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정수윤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8월
한국 작가 중에서 늦은 나이에 등단해 자신의 필력을 만개한 작가들이 있다.
많은 창작물 속에는 자신이 살아오고 녹여낸 삶에 대한 관조, 철학, 보통의 사람으로서 느끼는 정감 있는 글들이 독자들로 감동을 일으키는데, 이 책의 저자 또한 그러한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이 있을 것 같다.
남편과 사별 후 63세의 나이에 2017년도 제54회 문예상을 수상한 최고령 작가이자 2018년도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라고 한다.
저력이 있는 만큼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또한 74세의 모모코 씨다.
장성한 두 남매가 출가한 후에 소원해진 관계, 사별한 남편을 둔 모모코 씨, 홀로 살고 있는 그녀가 어느 날엔가는 여러 사람들의 말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들, 그 안에는 어릴 적 함께 살았던 할머니의 모습과 말부터 자신의 고향인 사투리가 튀어나오고 그런가 하면 표준말이 등장하는 등, 그녀의 삶에 잔잔한 외로움과 고독이 함께 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의 실체적인 모습들을 그린 이 책은 단지 모모코 씨를 대변하는 것일뿐, 실상 보통의 우리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오빠에 비해 현저히 비교당했다고 생각하는 딸 나오미의 말은 비수처럼 꽂히되, 딸의 모습을 통해 결코 늙지 않길 바라는 엄마의 바람들은 딸과 함께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같다는 느낌들의 묘사 장면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결혼할 당시, 그 시대를 생각하면 당찬 행동일 수도 있었을 과감한 결단력과 고향을 등지고 남편과의 만남을 다룬 부분들, 사별한 남편의 무덤을 향해 교통수단을 거부하며 걷기를 고집해 가는 여정은 그녀만의 외로움과 고독을 스스로 함께 함으로써 홀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모습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비록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언젠가 모두가 모모코 씨처럼 늙어감을 피할 순 없다는 현실, 그녀처럼 그녀만의 방식으로 홀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그린 이 책은 작가의 연배와도 비슷한 모모코를 통해 인간 누구나 이러한 현실을 닥치게 마련이라는 것, 그렇다면 모모코 씨처럼 우리들도 받아들일 것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또 다른 방식의 삶을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던진 책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홀로 살아가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역시 어울려서 살아야
덜 외롭고 덜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꼭 읽어봐야 할 책 같아서 서점에 나가면 한권 사볼까 싶어요.
아직 도서관에는 없겠지요?
신작이긴한데 요즘 도서관에도 신착도서가 빨리 비치되니 한번 검색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