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ㅣ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얼마 전 읽은 가가 형사 시리즈 중 하나인 ‘붉은 손가락’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작품이다.
여러 출판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워낙 많이 나온 탓에 올해는 유난히 자주 접하게 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특히 가가 형사 시리즈를 연이어 읽는다는 것도 인연이면 인연이겠지 싶은 내 마음대로의 해석(?)에 덧입어 마지막 시리즈라고 하는 이 책을 집어 들었다.
33년 간의 집필 과정 속에 태어나고 이제는 무대를 떠나는 가가 형사의 시리즈인지라 제목 자체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고 읽으면서 작가만의 따뜻한 시선이라고 해야 할까? 독자로서 가가 형사에 대한 연민마저 느끼게 한다.
마야모토 야스요란 여인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우연히 직원으로 받아들인 다지마 유리코란 여인에 대한 회상이다.
성실하면서도 좀체 자신의 개인사를 내비치지 않았던 여인, 그런 그녀가 와타베란 남성과 가깝게 지내는 듯하더니 어느 날 홀로 죽어있는 채로 발견이 된다.
시신 수습을 진행하던 마야모토는 어렵게 와타베와 연락이 되지만 그는 유리코의 아들 연락처만 알려준 채 종적을 감춘다.
죽은 그녀의 아들은 가가 형사, 그 후 10년이 흐른 후 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이 되면서 보통의 살인사건처럼 보였던 전개는 죽은 그녀의 뒤를 이어 가까운 곳에 있는 노숙자 움막에 불탄 시신까지 연결이 되면서 사건은 가가 형사의 어머니, 죽은 두 남녀의 관계를 두고 사건의 연결고리를 밝히려는 진행을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마음을 자식이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는 책이었다.
남모를 가정사란 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가야만 했던 사람, 그 사람의 자식 된 입장에서 벌어진 성장사는 책을 통해 이미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안타까움과 자신의 의지와는 상반된 어떤 커다란 결과물 앞에서 희생한 부모의 마음들이 아프게 다가온다.
가가 형사 시리즈 마지막을 끝내게 되면서 작가는 가가 형사에게 나름대로 그동안에 마음속에 간직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내지는 왜 자신들을 두고 집을 떠나야만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이번에 모든 것을 드러내 놓음으로써 완결을 지으려 했던 것 같다.
냉철한 이미지의 형사 시리즈도 좋지만 가가 형사처럼 인간적인 내면에 감춰진 인간성을 통해 사건을 풀이해가는 형식도 좋았던 책, 그렇기에 사건의 해결 과정 또한 남다르게 다가온다.
어쩔 수없이 비밀에 쌓여 살아가야 했던 그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남은 사람들의 고통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라는 식의 인생 이야기는 범인임에도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게 한다.
이제 어머니에 대한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좀 더 나은 마음 편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가가 형사 시리즈~
독자들의 뜻을 알았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감성으로 대미의 장식을 마무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