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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백작 주주

난장이주주

난쟁이 백작 주주
에브 드 카스트로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2월

난쟁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요?

 

내 경우엔 첫 번째로 연상되는 것은 왕좌의 게임에서  나오는 인물, 두 번째는 곡마단에서 묘기를 부리는 사람들, 세 번째는 영화나 책 속에서 재주와 비상한 용기를 보여줌으로써 주인공과 함께 여정을 이어가거나, 아니면 아주 정 반대로 나쁜 이미지로 모든 악을 행하는 인물이란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책은 실존 인물인 폴란드의 유명한 난쟁이 백작 유제프 보루브와스키(1739~1837)의 회고 록을 바탕으로 저자가 재구성한 역사 실물 소설이다.

 

98세에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그가 살아낸 역사적인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삶을 끝까지 보통의 사람들처럼 살고 싶었던 사람, 백작임에도 불구하고 광대, 연주를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생애는 한편의 실제 인생이 아닌 드라마처럼 다가오게 한다.

 

태생 자체는 높은 폴란드의 귀족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그의 아버지, 안톤 보루브와스키 백작은 전 재산을 탕진한 후 자살로 삶을 마감했고 어머니는 집안 형편상 아들을 다른 귀족 집에 입양을 시킨다.

 

100센티미터도 안 되는 그의 아담한 신체 사이즈로 인해 입양된 집의 귀부인은 그의 본 이름 대신에 불러준 이름이자 별명이 되어버린 것이 바로 ‘주주’

프랑스 말로 장난감이란 뜻이다.

말 그대로 그의 인생은 귀족들에게 재주를 부리는 광대로 살아가게 되지만 어떻게 보면 어른의 모습을 지닌 성인보다도 더 완벽한 비율을 지닌, 그저 키만 작을 뿐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겉모습만 보고 장난감이라고 놀리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뛰어난 언어 능력과 춤을 통해 귀족과 서민들 사이를 오고 가며 자신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처신을 하게 된다.

 

 

역사적인 실존 인물을 다룰 때는 실제 인물의 동선과 그에 따른 삶에 대한 조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어떻게 어필이 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주주란 이름을 가진 한 작은 소형 인간이라고 불리는 난쟁이의 삶을 통해 당시나 지금이나 자신보다 뒤처진 사람들을 대하는 시선들의 오만함, 그들이 느끼는 우월감 속에는 과연 주주만큼이나 비범하고 영리하며 삶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사람들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타인이 지닌 생각이나 행동을 무슨 잘못되고 이상하다는 식의 잣대를 내세운 당시의 사고방식들은 여전히 지금도 진행 중이란 사실을 주주란 인물의 인생을 통해 또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과정들이 부끄러운 생각마저 들게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들 인간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두 개의 인격을 분리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주주의 삶은 필사의 선택일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 더군다나 신체만 작을 뿐이지 그도 사랑의 감정을 느낄 줄 아는 한 보통의 인간임을 생각할 때 그가 살아온 전 생애에서의 이런 감정조차도 쉽게 이루어낼 수 없었던 안타까움은 책을 읽으면서도 그 느낌이 쉽게 잊히질 않게 한다.

 

 

 

당대의 유명한 실존 인물들이었던 마리아 테레지아, 마리 앙투아네트, 루이 15세와 16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실존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과 함께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갔던 주주 백작-

 

난쟁이의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그는 98세라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회고록 조차도 끝내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3번의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가난했다니 사람들의 시선과 외면, 멸시를 고스란히 받아가며 꿋꿋이 살아간 그의 삶 자체가 위대해 보인단 생각이 들게 한다.

 

죽음보다는 가난을 더 두려워했던 주주의 행동과 말 한마디 한마디는 후세에 그의 회고록이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모두에게 삶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시대의 흐름에 자신의 인생을 짊어지고 살다 간 한 소박한 인간이자 , 보통의 일반인들보다 더 강한 삶을 살다 간 인물이란 생각을 해 보며, 아마도 이 책의 발간을 통해 지하에서나마 위안을 받지 않을까 하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