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9년 6월월

반고흐,영혼의 편지

반고흐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200만 부 돌파 기념으로 스페셜 에디션으로 다시 나온 책이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들,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목마른 창작의 고통과 인내, 그리고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특히 고흐가 살았던 시대는 더욱 그러했을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처럼 고흐는 자신의 동생 테오와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나이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정신적인 지주요, 후원자였던 동생에게 자신의 창작에 대한 의지와 고통, 그리고 동생한테 끊임없는 사랑과 솔직함을 표현했던 고흐는 고갱과의 관계에서 유명한 자신의 귀를 자르게 된 선택의 배경마저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빛과 물질, 그림에 관한 한 그만의 독보적인 색채감과 자연과의 조화를 이처럼 자연스럽고 인상적으로 표현한 작가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하는 작가, 미술의 그 흔한 영예나 세속적인 명성에 의지하기보다는 동생의 지원과 아내의 지원, 그러면서도 사업에 실패하는 모습들을 보자니 보통 한 우물, 특히 예술에 관한 한 그것에 몰두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위 사람들은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반고흐1

 

특히 스티커 북을 한 경험을 해본터라 이 책에서 표현된 그림들의 매혹적인 유혹은 그가 실제로 어떤 심정으로 그렸는지, 그림투어를 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게하고 그의 그림 속에 깃든 이야기들은 그가 어떻게 사람들을 사랑하고 거리를 빛내기 위해 색채감을 표현했는지,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의 전 작품을 다시 관람하며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픽스

픽스픽스
워푸 지음, 유카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6월

중국문학의 출간은 다양한 출판의 홍수 속에 신선함을 던진다.

중국 본토의 문학, 타이완 문학, 홍콩 문학으로 ,,,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구분을 짓게 되는데, 이 소설은 타이완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하여 실제 범인이 범인이 아닌 오류성을 지적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책 제목인 픽스는 고치고 보완하고 바로잡다. 그리고 마음 깊이 기억한다-

라고 되어있다.

 

뜻한 바와 같이 총 7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각 장마다 특징들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추리 스릴러란 장르일까, 아니면 그 범주를 벗어난 다른 형태를 지향하는 책일까를 연신 묻게 한다.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진 소설가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저마다 그들만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어느 날 순문학 작가가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이야기인 ‘나무 두드리기’는 책의 결말을 아는 사람이 극소수인 출간을 앞두고 있는  어느 날 아귀라는 남자가 작가의 메일로 소설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보내게 된다

 

이는 어찌 된 일일까? 아직 미발표인 작품의 내용을 그는 어떻게 알았던 것인지, 이야기의 향방은 뒤이어  다른 이야기들이 등장하면서 제목 픽스가 주는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고 반전의 맛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아마도 추리 소설은 이렇게 써야 하는 것이란 걸 조금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아무런 부담 없이 읽었던 책의 제목들이 떠오르면서 어느 한 부분에 있어 이해가 되지 않았다면 바로 이런 부분들의 허점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나름대로 추리를 동원하게 된다.

 

아귀의 존재는 책의 결말 부분에 이르러 드러나게 되지만 이 또한 책을 통해 나름대로 추측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글쓰기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책들의 출간을 보면 이런 류의 글쓰기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혹시 추리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지닌 독자라면 그 마음이 더욱 강하게 와 닿지 않을까 싶다.

 

기존에 생각을 염두에 두고 읽었던 패턴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약간은 진행방식에 있어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는, 하지만 저자의 독특한 발상의 형식은 추라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깃든 책이다.

                                                                                                                                

우죄

우죄 (2)

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사회파 추리 소설가로서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있는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나 천사의 나이프, 바로 얼마 전에 읽은 신의 아이란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그가 지향하고 있는 문제들은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는 딜레마를 선사한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 또한 독자들 나름대로 선택의 결정을 쉽게 하지 못하게 하는데, 역시 저자가 관심 있게 다루는 소년 범죄에 대한 사회성 짙은 이야기는 여전하다.

 

언론인을 꿈꾸지만 현실적인 생계 문제로 인해 좌절하고 스테인리스 가공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마스다는 같은 기숙사 옆방을 사용하고 있는 스즈키와 동료다.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꺼리는 묘한 분위기의 스즈키는 점차 마스다와 친하게 지내게 되고 어느 날 14년 전 벌어진 한 사건을 알게 된 계기로 인해  마스라로 하여금 스즈키를 의심하게 하는데…

 

여기엔 한때 나쁜 남자의 속임수에 걸려 AV배우로 일했던 과거를 숨기며 보통의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가려는 미요코, 교정국 직원이자 정신과 의사인 야요이의 관계는 등장인물들 간의 인연을 통해 죄를 저지른 사람, 피해자의 가족들의 아픔,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왔지만 과연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을 온전한 시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들….

 

실제로 저자는 일본에서 발생한’ 여고생 콘크리트 사건’을 통해 소년법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가 발표한 작품들마다 모두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 또한 비숫한 양상을 지닌 것으로 느껴진다.

 

피해자의 고통보다 가해자의 고통을 많이 드러내고 법의 형량대로 선고가 내려질 때 피해자 가족들의 울분이 얼마큼 상쇄될지에 대한 생각들, 요즘 방송마다 끊이질 않고 나오는 살해범의 범행 수법이 연신 오르내리면서 남겨진 가족들의 처절함이 마음 아파오는 현실에선 이 책이 마냥 소설처럼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채 제목이 일본어로 발음하면 ‘유우 자이(ゆうざい)’로 ‘유죄(有罪)’와 동음이의어로써 중의적인 의미로 쓰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범행을 모르던 때와 알게 된 이후의 심정들, 그 안에서 우정이란 이름으로 과연 친구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두꺼운 벽돌 두께임에도 쉽게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책, 저자의 탁월한 글의 내용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2019년 서울 국제 도서전을 다녀와서…

메르스 사태로 인해 그 해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열리고 있는 서울 국제 도서전에 다녀왔다.

매년 알차게 발전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자리 잡은 도서전~~

 

도서전입구

 

메이저급 출판사의 부스도 멋있었고 신생 독립출판업체, 지역서점의 근황, 작은 출판사들까지 고루고루 참여한 행사였다.

문동입구 문동책 문동책1 문동책5 문세계

 

문동의 이벤트인 뭉클 문방구는 인기가 많았던 코너다.

기존의 문동 북클럽 멤버가 가지고 있는 문동 멤버십 동전을 이용해 뽑기를 할 수 있는 이벤트 코너는 1등에겐 시크릿 박스가, 그 외엔 에코백이나 메모지와 책갈피를 교환할 수 있는 행사라 도전하는 마음도, 받은 마음도 모두 즐거웠던 행사다.

 

 

 

 

 

문동동전

 

뭉클

 

뭉클동전

 

​1등은 언제나 힘든 법이라, ^^  에코백과 메모지와 책갈피를 받은 이벤트~

뭉클당첨

 

다음 행사엔 행운의 여신이 나에게도 오길 기대해본다.

 

 

민음사부스  민음사부스1

 

민음사부스2

민음사오디오

 

민음사책

 

 

민음사는 기본 10% 할인에 북클럽 회원에 한해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에서 구매 금액에 따른 할인 적용을 받아 온라인에서 구매했을때보다 더 렴하게 구입할 수가 있다.

덕분에 신간 2권과 세계문학전집 한 권을 구매하고 할인 적용받아 집으로 룰루랄라~~ 했다.

 

올해의 도서 주빈국은 얼마 전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던 헝가리다.

나라의 특색에 맞는 설치물과 도서들의 진열은 이국적인 책에 관심을 둔 사람들이라면 흥미를 느끼며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해냄
해냄부스헐가리 모형
헝가리저자
헝가리주빈국
  헝가리책

 

 

 

유명 작가들의 사인회는 여전히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민음사의 조남주 작가, 해냄의 조정래 작가, 은행나무의 정유정 작가님, 그 외에 헝가리 작가의 참여 인터뷰도 눈길을 끌었다.

정유정작가

조정래

조정래작가

 

아무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구매하고 현장에서 친필 사인을 받는다는 것은 유명 가수들의 사인을 고대하며 긴 줄을 마다하지 않는 팬들의 마음과도 일맥상통하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작년까지만 해도 도서전 내부에는 간단한 음료만 판매를 했었는데, 올해는 성심당이란 빵과 책을 판매하는 부스가 생겨서 정말 혼잡했다.

 

 

성심당

성심빵

 

오랜 전통을 지닌 성심당 빵집에 대한 역사와 점심이나 간단한 요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필요한 장소가 아니었을까 싶다.

맛난 빵도 맛보고 책도 구경하고, 빵도 구매할 수 있었던 곳이라 내년에는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은데….

영화를 통해서나 만화를 통해서 만나볼 수 있었던 아이언맨, 헐크의 동상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인기를 누린 장소였다.

시공사 부스 옆에 설치된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기념하기 위해 저장하는 모습들은 가장 혼잡한 장소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

 

책의 발전은 이북에 이어 오디오 클럽의 대세처럼 여겨졌다.

쇼코의 미소

각 출판사마다 나름대로 출간된 책 한 권을 정해서 유명인들의 목소리로 오디오를 통해 책을 들을 수 있는 행사는 앞으로의 독서 발전에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작년에 이어 문자 인쇄기도 다시 볼 수 있었고 할자의 발전사는 인간에게 있어 글자가 주는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볼 수 있었던 시간을 주었다.

 

고인쇄문화관 목활자  활자전개도 활자진행
활자마무리

주말이라 혼잡하고 사람도 많았지만 그 나름대로 사람들 틈에 섞여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며 돌아본 도서전은 힘은 들었지만 여전히 책에 대한 애정과 그 애정을 흠뻑 들이마시며 느끼고 온 하루였다.

 

소장욕구도 많았던 책들의 종류도 많고 유명인사의 만남도 즐길 수 있는 도서전~~

 

마스코트

책과의 만남은 여전히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다.

 

살아서 가야 한다.

살아서

살아서 가야 한다
정명섭 지음 / 교유서가 / 2018년 11월

역사란 굴레 속에서 인간들의 삶은 운명처럼 굴러간다.

특히 신분계급이 엄연히 있었던 과거의 시대라면 더욱 그럴진대, 여기 쌍둥이처럼 태어난 두 남자의 운명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흘러간다.

 

왜란 때 조선에게 군사를 보내준 명의 청을 거절할 수없었던 왕은 이미 누르하치의 근접할 수 없었던 세력이란 느낌이 있었음에도 결국 군사를 보내게 된다.

 

양반 출신의 강은태는 자신의 가문 입지를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아버지의 뜻을 따라가게 되었고 노비 모종 법에 따라 노비가 된 황천도 역시 주인댁 아들 대신 전장에 나가게 된다.

 

두 사람의 기막힌 인연, 후금의 거센 공격에 둘은 포로가 되면서 신분의 차별 없는 노비 생활로 들어서게 되었고 이후 둘은 쌍둥이처럼 같이 지내며 신분을 초월해 돈독한 우정을 이어가며 혹독한 삶을 지탱한다.

 

그들이  희망은 단 하나, 살아서 가족이 있는 조선으로 돌아가는 것-

그러던 어느 날 노비 생활 20여 년에 들어선 두 사람 앞에 인생의 희비가 엇갈린다.

임금이 바뀌면서 속환사를 통해 강은태는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고, 황천도만 남게 된 상황이 닥쳐온 것이다.

 

책은 이 시점에서 스릴과 긴박감의 연속성을 보이며 진행된다.

중국에선 신분의 구별이 없던 그들에게 이렇듯 고국이란 이름 앞에서는 확연히 달라지게 되는 상황은 황천도가 벌인 행동을 통해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인간이란 존재로서 느끼는 좌절감과 더 이상을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섞이면서 극단적으로 치닫는 행보를 보인다.

 

강은태를 죽이고 자신이 강은태 행세를 하면서 살게 되는 계획을 세운 황천도가 겪는 고국에서의 아슬아슬 줄타기의 인생 모험은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그가 겪는 애환은 또 다른 한 인생의 단면을 보인다.

 

저자는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를 적절히 가미해 인간들이 역사라는  굴레와 나라의 위정자들에 의해 결정지어진 운명을  어떻게 개척하는지, 그 개척의 의미가 과연 자신에게 어떤 희망을 보이는지를 스릴을 통해 보인다.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강은태로 살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런 일도 안 하면서도 끼니 걱정을 하지 않고, 솜털처럼 부드러운 비단옷을 입고 따뜻한 솜이불을 덮고 자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하고도 완벽하게 강은태로 살아야 했다.

 

영화 ‘마틴 기어의 귀향’이나 ‘써머스비’, ‘리플리’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황천도란 인물의 행보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또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행동들은 과연 나라면 이런 상황이 닥쳐온다면  어떤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를 묻게 한다.

 

거스를 수 없는 숙명 앞에  삶과 생존의 또 다른 이름인 강은태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황천도의 삶을 통해 역사와 시대적인 비극의 모습을 보인 책이라 책 제목이 다시 한번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삶과문학의경ㄱㅖ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 김종회 문화담론
김종회 지음 / 비채 / 2019년 5월

어떤 사람의 인생의 이야기를 풀어내자면 때론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치 지어낸 것처럼 받아들여질 때가 있다.

 

이는 삶에서 차지하는 문학이란 장르를 생각하게 만들며 문학이란 어떤 허구적인 상상의 발로에서 시작되는 부분이 들어있지만 분명 이렇듯 인간의 지난한 삶을 반추해볼 때 연관이 지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의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바로 이러한 연장선에서 생각을 하게 했다.

 

제목 자체가 어렵게 받아들여졌음에도 내용은 그동안 무심코 읽어왔던 문학의 범주와 그 연장선에 있는 삶에 대해서 연신 생각을 해보게 한다.

 

모두 다섯 장, 55 꼭지로 구성된 책의 내용은 특히 새로운 신조어인 ‘디카시’를 다룬 부분에서 신선함을 던져준다.

 

 

디지털카메라와 시(詩)의 합성어로서 위의 새로운 신조어는 어플처럼 다뤄진다고 보면 훨씬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의 문학의 경계 부분에서 시작해 경계를 좀 더 넓혀 재외 문학, 번역문학, 한국문학과 북한 문학까지를 두루 다룬다.

 

자신의 개인적인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요즘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는 중국문학에 대한 이야기까지 전방위적인 폭넓은 이야기들은 문학의 또 다른 범위를 알려주고 있어 흥미를 일으킨다.

 

특히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알아가는 점을 들어 이야기한 부분은 군포 도시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군포가 ‘책과 독서의 명품도시’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기까지 노력한 점들을 다룬 부분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책을 읽다 보면 책 속의 내용 중에 드러난 어떤 부분들을 연계해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아가는 경험이 있듯이 이 책을 통해 저자의 경험과 연륜이 쌓여 드러난 지식의 내용을 흡수한다는 느낌을 받게 한 책이었다.

 

작가는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는다고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란 생각이 든다.

알게 모르게 우리들의 삶 자체가 바로 문학을 통해 진실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 그런 점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문학의 발전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하다.

 

 

특히 향토문학에 대한 부분들, 이병주 작가의 책을 언급한 부분이나 다른 작가의 문학들을 이 책을 통해 접해 보니 새삼 다시 들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며 한국문학의 저변 확대와 범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종횡무진 문학에 대한 많은 것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브링 미 백

브링미백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전 작품들을 통해 충분히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작가의 신작이다.

 

심리 스릴러의 전형처럼 보이는 진행은 이미 이런 패턴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여전히 궁금증 유발과 호기심, 도대체 왜?라는 의문까지 더해지면서 몰입의 강도를 높인다.

 

아버지의 폭력과 엄마의 죽음 이후 집을 가출한 레일라, 스코틀랜드에서 영국으로 오면서 첫 만남을 통해 첫눈에 반한 핀과 사랑을 하게 되고 그들은 완벽한 커플로 프랑스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휴게소에서 돌연 자취를 감춘 그녀, 그녀가 남긴 흔적이라고는 항상 몸에 지니고 있었던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뿐이다.

 

끝내 레일라의 행방은 찾을 길 없는 상태로 12년이 흐르고 지금 핀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레일라의 친언니 엘런이다.

 

추모식에서 만난 이후 눈동자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느낌과 행동을 보인 엘런을 통해 핀은 그녀를 보면서 레일라를 떠올리게 되고 이후 차츰 가까워지면서 다른 느낌의 사랑을 하게 되는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일라를 봤다는 신고를  경찰로부터 전해 듣게 되고 이후 집 앞에 놓인 마트료시카 인형의 제일 작은 인형이 계속 나타나면서 레일라의 존재감을 핀은 서서히 느끼기 시작한다.

 

메일을 통해 핀에게 계속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듯한 수수께끼 같은 방식을 보인 그는 누구인가? 정말 레일라인가? 아니면 레일라를 빙자한 전혀 새로운 미지의 인물인가?

 

책은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며 핀과 레일라의 독백 형식으로 그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알게 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감정을 느꼈을 두 사람 사이에 오고 간 불신과 배신감, 과거의 악몽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사람의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결심의 결과물들….

 

이미 책을 통해 내용을 반추해가는 과정들 속에 독자들 중 일부는 레일라의 존재애 대해 어떤 감각을 통해 느낌을 받으며 읽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과연 레일라가 살아있다면 그녀는 12년이 지난 이제야 이런 일들을 벌인 것일까?

심리 스릴러답게 모든 적재적소에 의문과 의심의 미끼를 던져놓고 진행을 벌이는 저자의 패턴은 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이어지지만 이 책에서 보인 또 다른 반전의 맛은 새로운 맛의 스릴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끝까지 모른 척하며 살아갈 수도 있었을 과거의 그녀,  그녀와 언니의 비밀들, 사랑이란 이름으로 두 여인을 사랑한 한 남자의 기막힌 인생 이야기, 한번 펼치면 다음 진행이 궁금해져 책을 놓을 수가 없는 매력을 지닌 책이다.

                                                                                                                                

올드스쿨

올드스쿨올드 스쿨
토바이어스 울프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인 토바이어스 울프의 작품이다.

 

시대적인 배경은 1960년대  닉슨이 물러나고 케네디가 대통령으로 오른 이 시대에 화자의 중심으로 그린 이야기가 펼쳐진다.

 

 

 

장학생으로 사립학교에 들어간 화자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거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친구들이 있는 환경에서 같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

 

그들 나름대로의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자신들이 이미 갖추고 있는 것 외에 스스로의 자립으로 성취를 이룬 것만 인정한다는 동의하에 이루어진 선의의 경쟁은 이 책의 초반에 등장함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이끈다.

 

 

 

그런 가운데 화자가 활동하고 있는 문학 클럽활동인 문학잡지 <트루바두르>는 글에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나 투고를 할 수 있고 채택이 된다면 그것 또한 자랑거리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 학교의 전통이자 자랑거리라면 유명 작가를 초청해서 작가가 여러 글들 중 선택해 뽑힌 학생과 면담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미 교장과도 친분이 있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경연은 화자의 동급생이자 문학잡지 <트루바두르> 편집장 조지 켈로그가 뽑히는 영예를 안는다.

 

이후 화자는 다음 초청 인사인 아인 랜드의 작품에 빠져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에 벗어나 작품에 흠뻑 빠져 작가의 글 속에 녹아 담긴 그 모든 것에 대해 완벽함을 가졌다고 생각했으나 이마저도 허구의 한 부분임을 깨닫게 되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러한 현실적인 바탕 위에 드디어 헤밍웨이가 초청인사로 오게 되는  과정들은 그 누가 흥분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싶은 정도의 모든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한편 화자는 5년 전 여학교의 여학생이 쓴 글을 읽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같은 제목의 글을 써서 드디어 뽑히게 되지만 이는 곧 표절이란 이름으로 발각이 되면서 퇴학과 유명 대학마저 입학을 할 수 없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이리저리 떠돌던  생활의 연속,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화자는 모교였던 학교로부터 초청 인사이자 선배의 자격으로 강연을 해 줄 것을 부탁받게 되는데…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에 뒤편의 해설을 읽어보니 화자와 저자의 삶이 너무도 많이 닮아있다.

그것이 문학이란 토대 위에서 보이는 진실과 허구의 적절한 묘사와 긴장감을 유도한다고도 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만큼 화자가 갖춘 환경들이 자서전처럼 비친다.

 

 

 

이를테면 유대인이지만 가톨릭교도처럼 생활하는 모습들,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들었던 흥얼거림이 나치 행진곡이란 사실조차 모른 채 홀로코스트를 격은 학교 수위 앞에서 무심코 콧노래로 흥얼거린 사건의 진행은 미국 내에서 존재하는 유대인들이 갖는 의식들과 미국인들이 바라보는 유대인에 대한 인식들, 같은 가까운 학우 사이라도 같은 유대인이지만 결코 겉으로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는다는 식의 의식들은 특히 사립학교라는 환경 속에서 보이지 않는 계급의식 내지는 자신의 혈연 뿌리에 대한 인식이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읽으면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나오는 학생들의 클럽 활동이 연상되기도 하고 리플리처럼 자신의 환경을 다른 동경의 대상인 환경 속으로 들어가고자 애를 쓰는 계급의 불합리함 들을 함께 느껴 볼 수도 있었던 책이었다.

 

 

 

문학에 대한 애정이자 고해 형식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저자의 삶이 투영된 부분들이 많은 만큼 청춘의 한 시대를 겪었던 모든 이들에게 잠시나마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한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처음 접한 작품이지만 느낌이 좋은 책, 앞으로 저자의 다른 작품을 많이 접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나이트 워치

나이트워치

나이트 워치/  세라 워터스 저/엄일녀 역
문학동네 | 2019년 05월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쓴 3부작 <벨벳 애무하기>, <끌림>, <핑거 스미스>를 잇는 또 하나의 작품을 만났다.

 

 

전작이 빅토리아 시대를 관통했던 레즈비언들의 세계를 다룬 이야기였다면 이 책은 시대를 훌쩍 넘어 1940년대를 무대로 삼는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나 영화, 드라마는 많지만 특히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동선을 다룬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같은 맥락이되 다른 느낌을 받게 한다.

 

 

소설은  3인칭 시점으로 시대를 역순하며 보인다.

총 3부로 나뉘어 등장하는 시대, 1947, 1944,1 941 순으로 역행하는 진행은 전쟁 전후의 모습을 더욱 각인시킨다.

 

 

레즈비언 케이는 전쟁이 끝난 후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사는 여인이다.

전쟁이 한창이던 때는 야간 구급대원, 즉 나이트 워치로 활약하면서 연인인 헬렌에게도 최선을 다한다 그런 그녀는 왜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헬렌은 연인 줄리아와 동거 중이다.  그녀 또한 줄리아에 대한 질투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고 과거에는 시청 부서에서 일했지만 그녀 역시 전쟁이 준 영향으로 지금은 결혼정보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덩컨은 징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교도소 수감을 한 경험이 있다. 양초 공장에서 일하던 중 어느 날 프레이저가 기자 신분으로 가십거리를 취재하기 위해 공장에 오게 되는데 프레이져 역시 병역을 거부한 이유로 덩컨과 같은 교도소 수감 생활을 했었다.

두 사람의 만남, 정확히는 덩컨은 당황하게 된다.

 

 

한편 덩컨의 누나인 비브는 레지라는 유부남과 불륜관계를 가지고 있다.

헬렌과 같은 결혼정보업체에서 일하는데  불륜이란 관계를 숨기기 위해 몰래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두 사람이 일하는 곳에 프레이져가 방문을 하게 되고 비브 역시 프레이져의 방문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 외에도 케이의 친구인 미키 또한 전쟁 후에 정비소에 일한다.

 

이처럼 6명의 등장인물들의 삶을 반추하며 이어가는 이야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크게 케이, 헬렌, 줄리아의 관계를 그린 커플들 사랑 이야기와 비브와 레지의 불륜을 다룬 이야기를 통해 당시 그들이 무엇을 원했고 잃었으며 전쟁이란 참혹함 속에 인간들이 갖고 있는 욕망과 사랑들을 담아낸다.

 

 

무사히 전쟁을 견뎌냈고 살아남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사람들의 상실 이야기, 과거로 돌아갈 수록 더욱 빛나고 행복했던 시절이었음을 보인 진행은 기존의 작품들과 연이은 이야기의 연작인 듯하면서도 시대의 변경에 따른 새로운 시도의 이야기라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오사카사람  오사카 사람의 속마음 비채×마스다 미리 컬렉션 2
마스다 미리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일본 문학을 접하다 보면 우리나라처럼 지방 사투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간사이 지방이 익숙한데 번역자의 고민 중의 하나가 의미 전달과 단어의 맛을 어떻게 한국적으로 전달할까 하는데서 오는 애로점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접해 본 일본문학의 사투리를 우리나라 지역의 사투리로 바꾸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읽다 보면 아~ 이런 의미의 말이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읽어나가게 된다.

 

이번 책은 마스다 미리 컬렉션 2로 나온 책이다.

자신의 부모님과 자신의 고향인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오사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제삼자의 관점으로 바라본 글이다.

 

일본 사람이 아니다 보니 그녀가 적은 글들을 통해 오사카의 배경이나 오사카 출신 사람들이 쓰는 언어의 뉘앙스, 특히 오사카 출신의 개그맨들이 많다는 사실이 마치 우리나라 개그맨들중 어떤 지역 출신이 많다더라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오래전부터 일찍 상업이 발달한 도시답게 사람들 자체가 무척 붙임성이 있고 누구에게나 쉽게 친화성 있는 기질이 있다는 것을 보면 이런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닐까도 싶은데 책 속에 들어있는 만화가 같이 곁들여져 있어 한층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자신은 일찍 도쿄로 진출해 고향의 사투리를 사용하는 빈도가 적어졌지만 물건값을 깎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고향 사투리가 나오게 된다는 말엔 나라의 국적을 떠나 사람사는 모습들은 비숫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오사카2

 

우리도 그렇지 않은가?

특히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고 표준말을 쓰다 갑자기 고향 사투리를 쓰게 되면 그 자신 스스로 자연스러운 모습의 표현으로 나오는 그 장면이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다.

 

흥과 정도 많은 지역답게 먹거리 또한 어딜 가면 무엇이 유명하다란 인식이 있는 만큼 오사카 하면 떠오르는 다코야키에 대한 이야기는 직접 방문해서 그 맛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또한 지방의 사투리에 대한 미묘한 차이점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느낄 수 없는 지역 간의 사투리 억양과 말투는 여기서도 같은 모양이다.

 

한 예로 알고 있는 지인은 같은 도(道)라 하더라도 남, 북의 사투리가 약간씩 다르단다.

우리는 그저 같은 사투리로 알아듣고 이해하는 수준인 단어의 억양이 본토박이 사람들에겐 확연히 구분된다는 사실로 보아도 일본 또한 오사카 지역의 사투리는 달리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같은 나라 안에도 이렇듯 천차만별의 특징을 지닌 지역이 있다는 사실, 소위 말하는 지역 간의 나쁜 인식이나 말들은 지향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마도 저자의 따뜻한 마음을 같이 느끼며 읽었다는 공감대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사카1

 
대충 넘어가도 될 부분들의  세심한 묘사와 글들을 통해 그녀가 자신의 고향에 대한 애향심과 그 속에서 자라고 살아온 느낌을 충분히 느껴가며 읽은 책이기에 이런 고향을 둔 사람들이 부러워지기도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