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0년 4월 3일

독서의 역사

독서의여사표지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서적 / 2020년 3월

인류의 역사가 이어져오면서 가장 두드러진 것 중에 하나가 활자의 발명이다.

활자가 있음으로 해서 그 이전에 행해졌던 구전의 행태가 글자로 변하고 이는 곧 인류의 문명의 재산보호 차원이자 각기 그네들 조상들의 중요한 무형의 보전을 이어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자의 기능은 비단 보전의 의미만이 아닌 읽는다는 행위를 시작함으로써 더욱 그 뜻을 파악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독서라는 개념으로까지 발전시켰다.

 

흔히 말하는 독서라는 개념에 대해 전방위적인 글을 오랜만에 접한다.

 

저자 알베르토 망구엘은이란 이름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호르헤 보르헤스다.

16살 때 서점에서 일하면서 엄청난 독서력 때문에 시력을 상실했던 그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그의 영향을 받은 것을 알려진 독특한 이력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문자를 통해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왔고 여전히 그 영향은 어떻게 이어져오고 있는지를 다가적인 변화를 주시하며 쓴 책이다.

 

첵을 읽는 행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속독, 완독, 숙독, 묵독…

 

오랜 과거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발전된 독서의 역사는 묵독을 통해 은밀한 연구 가능,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까지 영향을 미쳤던 부분들을 서술한다.

 

그런가 하면 책을 읽음으로써 사회적인 의식의 깨어남, 나아가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한 부분들은 ‘금지된 책 읽기’부분에서 더욱 실감 있게 다룬다.

 

특히 진시황제의 분서갱유나 미국 노예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같은 흑인에게 배우거나 선량한 백인들로부터 글을 배우는 과정을 다룬 부분들은 이를 저지하려는 사람들과의 극명한 대립들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책의 크기나 형태를 다룬 부분들, 책을 파는 사람들, 대신 책을 읽어주는 독사(讀師) 제도, 문자 대신 그림을 통한 메시지를 전달했던 ‘비블리아 파우퍼룸, 책을 훔치는 책 절도,,,

 

익히 알고 있거나 몰랐던 책의 세계, 독서의 역사 그 자체를 망라한 책이라 저자의 해박한 지식 앞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지금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이북과 오디오 북도 책의 한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읽는 행위인 독서의 의미와 그 변천사를 다룬 ‘역사’란 부분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유명인사들의 독서 편력 얘기도 흥미롭고 알려지지 않는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도 등장하는, 그야말로 ‘독서’란 역사 속의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녹슨 도르래

녹슨도르래

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3월

 

 

 

 

일본 코지 미스터리 여왕이라 불리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이다.

 

 
–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일 선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선택한다.

 

첫 문장부터 눈길을 끄는 서막은 주인공 여탐정의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보인다.

 

 

 

프리랜서 탐정으로 일하던 하무라 아키라는 살인 곰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번외로 다른 일도 같이하고 있는 중이다.

도토리 종합 리서치의 사쿠라이로부터  하청을 받은 일이 들어오게 되는데 부짓집 아들이 자신의 어머니 뒤를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조사 대상인 이사와 우메코의 뒤를 밟던 중  우메코가  동창생과 싸우던 중 아키라를 덮치는 사고가 일어나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무사했지만 정작 다른 할머니인 아오누마 미쓰에가 크게 다치게 된다.

 

이 사실을 보고하게 된 하무라에게 하청을 준 사쿠라이는 뒤탈이 없게 미쓰에 에게 잘 말해달라는 중개인 업무까지  부탁 받게 된다.

 

절지에 중개인 업무까지 맡게 된 하무라는 미쓰에 할머니에겐 유일무이한 가족인 손자 히로토가 있고 그 손자는 사고로 인한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손자인 히로토가 당한 교통사고는 그를 기억의 일부를 잃는 부분 기억상실 환자란 명칭으로 불리게 됐고 곧 히로토부터 다른 의뢰를 받게된다.

다름 아닌 교통사고 당일 아버지와 함께 스카이랜드 역에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와 뒤이어 아버지의 유품인 책을 처분해주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이에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일처리를 진행하던 중   그녀는 히로토의 방에 화재가 나면서 죽게 되고 뒤이어  히로토의 사건 의뢰는 점차 미궁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선택의 기로에 선 하무라의 사건 해결은 이렇게도 안 되고 저렇게도 안된 결과물 앞에서 활약을 벌이는 과정은 죽은 히로토의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 생각나게 만든다.

 

그를 둘러싸고 있었던 사람들 속에 진짜가 있었기에 더욱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여성 탐정이란 소재를 내세워 사건의 뒤 진실을 캐내는 활약은 여전히 고생길이지만 감동적인 부분도 들어있어 더욱 찡하게 다가온다.

 

무심코 지나치게 만든 초반부 등장인물에 대한 저자의 노련미, 로맨스까지 살짝 버무린 이야기의 흐름을 재밌게 읽는다면 코지 미스터리 여왕이 쓴 작품을 보다 더 생생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NHK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다고도 하는 만큼 이 시리즈물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