성은 당신이 믿는 역사와 과학에 대한 담대한 가설들이란 소 제목처럼 다가오는 문구가 호기심을 유발한다.

 

고대 신. 구대륙간 교류를 암시한 미라에서 발견된 코카인의 존재를 따라 우리가 알고 있었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전에도 이미 이들의 교류가 있었을까? 있었다면 어떤 경위를 통해서 이러한 것들이 당 시대에 교류 품목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탐구 여정을 한 편의 미스터리 해결을 위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었던 지식의 한계를 한 꺼풀 벗겨내는 데에 일조를 하는 단서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흔히 보았다고 말하는 미 확인 비행접시인 UFO와 미국 대통령들에 얽힌 미스터리는 미 국방부와의 관계와 레이건 대통령과 이후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연관되는 의문점을 제시하며 이러한 사실들이 과연 믿을 만한 정황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분야인 정신분석학자들과 물리학자들 간의 인연을 다룬 내용들은 프로이트와 융,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텔레파시, 초심리학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 있어 다분히 흥미 위주가 아닌 우리가 실제 겪지만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의 가능성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끄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현재 우리가 알고 사용하는 전지의 발견을 한 시대보다도 더 먼 이전인 바그다드 유적지에서 발견된 고대 전지 역할을 했다고 생각되는 미스터리의 발견, 생명체의 진화에 대한 믿기지 않는 미스터리 이야기, 그 외에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우리나라 천년고도인 경주, 첨성대를 다룬 부분이다.

 

고대전지

 

기존에 알고 있던 첨성대의 기능을 저자는 좀 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면서 당시 첨성대의 역할을 좀 더 확장해서 넓은 시야로 돌아보게 한다.

 

첨성대의 건축 모습이 어느 나라의 영향을 받았을지, 우물 안에서 별을 관측했던 고대의 이야기를 곁들여 첨성대의 기능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은 곧 폭넓은 세계 지리 사의 이야기까지 번져 나가게 되면서 당시의 세계정세와 맞물린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유용한 내용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천성대내부

첨성대기타

첨성대인도

마지막 이야기인 천재 물리학자 조지프슨이 자신의 주 전공인 물리학에서 초능력에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부분들은 물리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에 읽어나가기엔 쉽진 않았지만 흘려들었던 양자학의 세계와 텔레파시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는 주장들은 전혀 이론과 실제가 맞지 않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근거가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심어준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인간들이 생각하는 역사와 물질들의 관계, 생명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밝혀져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이 책은 이미 이러한 가설들 위에 세워진 확실한 증거 외에 또 다른 미스터리를 제기함으로써  다른 가설의 확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지적호기심에 대한 부분들에 대한 재미를 부추긴 책이 아닌가 싶다.

 

틀에 갇힌 확신을 벗어나 좀 더 유연한 사고력이 보태어진다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들의 한계는 좀 더 넓고 보편적인 세계로의 나아갈 길을 열어주는 지름길이 아닐까를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인 만큼 이미 알고 있던 지식에도 한번쯤은 왜?를 던져서 생각해 보는 재미도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