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20년 6월 24일

죄와 벌

죄와벌 [세트] 죄와 벌 1~2 – 전2권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5월

 

학창 시절에 읽은 이후로 다시 접한 책, 흔히 말하는 고전이란 분야에 속하는 책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최신 장르에 익숙하다 보니 손길이 닿지 않는 탓인지, 마음먹고 다시 도전한 책이다.

 

 

문학동네에서 완독을 목표로 한 함께 읽기 독서 챌린지에 신청, 나 스스로가 정한 스케줄 표에 따라 읽어나가는 과정이 그 나름대로 부담감에서 벗어난 읽는 재미를 주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생각이나 철학이 담긴 것들이 문장이나 소설의 구성에 있어 영향을 끼칠 때가 있다.

 

이 작품 또한 익히 알다시피  도스토옙스키를 세계적인 작가로 끌어올려준 작품이란 이름 아래 그가 경험했던 개인적인 삶,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엮은 내용이다.

 

내용을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것에는 번외로 생각되는 작품, 그만큼 회자된 작품이기에 재독을 한다는 것 또한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가난한 법학생 라스콜니코프가 자신의 위대함을 증명하려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고 그 여동생까지 살해하면서 벌어지는 과정과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팔아 살아가지만 신앙을 저버리지 않는 소냐의 만남을 통해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죄를 결코 인정하지 않았던 라스콜니코프가 소냐를 만남으로 해서 깨닫게 되는 과정은 다시 읽어도 신선했다.

 

 

제목만으로 접하는 죄와 벌이 아닌 당시 시대의 흐름과 저자가 겪은 경험담을 통해 신념, 관념, 그리고 겉모습으로 결정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  진정한 구원의 길은 무엇인지에 대한 모든 것을 열어놓고 생각하며 읽게 한 작품이다.

 

 

죄와 벌

 

1권에서의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내용들도 좋았고, 특히 읽으면서 스릴의 맛이라고나 할까? 학창 시절엔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이 눈에 띄어 이런 맛에 고전을 읽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2부로 넘어가면서 과연 두 사람의 길에는 어떤 결정들이 내려질까에 대한 궁금증을 포함, 고전의 색다른 맛의 세계를 만끽한 시간을 준 책이자, 나와의 약속을 지킨 작품이라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플랜토피아

플랜토피아  플랜토피아 – 식물과 함께 살고 있나요?
카미유 술레롤 지음, 박다슬 옮김 / 스타일조선 / 2020년 6월

평소에 식물이나 꽃을 보는 관상용으로 보는 입장이라 제대로 집안을 꾸미는 분들을 보면 부러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

 

손재주가 이 방면엔 없다 보니 어린 시절 키우던 식물들과의   인연이 닿지 않아 제대로 키워보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 지금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펼친 순간 바로 가까운 화원이나 꽃집을 둘러보게 되었다.

 

책의 제목은 ‘플랜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저자는 프랑스 DIY 전문 잡지 〈마리 클레르 이데 Marie Claire Idées〉의 부편집장 외에 출판, 조형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 책 속에 담긴 내용들은 직접 키우고 만드는 30가지 홈 프로젝트 안내서로써 초보자의 수준부터 눈높이를 맞춰 어떤 것부터 도전하면 실패를 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가 들어있어 흥미를 이끈다.

 

플랜1

 

요즘처럼 아파트 생활이 많아진 시대가 되다 보니 갑갑한 공간을 이용한 쾌적하고도 즐거운 눈 호강의 차원으로라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테라리움이나 화분 장식, 식물을 이용한 인테리어까지….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름인 몬스테라, 칼라테아, 베고니아처럼 물만 있으면 쭉쭉 자라는 식물들은

초보자의 입장에서도 쉽게 도전해봄직한 식물들이다.

 

분갈이나 영양주기, 가지치기 같은 부분에 자신이 없다면 손쉬운 물 주기만으로도 키울 수 있는 식물들을 포함한 것은 물론  물 주기가 거의 필요 없는 테라리움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에센셜 오일과 같은 식물 테라피,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옛날 방식을 고수하며 식물을 이용한  천연염색을 하는 분들처럼 저자 또한 이런 방식에 대한  소개 , 식물 세밀화로 집을 꾸미기를 통한 인테리어 가꾸기는 도전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한다.

 

팰린2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샌가 자신의 레벨과 관심도에 따른 부분에 눈높이가 맞춰지면서 자신이 직접 집안의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게 만든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그 주인을 닮아간다고 한다.

비록 말은 못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말을 건네고 키우다 보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작은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좀 더 세련된 나만의 스타일로 가꾸어 볼 날도 오지 않을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3

 

문화유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없는 발자취중의 하나인 실크로드-

수많은 낙타와 사람들이 지나가고 형성된 길, 바람과 모래의 흔적조차 없어진 길 위에 다시 새겨지고 만들어진 교역의 장소를 이어주던 실크로드를 저자와 함께 답사를 해본다.

 

 

거대한 지역의 각 나라들이 세워지고 흔적조차 없어진 나라들의 발자취는 시대를 막론하고 여전히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아낸다.

 

실크로드 1.2부에 이은 이번 3편의 실크로드 대장정은 한때는 동서양의 정.경제는 물론 문화적인 요충지로써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고,   책 속에 담긴 지역의 유산들을 통해 본 느낌은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과 함께 직접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한다.

 

실크로드1

 

 

유명한 서유기의 주인공인 삼장법사와 손오공이 지나갔다던 길은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추억을 선사하기도 한다.

 

저자는 서역 6강(차사국(투르판), 언기국(카라샤르), 구자국(쿠차), 소륵국(카슈가르), 우전국(호탄), 누란국(누란)을 아우르며 그곳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주고 이 실크로드란 길 위에 흉노, 돌궐, 동남아시아와 유럽인들이 교류를 통해 당시 활발했던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실크로드2

 

 

또한  우리나라의 고선지 장군의 조상들도 있었단 사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생생한 현장의 컬러 사진과 함께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환상적이고도 풍부한 이야기들은 재미는 물론 언젠가는 이 지역을 답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한 책이다.

 

 

달 너머로 달리는 말

20200622_223930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0년 6월

처음 읽을 때의 느낌은 역사소설처럼 느껴진다.

 

광활한 대지에서 두 나라의 이야기, 사림들이 있고 말(馬)이 있고 그 속에서 인류의 역사가 들어있는, 그러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이 보태어진 신화적인 이야기는 다소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작품 속에는 두 나라가 등장한다.

유목민의 나라인  초(草)와 농경민 나라인 단(旦)의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을 배경으로 전개되며 그 속에서 말들이 등장한다.

 

초승달을 향하여 달리는 신월 마 (新月馬) 혈통의 토하(吐霞), 다른 쪽은 피보라를 일으키는 비혈 마(飛血馬) 혈통의 야백(夜白)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두 마리는 각각 적대국인 초와 단의 장수를 태우고 전장을 누비면서 인간들의 전쟁을 목격하기도 하고, 조우를 한다.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 인간의 역사 속에 담긴 전쟁을 말의 시선으로 느끼고, 티베트의 장례풍습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은 광대하고 황량한 대지의 모습 속에 작은 한 점의 점처럼 느껴지는 인간의 모습을 연출시키기도 한다.

 

인류의 문명 발전이 말을 타기 전과 후로 나뉘었을 때의 변화된 모습을 반영하듯 그린 이 책의 내용은 문자가 생기고 기록이 쌓이며 거대한 군대의 형성을 그리는 과정은 인류의 문명 태동을 보는 듯했다.

 

 

인간의 사랑 모습이 들어있는 글들도 좋지만 신월 마 토하와 비혈 마 야백의 사랑이야기는 인간의 로맨스에 버금가는 심금을 울린다.

 

전쟁이 시작될수록 서로 간의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인간들의 야욕과 그 속에서 달릴 수밖에 없는 말들의 운명, 저자의 간결하면서도 투박하되, 서서히 자연 속으로 함께 빠져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