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그 작가 – 우리가 사랑했던
조성일 지음 / 지식여행 / 2020년 3월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작가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 중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서평 전문지 「책과 삶」에서 2년 반 동안 연재되었던 글을 기획 ‘그리운 작가’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책으로 참으로 반가운 이름들이 들어있다.
최인호, 김춘수. 서정주, 이문구, 기형도, 천상병, 권정생, 김수영, 이청준, 황순원, 법정,마해송, 최명희, 정채봉, 오규원, 홍명희, 이상…..
한국의 역사를 몸에 받으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준 그들의 인생과 문학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그린 이 책은 좋아했던 작가들을 글로 만나본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쓰고 출간하게 됐는지, 작가로서의 첫 시작부터 시대의 부응에 거부한 면이 있는가 하면 솔직한 자신의 행동을 인정함으로써 문학적인 한계와 고뇌들을 담아낸 부분들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시, 소설, 동화에 이르기까지 각자마다 지닌 문학적 깊이는 작가들의 탄생 배경부터 시작해 작가로서의 신념, 그리고 동시대를 같이 어울렀던 작가들의 이름들이 한 번에 등장하기에 그 시대를 살다 간 이들의 남다른 이야기는 마치 역사 속의 뒤안길의 한 부분처럼 들리기도 한다.
자신의 아픈 개인사를 소설로써 드러낸 박완서 작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뒤로하고 천상 예수처럼 살다 간 권정생,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노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던 시인 김춘수, 김수영의 ‘풀’같은 작품을 써보고 싶었지만 그가 먼저 썼기에 다른 길을 택했다는 이야기는 문학적인 사연이 깃든 부분이라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런가 하면 익히 알려진 무소유의 실천자인 법정 스님과 자야와의 대화, 백석 시인의 이야기는 설화처럼 들리기도 한다.
특히 홍명희의 <임꺽정>,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 <혼불>을 쓴 작가 최명희에 이르는 대하 역사소설의 흐름은 아직도 독자들에게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아있다.
한국말의 아름다움이 이토록 눈부시게 빛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향수’를 비롯해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동심의 세계를 이끌었던 작가들까지,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시절 풋풋하고 꿈 많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모두가 한 시대를 풍미했고 한 획을 그었던 그들의 글들, 그들은 여전히 우리들 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