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와 대마초 – 신의 선물인가 악마의 풀인가
노의현 지음 / 소동 / 2020년 12월
언젠가 한때 대유행처럼 방송에서 판매되던 것 중에 햄프 씨드란 것이 있다.
샐러드나 밥을 할 때 같이 넣어도 다른 영양소의 몇 배에 해당되는 풍부한 영양이 있다고 선전했던 것으로 당시 대마에서 추출한 식품이라는 사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대마, 대마초란 말만 들어도 이미 머릿속에 각인된 좋지 못한 이미지 형성은 차후 식량으로써의 영양가나 그 취지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궁금한 적이 있었던 터라 그 대마에 대해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책을 만나봤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마, 혹은 대마초라 불리는 이 존재에 대한 태생의 원산지는 중앙 아시라고 알려져 있다.
세계 문명의 발상지 중 한 곳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재배를 시작했다고 알려진 만큼 그 유래는 오래됐다.
그런 대마를 이용한 각 대륙의 나라들은 어떤 식으로 이를 활용했을까?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예인들의 대마초 흡입으로 인한 구속사건을 떠올리게 할 만큼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있는 대마는 고대 중국에서는 의료용으로 술을 섞어 진통제로 , 인도에서는 시바 신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 대마초의 일종인 방(bhang)으로 이용되어 왔다.
이 외에도 중동에서는 오락용으로 사용한 지 오래되었고, 유럽에서는 체력증강용으로, 특히 로마제국은 대마 사용량이 엄청났다고 한다.
이처럼 대마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 식품, 옷, 연료, 종이는 물론 중대한 병의 고통을 완화해줄 수 있는 진통효과로서 사용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모두가 이런 대마에 대한 좋은 인식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대마에 관련된 국가적인 시행은 이에 관련된 인간들의 이익 때문에 벌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주도적으로 유엔이나 자국 내에서 대마에 관련된 금지 조항을 만든 미국의 경우 처음 멕시코와의 전쟁을 치른 후 멕시코의 가난한 이미자들이 몰려오면서 시작됐다
.
그들의 습관적인 고된 노동 후에 피운 대마초의 시작은 흑인들과는 또 다른 인종차별이 섞인 시선이 본격적으로 금지품목으로 관심을 두었고 이는 곧 듀퐁, 당시 재무장관과 마약국의 수장이 함께 연관되면서 자신들의 이익 타산을 위해 본격적인 판매는 물론 적발된 사람들을 구속하는 법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대마, 일명 햄프 씨드, 마리화나로 불리는 대마초는 불완전하고 불건전한 분류에 속하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대마가 갖고 있는 성분 중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대마초를 흡입함으로써 영향을 주는 성분을 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두루두루 사용될 수 있는 것임을 알려준다.
면직물을 대신할 수 있는 옷의 원료, 자동차의 오일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연료, 건축자재나 밧줄, 기타 생활 전반에 이르는 사용도는 상상을 넘어서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각기 다른 나라 일부에서는 이런 다른 시각으로 살펴봄으로써 법적인 구속력의 허용 범위를 각기 다른 분류로 나누어 완화하는 나라들이 있고, 미래의 에너지 자원이자 식량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음에 관련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의 밀림지역이나 인도네시아의 밀림은 벌채로 인해 인간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해 보면 한 발 앞선 연구를 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대응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하늘이 내려준 기적의 선물인지, 저주받은 악마의 풀인지는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기존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나라도 새로운 변신의 시대를 맞아들여야 하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