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8년 1월월

망내인

망내인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잡힌 사람들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2월

중국 문화권에서 주는 느낌을 확연히 달라 보이게 만든 작품-

바로 찬호께이 작가의 작품이다.

추리 소설의 묘미와 함께 또 다른 두려움과 염려, 실제 생활하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 경종을 울릴만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홍콩이란 이미지는 동양 속의 서양의 모습을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지명도나 음식들도 그 나름대로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적인 배경이 주는 의미는 실제 같은 중국권 내에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모습들을 갖추고 있다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열다섯 살 여중생인 샤오윈이  인터넷에 올라온 자신에 대한 비방을 견디지 못하고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다.

 

조 부 때부터 중국에서 건너와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해 건너온 홍콩이지만 부모도 모두 돌아가시고 언니인 아이와 함께 살아가던 샤오윈의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다.

경찰로부터 일단 자살이란 판명을 받았지만 언니 아이는 이에 동의를 할 수없게 되고 사설탐정을 통해 익명의 게시판에 글을 올린 자가 누구인지를 추적해 달라며 사건 의뢰를 하게 된다.

 

하지만 탐정은 자신의 분야가 아니라며 또 다른 사람을 추천해 주는데, 신비에 싸인 의문의 해커인 아녜다.

처음에는 고사했던 아녜는 사건 자체에 흥미가 있다며 사건을 받아들이는데, 도대체 샤오윈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는 누구일까?

 

책은 700여 페이지에 육박하는 두꺼운 두께임에도 불구하고 몰입도의 재미를 선사한다.

 

누구나 인터넷이란 정보의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현시대이지만 알게 모르게 나 자신의 정보가 타인에 의해 읽히고 관찰된다면?, 더군다나 이 모든 것을 기초로 해서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들어진다면 과연 이 모든 것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책의 사건의 해결을 추적해가는 진행을 읽으면서 두려움조차 느껴지게 만든다.

 

 

책은 복수에 불타는 아이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범인의 행방과 그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고 나서의 아이의 심경변화, 복수를 통해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해결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렇게 하고 난 뒤에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같이 느끼게 만든다.

 

책은 “그 사람이 접하는 정보를 통제할 수 있으면 생각과 감정도 통제할 수 있는”(548p) 문장처럼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채 오로지 한 개인의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무차별 인터넷 게시판 익명성을 이용한 댓글을 이용한 공격의 사례를 통해 실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편리하고 세상의 주류의 흐름에 사용빈도 수가 많은 스마트 폰 안에 숨겨진 비밀, 각종 기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지 상대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발판 삼아 공격의 실마리를 다지는 행태 속에 벌어지는 사건의 흐름은 자살한 동생의 존재와 그 동생의 죽음을 이끌었던 범인의 환경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가족이 무엇을 생각하고 살아갔는지조차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아이의 마음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책은 현대인들의 이기적인 마음과 그 마음이 어떻게 동요되고 행동에 옮겨지는가를 사건 속에 그린 작가의 필치를 통해 인물들 하나하나의 개성이 뚜렷한 묘사를 읽으면서 책을 놓을 수가 없게 만든다.

 

홍콩으로 이주해 온 중국 본토인들, 그들의 삶을 읽노라면 우리들의 어려웠던 시기를 느낄 만큼 많이 닮았다는 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잘 살아가기 위해 애를 썼지만 본의 아니게 불의의 생활로 마감해야 했던 아이의 조부모나 부모들의 생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신의 학업을 포기하고 살아가야 했던 아이의 환경과 비밀에 쌓인 아녜의 모습들은 대조되면서도 묘한 콤비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인터넷이란 정보 안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 현대의 홍콩인들의 모습을 표현해 보고 싶어 썼다는 이 작품은 비단 홍콩만이 아닌 촘촘히 이어진 그늘망 안에서 한 발만 달리 다가서도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인연처럼 좀체 헤어 나올 수 없는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을 통해 궁지에 몰린 인간들의 모습이 어떻게 자신들이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고 공격하는지에 대한 ‘악’의 근원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작품이란 점, 사람을 죽이는 것은 흉기가 아니라 악의란 문구가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디지털화폐 시대

디지털

미래는 디지털화폐 시대 – 비트코인 10년 안에 100억 간다
한길 지음 / 카이로스 / 2018년 1월

 

 

 

요즘 그야말로 광풍이란 말로 대체하다시피 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더군다나 방송에서 다룬 이후 그 관심도가 기존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것에서 미래의 자금 흐름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부추긴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만 듣던 가상화폐-

실 생활에서 이미 전자화폐의 활용도나 신용카드의 활용도를 생각해 보면 가상화폐 또한 그런 범주에서 사용이 된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겠지만 문제는 정부의 통제권 밖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왜 그런 필요성이 대두되었는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일류의 화폐의 첫 출발지라고 할 수 있는 물물교환의 시작에서부터 어떻게 ‘금’이 지금의 달러 체제로 변화되기까지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정부와 민간 은행의 화폐주조 권리, 정책권의 주도,  눈에 보이지 않는 거물 유대인들의 자금 흐름 고수에 대한 생각을 곁들여 설명을 해 준다.

 

디지차례

 

책은 가상화폐의 주장 격인 비트코인의 탄생 비화부터  여러 분파로 갈린 다양한 코인의 생성과 사라짐, 그 가운데 중간 매개체 없이 P2P 방식을 이루는 비트코인의 수직 상승은  미래의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라고 불릴 수 있는 배경에 대한 알찬 설명과 함께 바록 이 부분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관심을 갖고 읽게 된다.

 

세계 초 일류 부자들 중 상위 10% 중에서도 1%에 해당되는 부자들이 지금도 꾸준히 비트코인을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 그들은 일찌감치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알아봤던 것일까?

여전히 국내에서의 분분한 여러 논리를 들어보면 누가 그르고 옳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가상 화폐의 존재는 블록체인이란 기술의 실현 때문에 더욱 그 존재감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한반도라는 지극히 한정된 자원과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인 우리나라에서 미래의 선두주자의 주도권을 쥐고 세계의 강자로 우뚝 설 기회인 사회 인프라의 이점을 살려 가상화폐의 그늘질진 면만 볼 것이 아닌 이미 세계 강대국들의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조치나 승인의 현실을 참작하여 빨리 선두를 다져야 한다는 주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주위에서도 이미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실제 참여를 하는 사람도 있는 현실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의 실질적인 이익에 앞서 미래의 큰 자산인 혁명이란 말이 붙을 정도의 현재의 빠른 속도의 변화를 습득하고 선점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이미 한국에서도 블록체인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코인 발생 시도를 하고 있고 여기에 덧붙여 부합되는 또 다른 파생기술이 나올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미래에 대한 준비 차원은 훨씬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게 한다.

 

그 첫걸음 격인 가상화폐를 시작으로 발전을 모색해 보는 것에 머물지 않고 한 발짝 더 앞서 나아갈 수 있는 법적 체계를 마련하고 함께 공존해 간다면 보다 나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란 말에 희망을 갖게 한다.

 

초보자인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비트코인의 존재 가치와 그 역할 부담, 블록체인이란 기술이 왜 그처럼 4차 혁명의 선발주자로 떠오르는지에 대한 상식처럼 여겨지는 쉬운 글의 흐름은 쉽게 접할 수가 있게 한  책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실제 손에 쥐어지지도 않은 가상화폐의 발전이 과연 미래에도 여전히 그 이용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소멸되어 하나의 역사 속의 한 이야기로 남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자본주의 세계에서 누구나 꿈꾸는 각자만의 방식인 ‘부’에 대한  가치와 그 실현을 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획기적인 발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화폐와 연관된 블록체인에 대한 컴퓨터 용어 정리와 실제 생활에서 쉽게 이해를 할 수 있게 응용하여 다룬 내용들은 누구나 쉽게 책을 접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읽어도 좋을  책이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길고양이안내표지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1월

 

 

 

길거리 어디를 가나 길고양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간혹 가다가 어두운 밤길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동물들 중 십중팔구는 고양이들,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는 만큼 이 책을 접한 지금은 책 제목 그대로 공존을 위해서 무엇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이 책은  캣맘과 애묘인을 위한 길고양이 가이드북이자 이들이 아니더라고 평소에 자주 보게 되는 고양이란 존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접근한다면 좀 더 친근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데, 한국고양이보호협회와 저자가 공동 집필한 책이다.

 

고양이용어

 

고양이들은 천성적으로 깔끔하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에선 길고양이 돌보기, 길고양이에게 밥 주기, 인도적인 TNR , 입양하기 전에 확인해 둘 사항들까지 자세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고양이용어1

마냥 좋아만 한다는 감정만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는 것보다는 이런 좋은 정보를 통해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갖추게 된다면 나와 고양이 간의 공존의 의미는 훨씬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심어주는 책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간혹 가다가 방송을 보게 되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학대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방송도 보게 될때가 있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도 누가 자신을 좋아해주고 예뻐해준다는 사실을 통하는 감정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할 때 이 책에서 다루는 광범위한 고양이에 대한 지식은 그동안 무심코 인간 위주의 감정으로 다가섰던 행동들에 대한 잘못된 점을 고쳐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고양이2

 

독신주의자, 홀로 살아가는 세대가 많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가족처럼 살게될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서양에서는  서로 간에 공존해가면서 살아갈 수 있는 법체제를 이제 우리는 관심도가 서서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해야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도움을 많이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스티커

 

특히 이 책은 동물 학대나 동물법에 의거해 여러 가지 규정사항이 실행된다고 하는 만큼 인간과 동물 간의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공존의 길 모색에 대한 여러 가지 실천 방안과 앞으로 동물들과의 공존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스파이로글리픽스

스파이러그래픽

Spiroglyphics 스파이로글리픽스 – 음악의 영웅들, 천재들의 컬러링
토마스 패빗 지음 / 로이북스 / 2017년 12월

 

컬러링의 광풍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다양한 색채의 경험을 하게 된 인기의 비결을 꼽자면 무궁무진한 그림의 세계를 독창적인 나만의 컬러로 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어떤 특정한 기술도 필요 없고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이점은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발전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접한 이 책은 고정된 이미지의 컬러링의 색채 변신과는 전혀 다른, 초간단 펜 하나만 있으면 그저 만사 오케이!

 

이 그림의 향연을 발간한 저자 토마스 패빗은 천재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실험 예술가라고 한다.

그동안 자신이 구상한 실험적인 형태의 하나로 이 기법을 내놓았는데 책 제목이 뜻하는 바는 SPIRO(소용돌이) + GLYPHIC (상형문자)를 합성한 신조어라고 한다.

 

처음 봤을 때는 저자의 말처럼 레코드 판이 연상됐다.

빙글빙글 도는 소용돌이 속에 과연 어떤 형태의 그림들이 숨겨져 있을까를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이라 따라 하기부터 읽은 후에 시작했다.

 

 

 

그래픽1그래픽2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 보게 되면 흰 바탕에 하나의 레코드 판이 그려져 있는 형상이다.

뱅글뱅글 연속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이 형태, 처음 알려준 대로 굵은 펜으로 하는 것이 시작하기 쉽다고 했지만 망치기 쉬운 초보자의 입장이라 샤프 펜을 사용했다.

 

그래픽3

참고를 하자면 샤프펜슬은 지우개로 수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계속하다 보면 심이 굵어지고 한 면으로만 계속 색칠해지는 경향이 있어 익숙해지면 색칠의 두께에 따라 가는 펜과 굵은 펜을 같이 사용하면 훨씬 시간 절약과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바깥 선부터 시작해서 점차 안으로 들어가는 형태는 무아지경 속으로 빠져들게 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눈이 돌아가는 듯한 현상을 느끼게도 된다.

 

가까이서 계속 무념무상의 정신상태로 몰입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한 인물이 들어가 있으니, 우~와! 가 연발된다.

 

 

그래픽4

 

어떻게 이런 기발한 착상을 할 수가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고 이렇듯 익숙하게 되면 정말 나만의 창의적인 모험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각 장마다 번호가 붙어 있어서 책 맨 마지막에 어느 아티스트가 들어있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고 나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부터 도전해 봐도 좋을 책이다.

 

그래픽5

예시의 그림처럼 다양한 문양을 연필로 정해 놓고 다른 컬러 펜으로 같이 조합해서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색칠해 볼 수도 있는 이 책은 어느새 한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푹 빠지게 한다.

 

 

기존에 색칠 좀 해봤다는 분들, 좀 더 색다른 색칠하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시길~

 

마이클1

마이클2

 

나만의 독특한 아티스트 레코드 판을 만든다는 생각도 하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 탄생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책이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헌국현대사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 문학사를 바탕으로 교과서 속 문학 작품을 새롭게 읽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채호석.안주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7년 12월

문학이 주는 힘은 크다.

요즘 세상에서 읽는다는 과정보다는 시각과 청각의 매체가 더 활발한 때에는 문학이 주는 의미는 특히 비교가 되고는 하는데,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문학의 세계를 통해 눈을 넓혀나간다는 의미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국어를 배우면서 현대에 올수록 더욱 그 범위가 넓혀지고 문학 안에서 의미하는 바를 배우는 과정은 시대성과 창작자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그런 범주가 지금에  이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받아들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한 책을 만났다.

 

세트로 이어진 형태중 1권부터 먼저 살펴본다.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진 목록은 개화기~ 일제 강점기에 해당되는 문학의 세계를 다룬다.

딱딱한 내용의 글이 아닌 실제 강의를 듣는 형태의 글 구성으로 인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한국사차례

한국사1

 

현대라는 말이 붙은 만큼 조선시대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암울한 시기에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나누어 편찬했다는 점이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성인의 입장에서 봐도 많은 도움을 받게 한다.

 

혈의 누, 무정,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일야방성대곡에서 시작해 김소월 님의 시로 대표되는 1920년대 한국문학, 그리고 토속적인 한국 문학의 정수를 보이는 1930~1945년대까지의 문학들을 두루두루 읽다 보면 교과서에 수록되어 어렵게만  느껴지던 당시의 문학 세계가 훨씬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한국사2

 

크게 소설, 시, 수필과 희곡 등에 나누어 당시를 대표하는 문인들의 생각과 그런 글들이 나올 수 있었던 시대적인 배경을 알고 이해를 한다면 한국 현대 문학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생각을 같이 느끼면서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의 세태를 바라보고 그들 나름대로의 소신을 펼쳐 보인 문학의 세계는 결국 인간과 문학의 연결고리로써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한국사3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문학을 바라보고 어떤 바탕에서 이해를 하느냐에 따라 타국의 문화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간단 사실이다.

 

해외 문학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밑바탕인 우리 문학의 근접성, 그 럼으로써 한국 문학의 진실성과 진짜의 맥락을  더욱 높여야만 한국 문학의 고민도 느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시스터

시스터시스터 미드나잇 스릴러
로저먼드 럽튼 지음, 윤태이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1월

 

자매란 관계는 남매라는 관계와는 좀 다르다.

같은 동성끼리 통하는 코드도 있고 자라온  환경에서 서로 맞물리면서 느끼는 성장의 감성들은 성인이 되면 오히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공유하는 면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이 책에서 보이는 면면들의 속사정들 또한 그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뉴욕에서 약혼자 토드와 살고 있는 비어트리스는 일요일 한낮에 걸려온 전화로 인해 영국으로 향하게 된다.

매일 거의 빠짐없이 전화 통화로 서로의 생활들을 쏟아내는 생활의 반복적인 패턴을 이루던 동생 테스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그녀는 동생의 삶과 자신의 삶을 같이 추억하면서 이 책의 내용을 이끌어 나간다.

 

미술학도인 테스는 자신의 지도교수와의 불륜으로 임신한 상태였고 1월 23일 목요일 하이드 파크에서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도 눈에 띄지 않았다.

 

책은 주인공인 언니 비어트리스가 국선 변호사인 라이트 씨에게 진술하는 부분과 동생 테스에게 실제 곁에서 말을 하듯 건네는 편지 형식을 번갈아가며 진행을 이끈다.

 

일찍 아버지가 엄마와 이혼 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났다는 충격, 동생 레오가 유전병인 낭포성 섬유 유전병으로 삶을 마감한 아픔을 지닌 두 자매에게, 특히 테스가 자신이 임신한 아기 또한 유전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이를 고치기 위해 임상실험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비어트리스가 느끼는 감정과 의혹들을 통해 사건의 진상에 다가간다.

 

공원의 허물어져가는 화장실에서 죽은 시체로 발견된 테스-

아기마저 죽은 상태에서 심신 상실처럼 보인 테스는 이미 죽을 사람의 조건을 모두 갖춘 것처럼 보인다.

자살의 형태로 보이는 사건의 현장과 약 투여 현황까지, 언니의 눈에는 도저히 자살할 사람이 아닌데 주위의 결정은 오히려 자살의 정당성마저 부여되는 판결을 내린다.

 

책은 심리 서스펜스답게 화끈하게 다가오는 기법을 취하진 않는다.

유전병 치료를 위해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과의 관계,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을 두고 사건 진실을 밝히려는 비어트리스의 행동과 말들은 독자들에게 범인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부추긴다.

 

마치 편집증 환자처럼 모든 것에 하나씩 동기를 부여하고 의심하는 비어트리스를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바로 곁에 있어주지 못했단 죄책감, 서로가 너무나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확실성에 대한 의심을 생각하게 하는 사건의 정황들, 여기에 유전공학을 이용해 자신의 과업 성취와 인류사에 긍정적인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에서 벌어지는 맞춤형 아기들까지….

 

 

심리에 맞춰서 그려진 이 책의 흐름은 천천히 심리의 불안 폭을 증가시키다 마지막에 반전의 맛을 느끼게하는 최고점에 이르게 하는, 나름대로 저자 자신의 의도대로 구성을 맞추어 나간 열린 결말의 글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첫 장과 뒷 마지막 부분에 이르는 내용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형식이라 인상적이었다.

 

다만 현실적으로 빠른 템포에 익숙해져 버린 독자의 입장에선 이런 끈끈한 설정의 심리 묘미의 맛을 충분히 느끼게 하기엔 억지 춘향 격의 설정이 조금 아쉬움을 주었지만,  시간을 끌면서 사건에 대한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독자들이라면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커렐라

키커렐라기커렐라
애슐리 포스턴 지음, 유혜인 옮김 / 북펌 / 2018년 1월

옛 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놓은 방식은 이미 영화에서 많이 이용되는 소재가 되곤 한다.

 

특히 어릴 적 꿈같은 잘생긴 백마 탄 왕자와 아름다운 공주의 사랑이야기는 순수한 가슴에 아련한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히 청소년들부터 읽으면 그 호감도가 클 것 같은 책이다.

 

재투성이 아가씨란 서양 동화는 한국의 콩쥐와 팥쥐에 해당되는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가진 동화다.

그런 신데렐라의 재해석처럼 여겨지는 이 책은 여주인공 엘의 열악한 삶을 보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새엄마와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엘은 7년 동안 이런 생활의 고충을 겪고 있다.

 

아버지 살아생전 좋아했던 고전 중의 고전 SF 드라마 < 스타필드 >를 함께 했던 덕후 생활이 계속 이어져서 레벨거너’라는 <스타필드>만을 위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 그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버지가 물려준 집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한  새엄마의 협박과 쌍둥이들의 등쌀에 못 이기면서도 아르바이트로 푸드트럭에서 일하고  언젠가는 독립의 날을 꿈꾼다.

 

어느 날 그토록 좋아하는 스타필드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히로인 카민도어 왕자와 아마라 공주역에는 누가 맡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의 제목인 기커렐라는덕후를 뜻하는 ‘geek’과 신데렐라를 합성한 ‘Geekerella을 뜻한다.

제목의 암시처럼 책은 엘이 애틀랜타에서 2주 뒤에 열리는 <스타필드> 코스프레 대회에  참여해서 1등을 하고 말겠다는 결심과 왕자 주인공인 십 대들의 스타 배우 대리엔의 화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한없이 불편하고 억울한 생활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과정과 그런 과정 속에서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른 채 자신이 갖고 있는 겉모습이 아닌 진정한 본연의 모습을 알아봐 준 미지의 한 소녀와의 전화 문자를 통한 사랑의 메시지 전달은 시종 따뜻하고도 유쾌하게 그려진다.

 

화면에 보이는 모습만 보고도 주인공에 어울리는 역할이 아닌 사람이 됐다는 인식을 허물고 스타라는 자리 뒤에 감춰진 대리엔이 가진 고민들을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 그 속에서 신데렐라에서 나오는 호박마차, 드레스, 유리구두, 무도회의 표현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동료인 도움과 엘의 성공을 기원해주는 진정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게 그려진  과정이 재미를 준다.

 

가엾고 불쌍한 신데렐라가 진정한 사랑의 상대를 찾고 왕자와의 아름다운 사랑을 이룬 이야기처럼 엘 또한 대리엔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펼쳐나가는 이야기의 전개는 모처럼 동화의 로맨스로 푹 빠지게 한 시간을 준다.

 

두꺼운 페이지임에도 순식간에 빠져드는 전개, 옛 동화를 펼쳐보고 다시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그 느낌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다.

 

붕괴

 

붕괴

붕괴 다음,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정명섭 지음 / 답(도서출판) / 2017년 12월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대형사고들…

인재의 영향도 많고 부실한 건축물에 대한 안전사고 때문이기도 하고, 이러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사연들을 접할 때면 가슴이 아픔을 느낀다.

 

저자가 그린 이 책 속의 내용도 그런 의미에서 여러 인간들의 본연의 모습들을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세화병원 8월 19일 오후 4시 –

이사장인 차재경이 이 사실을 이 병원에 있던 한정된 사람들의 가족들이나 그 밖의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공문을 보내게 되면서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연인의 죽음을 자신의 눈을 통해 봤지만 결국엔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사람, 자신의 어떤 목적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 병원의 설계를 맡은 사람, 조폭들까지,,,

이 가운데 어느 누구도 왜 병원이 무너지는 이유조차도 모른 채 무작정 자신과 관계가 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병원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병원에서 모종의 실험을 통해 새로운 열린 의료 세상을 열려했던 병원 사람들, 이들은 <엑토컬쳐>라는 실험을 하기 위해 살 가망이 없거나 죽은 시체를 이용하고 동물실험까지 감행하는 가운데 병원 폐쇄까지 가게 되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사연들은 사랑, 애증, 복수 같은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병원에 들어간 사람들은 위협에 시달리게 한 미지의 어떤 것들과 싸우고 죽이는 가운데 마음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병원의 붕괴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까지도 서서히 붕괴되어감을 느낀다.

 

붕괴되면서 서로가 죽이지 못해 안달하고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숨 막히는 싸움, 그 안에서 병원의 비밀은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하는 실험들까지, 저자는 한국형 좀비처럼 보이게도 하고 미지의 염력과 복제 인간처럼 생성된 무엇과의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하나둘씩 죽어가는 인간들의 모습들을 보인다.

 

이야기의 전개는 미래의 이런 실험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불어넣고는 있지만 촘촘히 구성된 글은 아니란 점이 아쉬움을 준다.

급박한 상황에 처한 장면이 고조에 이르다가도 어느 순간 바람 빠진 풍선처럼 분명한 상황 설정의 분위기가  약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국형 인체실험을 통해 풀 수 없는 미지의 상대방과의 싸움을 통해 어떻게 인간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고해성사처럼 고백하고 허물어져가는지를 그려본 이야기 전개는 궁지에 몰린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변호하고 변명하면서 잘못을 뉘우치는지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제목에서 의미하는 바를 전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책이다.

 

 

 

 

 

 

순수한 인생

순수한인생순수한 인생
데이나 스피오타 지음, 황가한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2월

처음 제목을 대했을 때의 상상은 인생 그 자체에 있어서의 순수함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했었다.

작가에 대한 이력이나 기존의 작품에 대한 호응이 좋았다는 말 외에는 이 책의 내용은 책 표지 뒤에 적힌 문구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을 상상했는데, 생각처럼 쉽게 읽히진 않는 책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은 인터넷 사이트 ‘여성과 영화’에 실린  메도 모리란 여성의 에세이로 시작된다.

유명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자신이 10대 시절 오슨 웰스와의 짧고도 강했던 사랑 이야기 고백 이후 자신이 추구해온 영화감독으로서의 성공을 다룬 글은 댓글들과 함께 마무리된다.

 

이후 메도와 같은 동창이자 그녀가 갖고 있던 재능에 대한 부러움을 가지고  그녀와의 우정을 나누는 캐리란 인물의 이야기, 그리고 니콜이란 가명으로 유명인사들과 전화만을 이용한 대화를 이용한 사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보통 소설이라고 하면 어떤 일정한 흐름의 이야기 진행이 되어가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다.

읽으면서 그런 소설적인 느낌을 받은 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 니콜의 이야기다.

시각장애인이었지만 시력을 회복한 후에도 자신의 사랑 이야기와 이별, 그 후에 콜센터에 근무하면서 번외의 시간으로 다른 타인들과의 전화를 통해 또 다른 자신의 이미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탁월한 대화력과 목소리에 대한 궁금증은 책 속에서 이 내용을 촬영해 세상에 내보인 메도의 영화에 의해 시선을 모은다.

 

니콜과의 대화를 나누는 남성들은 니콜과의 만남을 희망하지만 그럴 때마다 니콜은 자신의 겉모습으로 보이는 외모에 실망하는 남성들과의 인연을 원치 않기에 타인의 사진을 보내면서 전화를 이어가지 않는 패턴을 보인다.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비친 나 자신의 모습과 나가 생각하는 나의 진정한 모습 속에 혼란을 보이는 니콜의 모습, 영화를 촬영하는 의도와 영화가 가지는 허구 속에 감춰진 진실된 모습들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메도의 행동 속에 숨겨진 인간 본연의 수치심, 이기심, 우월성의 욕망들이 차츰 대중에게 어떤 비난과 영향을 끼치게 되는가에 따라 변해가는 메도의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 책은 저자가 자라온 성장과도 관련이 깊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것과 동시에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예술적인 것에 대한 고민, 여성 예술가로서의 성공과 삶에 대한 생각, 그리고 메도가 차츰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을 바꾸어가는 과정을 함께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천연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싶지만 뜻하지 않은 방법들과 행동들 때문에 타인들에게 자신의 순수성과 진실이  매도되고 그 순수성에 우러난 다큐가  대중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의 3인칭 시점과 1인칭 시점을 번갈아가며 보이는 글들은 메도와는 다른 상업영화감독으로 발길을 돌린 캐리의 에세이 고백과 더불어 이야기의 흐름은 진행이 되고 메도와 캐리의 우정을 통해 나누는 영화의 이야기,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들이 니콜의 이야기와 함께 엮이면서 영화의 장면처럼 보이게 한다.

 

책 속에 나오는 유명한 영화배우들이나 감독들, 영화 촬영기법의 내용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편의 다큐를 찍는 과정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특히 영화를 전공하거나 영화에 대한 각 분야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으면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실제 인물들과의 관계를 사실적이면서도 소설적인 허구를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구성력, 배우들이 연출을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말들을 왜 하는지를 느끼게 하는 영화 촬영기법들은 문외한인 독자들에게는 다른 시선으로 다가서서 바라볼 수 있게 한 책이 아닌가 싶다.

세 갈래 길

세갈래길

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어느 시구의 말처럼 선택의 기로에 있는 길을 보았고 나의 길을 골라야 한다면  나의 기준점과 그 선택에 있어 후회는 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인생의 긴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세 여인들의 삶의 궤적을 읽노라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지금은 없어졌다고는 말하지만 여전히 사회의 깊숙한 인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투영한다.

 

인도의 바들라푸르의 스미타는 가장 최하층인 불가촉천민이다.

 

조상 대대로 수드라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계급을 달고 사는 존재이기에 하는 일도 상위 계급의 똥을 손으로 치우는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대대로 자신의 계급을 벗어나고자 했으나 대물림을 벗어날 수 없는 처지에 놓은 스미타의 꿈은 딸만이라도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 보냈으나 그곳에서 차별이란 대우를 받는 딸을 보고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한편 다른 쪽의 이탈리아-

조상 대대로 가업을 이어받고 살아가는 줄리아는 자연적으로 머리가 빠진 형태나 기타의 경우를 통해 머리카락을 모아 가발을 만드는 장인 집안의 여성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파산 위기에 처한 공방을 살려야만 한다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또 다른 쪽의 캐나다의 여성 변호사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는 두 번의 이혼과 결혼을 통해서 자신 스스로 삶의 개척을 하고 살아가던 중 유방암 선고를 받는다.

병으로 인해 순식간에 쌓아 올린 지위를 잃은 배신감에 빠진 그녀는 과연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책의 제목인 ‘La tresse’는 ‘세 갈래로 나눈 머리카락을 서로 엇걸어 하나로 땋아 내린 머리’, 혹은 ‘세 가닥을 하나로 땋아 엮은 줄이나 끈’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혀 상관없는 세 여인들의 연관성은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점차 주시를 하게 만들고 그들 세 여인들 곁에선 나름대로의 위안과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주변인들이 있다.

 

책 속에서 이어지는 세 여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난관을 이겨나가는 기본 바탕에는 활기와 희망적인 기분, 그리고 자신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차별과 젠더의 차별을 통해 보이는 여성이 가진 지위의 한계성을 보인 이 소설은 과연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갇힌 문을 박차고 나가야 한다는 노력이 있어야만 하나는 사실, 그 노력이 있음으로 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들을 일깨워준다.

 

각기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하나의 머리 갈래처럼 연관이 되어 있는 세 여인들의 삶, 읽으면서 후회 없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 용기를 조금은 얻게 되는 책이 아닌가 싶다.

 

 

*****  삶에 쳐놓은 차단 벽을 없애면 거짓말도 필요 없어진다. 더는 삶을 둘로 나누어 살지 않아도 된다. – p.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