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7년 4월 2일

밤베르크의 늑대인간

사형5

밤베르크의 늑대인간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5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4부에 이은 5부의 새로운 이야기

 

배경은 중세시대 중에서도 마녀사냥이 휩쓸고 간 뒤의 모습들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퀴슬 가의 모험이 펼쳐진다.

 

 

 

오래전 헤어졌던 퀴슬의 남동생 바르콜로메우스가 밤베르크에서 사형 집행인을 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재혼을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되고 이어 초대도 받게 되면서 시작이 된다.

 

 

 

사실 자신의 아들이 그곳에서 동생 밑에서 일하는 도제 형식으로 일을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에 겸사겸사 방문을 하기로 했던 것-

 

 

 

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앞에 펼쳐지는 사건들을 그들을 잠시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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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을 떠나는 와중에 사체를 만나고 유언비어처럼 퍼지는 그곳에 늑대인간이 살고 있다는 사실까지, 특히 퀴슬의 어린 딸 바르바나까지 연관이 되고 보니 퀴슬과 그의 동생 바르콜로메우스까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은 여러 사람들이 느끼는 형식으로 서술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이 한 사람의 서술에 이어 다른 사람의 서술을 같이 통합해서 이해를 함으로써 각기 독립되어 펼쳐지는 사건들의 조각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완성 작을 그려 볼 수 있는 형태의 글로 마무리를 짓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어리둥절 할 수는 있으나 나중에 결과물이 합쳐지는 과정은 그야말로 한편의 완결을 깨끗하게 본다는 느낌을 받는다.

 

 

 

중세 하면 떠오는 말이 종교재판, 마녀사냥을 생각나게 하듯이 책의 배경이 되는 마녀사냥은 우리가 중세시대를 배우면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들이다.

 

 

 

특히 이 마을에 40년 전에 광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억울하게 죽음을 맞게 된 사람들도 마녀사냥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그런 당시의 묘사는 여전히 암울했던 역사 속의 희생처럼 살다 간 진혼곡처럼 느낄 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출판사 소개에 나오는 소설의 배경인 독일 밤베르크 시에서는 1623~1633년 사이 900명이 마녀사냥으로 처형당했다. 당시 전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휩쓴 마녀사냥의 광기 중에서도 밤베르크의 처형 규모는 손에 꼽을 정도로 컸고 가장 야만적인 처형이 벌어진 곳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혼자 사는 노파, 농민 등 하층민이 마녀로 지목되어 처형당하다가, 점차 도시 전체가 광기에 사로잡혀 시장과 시의원, 심지어는 주교의 재상도 마녀로 지목 당해 고문당하고 처형되었다(주경철 교수의 『마녀』(생각의 힘) 참고).

 

 

 

그렇다면 책의 제목인 늑대인간은 과연 실존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마녀사냥에 이은또 다른 광기처럼 번지는 또 다른 악행일까?

 

 

 

존재한다면, 왜, 무슨 이유가 있어 이렇게 마을을 공포에 몰아넣고 무엇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일 까?를 물어가면서 읽게 되는 책이기에 저자의 당시 시대상의 표현은 말할 것도 없고 실제 중세를 휩쓸었던 한 부분인 마녀사냥이란 소재를 주제로 계급적인 차별과 무분별하게 남발했던 죽음이란 소재를 이용한 만큼 종교와 인간과의 관계, 그 가운데서도 결코 있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게 되는 망각을 달고 살았던 부끄러운 한 시대를 조명해 보는 역사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가 싶다.

 

 

 

 

퀴슬이란 가문의 사람들의 활약상은 여전히 당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계급에 처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때문에 자신들이 갇혀있는 계급을 탈피해 사건의 추리를 해나가는 그들의 시원한 다음 활약을 기대해 보게 되는 책, 다음 시리즈를 기다려본다.

중독된 순례자들

사형4중독된 순례자들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 4
올리퍼 푀치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사형집행인 시리즈로 유명한 저자의 4부가 출간이 됐다.

 

그동안 3부작에 이르는 소위 우리나라로 치면 망나니란 직업으로 불리는 사람들과 비슷한 형태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퀴슬이란 인물이 주인공으로 3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에 휩싸이면서 열심히 사건 해결을 하던 이야기들에 이어서 4부는 그의 자손들의 번창과 함께 또 다른 사건을 들려준다.

 

 

 

4부에서는 어느덧 퀴슬의 딸 막달레나와 의사 지몬의 결혼으로 인해 두 명의 아이들이 태어나고 이 아이들이 역병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회복한 것에 대한 감사의 기도로 안덱스 수도원으로 순례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오늘날로 말하면 자동차와 기차, 그 밖에 타 수단들을 사용해가며 빠른 시간 내에 도착할 수도 있었던 수도원의 여정이 말 그대로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탓에 그들이 가는 길은 험난하고 멀다.

 

 

 

순례지에서의 기도를 올리고 감사의 시간을 가지려고 했지만 날씨나 늑대의 출현, 도둑들의 판이치는 과정은 무사히 도착하기까지의 시련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무사히 도착했지만 수련 수도사의 익사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퀴슬 가 –

 

 

특히 수도사의 죽음이 익사가 아닌 살인이라고 느낀 지몬은 이후 더욱 깊게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뒤에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살인사건, 미스터리 자동인형, 가정 섬뜩했던 수도원의 비밀과 수도사들의 수상한 행동들을 독자들에게 보임으로써 이야기의 흐름은 중세시대의 느낌을 만끽하게 해 준다.

 

 

 

책을 읽으면서 수도사와 수도원이 나온 탓에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많이 연상되는 책이기도 하고 중세 시대의 마녀사냥, 그리고 계급적인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허울만 좋은 귀족들이 생활상, 종교의 힘이 인간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던 성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그 당시의 모습들을 통해 살인사건이란 소재를 통해 저자는 실제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안덱스란 장소를 통해 자세하게 독자들로 하여금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사실 연작시리즈라고는 하지만 각기 독립된 이야기로서의 장점을 지니고 있는 책이기에 3부까지 모두 읽지 않더라도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느낌을 고스란히 받는 데는 무리가 없는 책, 실제 저자 가문이 사형집행인 가문이란 점이 흥미를 끌게 할 만큼 저자는 자신의 조상들이 행해오던 모습들과 그 중심에 선 퀴슬 가의 사람들을 통해 법과 신이란 존재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각기 다양하게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암울했던 중세의 분위기를 잘 드러내 준 작가가 아닌가 싶다.

 

 

 

책 중반부를 넘어서기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터지는 사건들과 퀴슬의 아내 안나의 아픈 병세까지 곁들여지는 이야기 진행은 중세를 중심으로 역사 속에 살인사건이란 소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척 흥미를 끌만큼 책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