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0년 4월 29일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물고기                 세계사를 바꾼 37가지 물고기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5월

오늘도 식탁에 올라오는 음시들 중 하나인 생선-

 

생선의 종류도 많아서 다양한 요리법과 조리에 의한 음식의 미각에 대한 느낌을 주지만 어떤 특정 물고기가 인류사의 영향을 끼쳤다면?

 

사실 역사를 돌아다보면 예기치 않은 발견이나 발명으로 인류사의 큰 발전과 영향을 끼친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책의 내용들은 한층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유럽사를 보게 되면 중세 유럽사를 빼놓을 수가 없게 되는데, 바로 생선에 얽힌 세계사 또한 이 시대와 맞물린다.

 

중세 유럽의 기독교에서는 육류를 뜨거운 고기라고 하여 먹는 것을 금지했다.

 

오늘날 서양인들의 주식이 된 육류도 알고 보면 그렇게 오랜 역사의 시간을 두고 발전된 것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즉 고기를 먹을 수 없는 방안으로 생선을 택했고 일 년 중 거의 절반이나 되는 기간을 ‘단식일’로 정해 엄격히 시행한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은 차선책으로 생선을 택했다.

 

 

물고기합체

 

그런데 하고많은 생선들 중 유럽과 북미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없는 두 마리의 대표적인 생선이 있다.

 

이 책은 바로 이 두 마리의 생선에 관한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오늘날 식탁에 오르는 생선에 대한 역사와 인류의 발전사를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가끔 여행 프로를 볼 때면 북유럽 사람들이 청어 캔을 즐겨먹는 모습을 보거나 책 속에서의 표현에서도 자주 등장할 때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냄새가 고약하다고 하는 청어, 그 청어가 유럽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니 신기하게 다가온다.

 

아직까지도 산란장소와 회유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청어가 유럽에 발견이 되면서 한자동맹으로 발전된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이 청어로 인해 발트해 연안의 발전이 있게 되지만 역으로 산란과 회유 장소가 바뀌게 되면서 네덜란드가 청어 무역 주도권을 장악한 헤게모니 국가로 성장한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이는 곧 다시 바이킹인들이  청어 이동경로를 따라가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가 아는 바이킹의 침략시대와 맞물린다.

 

한편 15세기 말 황금 섬으로 알려진 지팡구(일본)를 찾아 떠났던 존 케벗의 실수는 거대한 대구 떼를 만나면서 북미의 역사를 바꾸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 독립 전쟁의 자유정신의 상징이 된 대구, 지금도 대구 상이 있는 곳도 있다는 것을 보면 생선의 움직임의 변화가 어떻게 인류사와 함께 발전되고 퇴화되었는지를 재미와 흥미를 함께 느끼면서 읽어보게 되는 책이다.

 

물고기1

 

무심코 먹게 되는 생선에 얽힌 이야기 속에 담긴 역사의 흐름을 알게 해 준 책, 책 속에 담긴 두 마리의 생선에 관련된 37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어 유익한 정보를 준 책이기도 하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3

메디치권력의 가문 메디치 3 –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
마테오 스트루쿨 지음, 이현경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4월

유럽의 역사를  논할 때 빼놓지 못하는 가문이 있다.

 

르네상스의 불을 지피운 가문, 막강한 유럽 왕가와 경제, 예술, 종교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속속들이 참여한 그들은 바로 메디치 가문이다.

 

 

메디치 가문을 말할 때 대두되는 인물들이 여럿 있지만  저자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총 3부작에 이르는 한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책은 그중 3부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메디치 가문의 이름을 날리고, 유럽사에 영향을 끼친 인물 중 한명인 여인, 카테리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탈리아인으로서 먼 이국땅, 프랑스로 시집 온 카테리나는 외국인으로서 느끼는 주위의 시선들, 남편인 국왕 앙리 2세의 부인이란 신분이었지만 정작 자신은 사랑을 받지 못한 국모요, 이방인이자, 외로움을 함께 한 여인이었다.

 

더군다나 왕 곁에는 왕이 총애하는 애첩 디안 드 푸아티에가 있었기에 그녀와의 사랑 쟁탈권은 물론이고 자신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불안감을 필두로 무언의 위협과 권력의 왕궁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그녀의 자리는 불안하다는 것은 기정사실화_

 

그런 그녀가 오로지 자신의 지위와 위치를 보전하고 다른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서는 기필코 자녀를 낳아야만 하는 상황은 언뜻 보면 마치 우리나라의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듯도 하는 데자뷔를 느끼게 된다.

 

그나마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며느리 사랑에 대한 시아버지의 마음과  레이몽 드 폴리냐크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외지에 홀로 남은 그녀에겐 무척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들이 눈에 띈다.

 

다행히 그녀는 프랑수아 2세,  샤를 9세,  앙리 3세를 왕위에 올리는 목적을 달성한 여인이 되지만 한 개인적인 여인의 삶으로 보면 그다지 행복하다고만 할 수는 없을 운명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사랑 대신 권력을 택했고 그 권력으로 자신의 후세들은 권력의 정점에 오르게 한 힘도 대단하지만 역사적으로 본 관점에서의 여인이 아닌 한 여성으로서의 고뇌와 사랑에 대한 갈구, 그러면서도 권력의 힘을 이용해 유럽 왕가의 영향을 끼친 부분들을 섬세하게 그린 점이 다르게 다가온다.

 

 

권력이 주는 힘의 매력을 일찍이 알았던 여인, 남편과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폴리냐크도 죽었지만 자신이 죽는 순간까지도 권력을 놓지 않았던 카테리나의 삶을 재조명해 보는 책이라 한 인간의 삶을 재조명해 볼 수도 있는 책이다.

 

다만 그녀가 지닌 한(恨)이라고 할까?

진정으로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살았다면 오늘날 유럽사의 역사는 어떻게 변해있을지, 새삼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을 대표하는 메디치 가문의 여인을 다시 돌아보게 한 책이기도 하다.

 

실제 역사 속의 인물을 소설적 장치로 다룬 책이라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의 척도

인간척도

인간의 척도
마르코 말발디 지음, 김지원 옮김 / 그린하우스 / 2020년 4월

인류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하고 천재적인 업적을 이룬 사람을 말한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이룬 업적의 토대가 지금의 과학에서부터 각 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용이 될 만큼 그에 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그의 사후  500주년 기념작으로 출간된 이 책은 다빈치의 노려한 눈썰미와 그가 이루고자 한 일을 함께 그리면서 추리 스릴러의 지적 세계로 초대한다.

 

이탈리아가 통일되기 전 지금의 유명한 도시들은 하나의 독립적인 도시국가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밀라노의 통치자인 일 모로의 지원을 받고 있는 레오나르도는 그가 약속한 일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바로 서자 출신으로 밀라노를 통치하고 있는 일 모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과 출신 성분에 대한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방편으로 레오나르도가 제안한,  자신의 아버지로 인식된 스포르차 가문의 불멸의 명성, 영원한 영예를 기리는 청동 말을 만들겠다고 한 다빈치의  제안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한때는 다빈치의 제자였으나 행실이 나빴던 옛 제자인 람발도 치티가 밀라노의 군주인 루도비코 일 모로의 성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사건이 벌어진다.

 

그 어떤 타살의 흔적조차 없는 시신을 두고 사건의 해결을 풀어보라는 일 모로의 명을 받은 다빈치는 살인에 의한 사건임을 알게 되는데…

 

역사 추리 미스터리의 특성상 실제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적절히 배합이 된 이야기의 구성은 그 당시 밀라노와 나폴리의 아라곤 가를 물리치려는 프랑스의 속셈,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빈치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던 공책 안에 무기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이 있다는 설정 하에 이를 빼앗기 위해 접근하려는 첩자들이 이야기가 함께 등장한다.

 

가짜 은행 신용장을 만든 재주를 부린 람바도 치티는 누구에 의해 죽었을까?

왜 무슨 이유로 그를 죽여야만 했는지에 대한 범인 추적을 다룬 내용은 추리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추리만이 아닌 당시의 시대 흐름의 역사와 맞물린 이야기로 독자들을 이끈다.

 

저마다의 이익 타산을 계산하는 사람들, 본처를 두고 정부(情婦)를 둔 당시의 사회적인 모습,  본 책 제목이 의미하는 내용을 두고  범인과 다빈치가 벌이는  설전은 종교와 인간의 관계를 재조명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뜻하지 않은 범인의 존재가 밝혀진 점도 스릴이 주는 묘미지만 책 말미에 다빈치가 생각하는 인간의 척도에 대한 글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정도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 책이다.

 

 

***** “사람은 자연과 다른 사람들을 관찰함으로써만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믿는 것,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가 예상하는 것을 비교해보지 않으면 사람의 지성과 판단력이 건전하게 자라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실수에서 깨달음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자연 그 자체를 척도로 삼아 자신을 비교하는 것뿐입니다. 사람과 달리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p 346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여행기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요즘 책을 읽는 패턴들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눈으로 읽는 전형적인 책 읽기서부터 오디오북, 그리고 이제는 방송에서 같이 보고 듣고 패널들과 강사가 전해주는 대화들을 통해 다시 책을 만나보는 시간들이 대세라면 대세다.

 

그런 가운데 ‘책을 읽어드립니다’란 프로에서 나온 ‘걸리버 여행기’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향수에 젖게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다.

 

흔히 알고 있었던 동화책 속에 담긴 이야기는 두 편에 속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재밌었다는 느낌이 다시 든다.

소인국과 대인국의 정 반대 상황에 걸리버가 행한 모습들은 어린 눈에 맞춰서 그렸지만 알고 보니 이 책은 성인용(?)이란 점에서 다시 읽게 된 책-

 

총 4부로 구성된 책의 내용은 알고 있는 대로 릴리펏이란 소인국,   브롭딩낵이라는 거인국, 여기에 라퓨타 등으로 불리는 일본 여행, 말의 나라로 불린다는 후이늠국 여행기가  포함되면서 저자가 당시 영국의 현실을 비판한 책으로 그려졌다.

 

걸리버가 여행한 곳에서 겪은  반대 입장에 처했을 때의 피지배자와 지배자의 위치, 당시 정치제도에 대한 비판을 풍자 형식으로 다룬 내용들 외에  전제 국가 시대는  흘렀어도 책의 내용을 통해 전제 군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계기, 여전히 존재하는 보수와 진보의 관계들을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의 행복한 결말을 이룬 걸리버가 있었다면 성인으로서 만나는 걸리버 여행기는 또 다른 세계의 탐험을 보인 것이라 다시 읽어도 재밌고 시대를 앞서간 저자의 글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게 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