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코너 프란타 지음, 황소연 옮김 / 오브제(다산북스) / 2020년 4월
저자의 이력이 참 화려하다.
20대 젊은 기업가로서 베스트셀러 작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LGBT 인권운동가이자 시민운동가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그가 자신의 내밀한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감동이 벅차게 다가오는 책이다.
저자가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에세이면서 일기장을 형식을 갖추고 있다.
유명인사로서 명성을 갖게 됐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커밍아웃 하기까지의 고뇌와 담담히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를 알고 지냈던 지인들이나 가족들에겐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은 자신만이 안다는 사실, 무엇보다 자신을 잃지 말라는 말을 들려준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을 하기까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거치면서 점차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과정 속에는 사회 속에서 비주류로 인식되는 자신의 상태를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인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 우리는 화해와 화합이 아니라 반목과 분열의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보다는 약점이나 잘못을 찾으려고 한다. 참 피곤한 세상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열린 마음과 선의로만 대하기에는 무서운 세상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우울의 땅굴 속으로 파고들려고 할 때마다 예상치 못한 친절이나 배려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조금은 긍정적이 되어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다고 쉽게 적응한 것은 아니었기에 커밍아웃 후에 얻은 자유로운 마음, 우울증, 힘들어할 때 자신의 주위에는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준 사람들이 있었음을 고백하며 여러 가지 일들을 들여준다.
비단 성소수자로서의 체험이 아닌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부딪치는 어려움을 자신은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며 극복했는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사진을 전공한 이력을 토대로 예쁜 작품집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 인생은 얄궂게도 빙 돌아가더라도 결국 제자리를 찾는 법이다. 인생은 우리를 가야 할 방향으로 밀어준 뒤 때가 되어야 열매를 맺는 씨앗을 심어준다.
이야기와 함께 담겨있는 산문, 시, 사진들까지 고루 들어있는 책은 내용과 함께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저자의 재능이 부럽기까지 했다.
누구나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혼자의 시간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책,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한 번쯤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차분히 내면의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매력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