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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빈 공간

내마음빈공간

내 마음의 빈 공간 – 영혼의 허기와 삶의 열정을 채우는 조선희의 사진 그리고 글
조선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1월

 

 

언젠가 공항에서 작가를 직접 본 적이 있다.

유명 연예인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해외 촬영을 하기 위해 같이 출국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국내에서 이미 유명한 여성 사진작가라는 명성에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영화나 유명 패션 잡지, 아니면 연예인들이 얼굴이 담긴 한컷 한컷에서 오는 살아있는 생동감 있는 사진들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반가워할 책이다.

 

 

그런 그녀가 직접 찍은 사진과 자신이 느낀 감성을 담은 책을 펴냈다.

 

사진의 렌즈를 통해 표현되는 피사체의 실물의 표현들은 작가 자신이 어떻게 구도를 바라보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담느냐에 따라 같은 사진이라도 달리 보인다.

 

그렇기에 곳곳에 담긴 저자 자신의 인생의 길을 되돌아보거나 한 아이의 엄마로서 느끼는 직업여성으로서의 갈림길, 그리고 전 세계의 유명지를 돌아보며 찍은 사진들은 담담하면서도 강렬한 색채감, 그리고 간단명료한 가운데 철학적인 어떤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조그림2

 

지금도  20대의 나이를 고집하고 싶고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유명한 작가로 거듭날 수도 있었던 노력들, 그 이면에 담긴 인생의 길을 표현한 글들은 직접 가보지 못한 장소를 작가의 사진을 통해 위로감을 느끼게 한다.

 

버려함이 쉽지만은 않은 세상과의 교류 속에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일까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게 한 책, 저자의 사진은 확실히 뭔가를 묵직하게 던져주기도 하고 가볍게 웃음을 짓게도 하는 매력을 지녔다.

 

사진 한컷 한컷 마다 함축된 이미지들은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하고 거기에 더불어 가보고 싶게도 하는 색채가 담긴 것들로 가득 차 있어 여행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림1

 

책 제목처럼 내 마음의 빈  공간, 그 빈공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가 피사체를 사진이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찍음으로 인해 위로와 감성을 느낀다면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 또한  저자의 사진을 통해 그와 같은  공감을 느꼈을 것 같다.

 

삶이 고달프고 외롭고 힘들더라도 지금처럼만 꿋꿋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고집하며 사진이란 것을 통해 대중에게, 때로는 자신에게 던지는 위로의 말들, 그리고 감성을 자아내는 사진의 한컷 한컷들은 한 번에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저자 또한 보통의 우리들처럼 힘든 때도 있었음을 공감되게 느껴보게 한 책이다.

 

 

 

걸크러시

걸크러시 걸크러시 1 – 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걸크러시 1
페넬로프 바지외 지음, 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9월

연예인들 사이에서 누가 걸 크러시다~라는 말들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익숙해진 명칭이라 이 책을 읽을 때는 누가 이에 해당이 되는지를 궁금하기도 했었다.

 

펼쳐보니 내가 알고 있었던 여성도 있었지만 몰랐던 여성들이 등장하는 책이었다

 

 

여성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시간 전의 여성들의 삶은 정말 개척정신이 강했던 여성들이 아니었나 싶다.

만약 내가 그 시대를 같이 살아왔다면 나는 과연 그녀들처럼 자신의 인생 개척을 실현할 용기가 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책은 프랑스 [르몽드]지 블로그 이기 웹툰을 정식으로 출간해서 나온 책이다.

짧은 글과 그림 속에 담긴 여성들의 삶은 쉽게 따라 읽기 좋고 심각한 상황임에도 그 상황 자체를 유연한 그림과 유머를 장착한 글로 인해 전혀 부담감 없이 대할 수 있는 책이다.

 

 

시대의 흐름상 남성 위주의 사회 편견에 맞서 최초로 여성 산부인과 의사가 되고자 남자 행세를 해야만 했던 아그모디스의 이야기는 시대의 흐름에 쫓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 결과물이 오늘날 여성 의사의 출현이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여성이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스스로 불편함에 대한 이치를 깨닫고 새로운 모색의 길을 터득했던 수영선수 애넷 켈러먼의 이야기는 지금이야 당연한 수영복의 차림이지만 당시만 해도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단 점에서 타의 본보기가 됨을 느끼게 한다.

 

여성2

 

그런가 하면 스스로 수염을 붙이고 서커스단에 들어가 공연을 펼치면서 또 다른 인생의 모험을 한 클레망틴 들레의 이야기는 동화 같으면서도 스스로 인생의 결정을 하면서 살아나간 개척의 여인 모습을 투영한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여성을 뽑으라면 등대지기란 제목의 조르지나 리드다.

아무도 관심조차 갖지 않고 폐기처분에 있었던 등대를 독자적인 노력과 그녀를 위시한 주위 사람들의 노력으로 관광명소이자 잊힐 수 없는 등대를 간직하게 한 노력들은 평범한 힘의 원천이 어떻게 큰 발자취를 남기게 하는지를 깨닫게 해 준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의 삶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여성들이 진취적으로 자신들이 삶을 개척하기 위한 발판이 되는 기초가 되었음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이라 아주 유익하면서 재미도 함께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부터 휴가

오늘부터휴가

오늘부터 휴가 – 천천히 머물며 그려낸 여행의 순간들
배현선 지음 / 앨리스 / 2018년 9월

한국인들의 평균 휴가 일정은 외국보다 비교적 짧다.

 

그렇기에 마음먹고 해외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그것도 장거리 여행에 속하는 유럽과 우리나라와 정 반대로 떨어져 있는 나라를 마음먹고 떠나기 전에는 힘든 것이 다반사다.

 

그렇기에 마음먹은 대로 계획을 짜고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준비해야 할 사항들은 많게 마련이고 이렇다 보니 정작 여행에 가서는 무엇을 보고 느껴왔는지를 사진을 통해서만 기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여행 상품도 많아지고 각기 다른 취향의 여행 패턴을 고려한 나만이 느끼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여행족들이 많아진 것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나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 내지는 소소한 일상의 여행처럼 느껴지는 단순함 속에 따뜻한 시선과 그림들을 같이 느껴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여행을 하다 보면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했을 때 셔터부터 연신 누르게 되지만 이 책에서 보인 그림들은 그런 판에 박힌 사진의 기억보다는 작은 그림들을 통한 느낌이 더 많이 느껴지게 한다.

 

파리, 도쿄, 치앙마이, 도쿄를 통해 작가가 느껴본 여행의 모습들 속엔 패키지에 포함된 여행지와는 다른 내가 보고 싶고 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던 곳, 같은 장소라도 누구와 함께 했느냐에 따라 그 여행지에 대한 생각은 달라진다는 감상을 같이 느껴볼 수 있다.

 

멋쟁이들의 도시이자 패션의 대명사 도시인 파리에서의 감각적인 표현들, 책 속에 표현된 장소를 내가 느꼈던 그때의 감상과 비교해 볼 수도 있는 기쁨도 있었고 미처 가보지 못했던 장소인 치앙마이의 자연에 속한 사람들의 느긋함과 태국의 각종 음식들의 향연 소개는 작은 골목에서 마주치는 음식의 맛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모두가 같은 장소를 여행하면서 같은 느낌을 공감하기도 하지만 가족과의 오붓한 여행, 특히 도쿄에서의 모녀간의 자전거 여행은  우리는 하나란 느낌, 그리고 부모와 자녀 간의 애틋한 감정의 교류를 느껴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저전거여행

 

일률적으로 한꺼번에 공항에 모여서 가는 여행도 좋지만 이처럼 나만의 보물 찾기처럼 알려지지 않은 골목에 숨어있는 장소와 그 속에서 그 사람들과 함께 느껴보는 일상의 생활들을 한 번쯤은 여유를 가지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여행은 출발하기 전부터의 설렘과 함께 돌아오고 나서 좋았던 향수를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것이기에 이번에는 사진보다는 그리진 못하지만 저자처럼 그림을 통한 기억을 남겨보는 여행도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고양이 손톱과 밤

고양이 고양이 손톱과 밤
마치다 나오코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애묘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고양이란 동물은 개와는 다른 특징으로 인해 더욱 도드라지게 보인다.

그런 만큼 고양이를 가족처럼 여기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그려지는 또 하나의 독특한 이야기의 세계로 빠지게 될 것임은 분명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밤, 나른하고 졸린 눈꺼풀이 무거워짐을 느끼는 그런 날, 고양이들에겐 인간이 느낄 수 없는 묘한 모임이 있으니, 바로….

 

달이 차고 오르고 기우는 과정 속에서의 어느 날을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그림을 통한 이야기는 한 편의 짧은 동화를 연상시켰다.

 

분명 오늘이 그런 날일 것이란 고양이들만의 약속, 한 마리 두 마리,,, 그림을 통해 본 고양이들의 모습이 모두 똑같지 않게 그렸다는 점, 많은 무리의 고양이들이 서로 모여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신들과 비교해보는 설정은 그동안 다른 이야기들과는 확실히 다른 즐거움을 안겨줬다.

 

고양이2

고양이3

 

자신들의 신체와 하늘에 떠 있는 달의 모습이 같음을 확인하는 짧은 과정과 여정이었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그날이 돌아오길, 그들만의 약속은 인간의 눈엔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지켜지고 있지 않을까를 상상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어른을 비롯해 어린이들까지도 즐겨볼 수 있는 그림책과 이야기들이기에 가족들이 함께 즐겨봐도 좋을 책이다.

 

 

 

 

벨맨 앤드 블랙

블랙벨벳벨맨 앤드 블랙
다이앤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인생에 있어서 탄생과 죽음에 관한 주제는 영원한 숙제인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19세기 영국 고딕의 느낌을 물씬 풍기며 이야기꾼으로서 풀어낸 저자의 이번 작품은 다시 오랜 주제로 넘어가게 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신분의 구애 없이 찾아오는 평등의 존재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개념의 죽음이란 것-

 

소년 윌리엄 벨맨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의 곁에서 시종 머물고 있었던 존재인 블랙은 서로가 쌍둥이처럼 동거 동락하면서 살아온 세월을 그려낸 진행의 흐름이 다른 작품과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19세기 영국 휘팅포드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린 윌리엄의 생애로 시작한다.

 

영리하고 미남이며 교회 성가대 스타이자 동네 아가씨들에게 인기 남인  그는 처음부터 행운아인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버려졌으며 할아버지로부터 냉대를 받은 아이,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백부의 도움으로 벨맨 방직 공장에 고용이 되어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행동과 철칙을 내세워 성공을 거듭한다.

 

 

아름다운 아내를 맞아들이고 자녀들을 낳았지만 이런 행복감은 열병이 도지면서 가족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간다.

 

그런 과정을 지켜보면서 런던으로 자리를 옮긴 윌리엄은 제2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는 장례용품 전문점 ‘벨맨&블랙’을 연다. 

왜?

죽음은 유행을 타지 않으니까, 더군다나 부고장부터 장례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통해 영국 최초의 죽음 컨셉숍을 탄생시킨 그의 사업은 성공을 거두게 되고 그가 이런 사업을 하게 된 아이디어는 자신이 아닌 윌리엄이 그저 블랙이라고 부르는 남자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오니까요, 그게 곧 미래죠, 안 그런가요?

나의 미래, 당신의 미래. 모두의 미래.- p 234

 

어린 시절 친구들과 새 사냥에 나섰다가 까마귀를 맞힌 경험이 있었던 윌리엄, 그의 곁에 맴도는 그 사람은 오로지 윌리엄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로서 블랙이라 불리는 그 남자의 정체는 까마귀와 동일시된다는 느낌을 준다.

 

자신의 성공 뒤에는 정작 자신은 행복을 누리지 못한 사내, 그가 느꼈던 죽음은 성공의 또 다른 이름처럼 보인다.

 

성공 후에 찾아온 불행의 조짐이었던 가까운 이들의 죽음은 결국 다른 사업으로 인한 성공을 안겨주었다는 설정은 인생의 각기 다른 굴곡의 흐름을, 살아가면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우울하고 음습한 느낌의 고딕 풍이 물씬 풍기는 소설의 배경이 잊히지 않는 책, 자칫 지루할 수도 있을 이야기의 주제를 한 인간의 성장에 맞추어 긴장감 놓치지 않고 이끌어 나간 흐름이 인상적인 책이다.

 

 

 

 

빛의 눈속임

빛의 속임수빛의 눈속임 – 앤서니상 수상작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유혜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8년 10월

[네 시체를 묻어라]에 이은 일곱 번째 가마슈 경감 시리즈로 이번 배경은 스리 파인스 마을이다.

무명의 화가인 클라라 모로는 쇼트 케이스처럼 자신의 베르니사주를 열게 되고 미술계의 유명 인사들을 초청한다.
무사히 마치고 몬트리올 현대 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게 된 것을 기념하는 것으로 파티를 열지만 자신의 정원에서 목이 부러진 상태로 죽은 여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인, 그녀를 파티나 베르니사주에서 봤다는 사람은 없다는데, 그녀는 어떻게 초대를 받지 않고 이 자리에 왔을까?
더군다나 그녀는 어릴 적 클라라와 아주 친했었던 친구 릴리언 다이슨으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묘하게 흘러간다.

 

사건에 투입된 아르망 가마슈과 그의 부하인 보부아르, 그 외에 다른 경찰들이 본격적으로 그녀를 중심으로 수사에 나서게 되는데….

 

예술가들이 창작의 고통 속에 탄생한 자신의 작품을 두고 비평가들이 쏟아내는 리뷰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들 자신의 예술적 영감과 창작열에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그런데 만약 혹평이다 못해 자신의 창작열을 꺾을 정도의 리뷰를 보게 된다면 과연 그 예술가는 어떤 심정일까?
릴리언으로부터 혹평을 받은 예술가들은 그렇게 편한 마음이 되질 못했나 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말’이란 것, 언어라는 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감정도 다를 터, 릴리언에게 혹평을 받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창작에 대한 의욕을 꺾어버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렇기에 모인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읽노라면 누구나 용의자가 될 수 있다는 점, 특히 유명 예술가들 사이에 펼치는 경쟁과 그들 간에 진주를 발굴하고 자신만의 보물로 안착시키려는 아트계의 인물들의 심리전과 쟁탈전들은 이 책을 보는 재미를 또 다르게 달리 보는 재미를 준다.

 

특히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클라라의 남편 피터의 경우는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생각나게 한다.
부부라도 예술의 창작이란 길에는 시기와 질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있기에 범인은 누구일까를 연신 생각하면서 읽게 한다.

 

책 제목은 클라라가 그린 그림 속에 드러난 빛과 어둠을 통해  릴리언에 대한 평가도 같은 의미로  표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릴리언에 대해서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했다는 사람들까지, 릴리언의 인생도 누가 어떻게 느끼고 보느냐에 따라 명암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독자들은 어떤 모습이 진정한 릴리언의 모습일지를 상상하게 된다.

 

독특한 느낌으로  가마슈 경감 스타일만의 조사와 범인 색출 장면은 다른 작품에서 보인 캐릭터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게 하며, 자신의 일과 부하의 일, 그리고 사건을 두고 펼치는 각 인물들 간의 인생 이야기들은 따뜻한 인간애를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책이었다.

 
매번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 만큼 가마슈 경감을 빨리 만나보길 기대해본다.

 

 

 

 

 

 

 

 

 

 

 

 

 

 

 

 

 

 

토닥토닥, 숲길

토닥숲길표지

토닥토닥, 숲길 – 일주일에 단 하루 운동화만 신고 떠나는 주말여행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0월

바야흐로 완연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요즘이다.

아침저녁으로 찬 공기가 폐를 깊숙이 찌르면서 느껴지는 짜릿한 느낌의 가을 맛, 각 학교마다 소풍이다 운동회를 열고 있는 이때만큼 여행하기 좋은 계절도 없을 듯하다.

 

번역가인 아내와 기자인 남편인 부부가 경험하고 쌓아온 주말여행코스로 적합한 여행코스를 책으로 펴냈다.

 

누구나 그렇듯이 여행가지 전의 설렘은 그 무엇보다도 흥분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가 있다.

그 전초전의 기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코스로 적합한 장소를 소개한 이 책은 그저 간편한 운동화만 갖추면 된다.

 

각 기분에 따른 코스를 따로 적어놓은 책의 구성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테마여행으로써도 적합하고 각 지방에 펼쳐져 있는 장소를 찾아가는 기분은 책을 읽으면서도 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숲길순서 숲길안내도

 

그렇다고 여행코스만 소개한 것이 아닌 여행을 일상의 삶처럼 느끼면서 할 수 있기까지의 부부들의 이야기, 교통체증을 느끼지 않고 갈 수 있는 법, 각 지역마다 유명한 음식들과 풍경의 소개는 국내 여행지를 여행하고자 계획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도산서원

 

걸으면서 소박한 풍경을 통해 마음의 정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 책을 읽다 보면 당장 책을 집어 들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주저하게 된다면?, 아니면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더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운동화에 의지해 훌쩍 떠나보면 어떨까?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2

크레이지[세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2 세트 – 전2권
케빈 콴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보통의 사람들, 평범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에는 대부분이 말 그대로 평범하다.

 

하지만 최강의 부유층들이란 사람들이 사는 세계에는 어떤 것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 다른가 하는 궁금증은  방송의 드라마나 기타 가십거리에 오르내리는 갑질의 행동을 통해 공공연하게  아는 부분들이 있는 만큼 이 책에서는 그런 최상위층인 슈퍼 부자도 아닌 최 극강의 크레이지 리치란 불리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로맨틱 소설이다.

 

뉴욕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부교수로 일하고 있는 29세의 뉴요커 레이철 추. 그녀에겐 같은 동료 교수이자 남자 친구인 32세의 싱가포르인  닉이 있다.

 

어렵게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미국인인 추의 엄마는 한국의 이민 가정의 모습들과 비숫한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 새로운 땅에서의 적응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인다.

 

뜻한 대로 딸이 잘 자라줬고 대학교수까지 됐으니 이만하면 성공한 이민세대에 속하지만 닉의 경우엔 좀 다르다.

어느 날 싱가포르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한  두 사람은 마침 닉의 친구 콜린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김에 자신의 가족을 레이철에게 소개하는, 서로 쌍방향의 소개를 하기로 한다.

 

그저 가볍게 남자 친구의 가족들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떠난 레이철, 그러나 닉은 그녀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자신의 배경이다.

 

 

그야말로 타고난 금수저의 집안, 어느 날 뚝 떨어진 갑부가 아닌 조상 대대로의 부유함을 물려받은 집안이요, 이런 집안에서 보이는 온갖 휘황찬란한 모습들과 취향들은 레이철에겐 별세계다.

 

책은 두 남녀 간의 서로 층이 지는 생활의 차이, 부자들끼리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 자신의 것을 결코 남에게 주지 않고 지키려는 세습적인 생각의 토대 속에 이익과 타산을 계산해 합치고 어울리는 가운데 뒤에서는 서로가 다른 점을 비웃는 행동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 보면 눈이 그야말로 상상 속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쇼핑의 패턴과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비행기로 다른 나라로 떠나는 여유만만한 모습들, 그런 가운데 자신이 갖고 있는 배경에는 상관없이 진실한 사랑만을 택해 평범한(?) 보통의 사람과 결혼하는 커플의 모습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돈’을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인다.

 

읽으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대리만족 비슷한 최고의 부자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것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저자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책이라 그런지 솔직하면서도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동양인들, 그것도 부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줄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아시안이되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다.

겉모습은 동양인이지만 사고방식은 서서히 서구식으로 물든 패턴을 가지게 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전통적인 동양 의식을 갖고 있는 부모와의 대립을 통한 견해 차이, 부에 대한 생각 차이들은  이 책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살아가는 데 있어 돈은 필요하다.

하지만 ‘돈’에 대한 생각이 어떤가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이는 각기 다른 부자들의 모습, 예컨대, 돈에 과시욕을 부리는 부자가 있는가 하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의 부자가 있고, 돈을 통해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책,  특히 닉의 엄마 입장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평범한 이민자의 딸이 아들과 연인 관계란 사실에 뒷조사를 하는 것은 어디 가나 똑같은 동양의 정서인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레이철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책의 결말은 로맨스 소설이 지향하는 부분들을 보여주지 않음으로 해서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별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영화로도 개봉이 되고 있는 만큼 책에 그려진 화려함의 극치를 영상에선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원작과 비교해 보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동트기 힘든 긴밤

                                                           동트기 힘든 긴밤

쯔진천 | 최정숙 옮김/ 한스미디어 2018.11.16

2013년  3월 2일 토요일 오후, 장(江) 시 지하철 문화광장 역에서 술에 절고 꾀죄죄한 행색의 한 남자가 트렁크를 끌고 지하철 검색대를 지나가려 한다.

 

 

통과 절차상 검색을 거쳐야 함을 거부하는 남자, 트렁크 안에는 나체의 시체가 들어 있었고 이 현장은 주위 사람들의 핸드폰에 의해 퍼지게 된다.

 

 

남자의 이름은 장차오, 전직 법대 교수이자 지금은 변호사다.

죽은 남자는 장양이란 이름을 지닌 그의 제자이자 검찰관 출신이었지만 도박, 성매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교도소에 갔다 온 사람이다.

 

 

둘은 돈 문제로 싸우다 우발적으로 죽였다는데, 장차오는 이 모든 것을 순순히 인정한다.

순리대로 법정에 선 순간 그는 모든 진술이 거짓이고 자신은 죽이지 않았다는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며 장차오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교도소행을 감행하면서까지  과감한 행동을 한 것일까?

 

 

공안당국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수학교수인 옌량을 불러들이게 되고 그는 장차오를 맞대면하면서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자신의 입으로는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에 앞서 커다란 밑그림을 통해 사건 접근 방식을 하게 만드는 장차오 앞에서 옌량은 장양에 얽힌 관계, 10년 전에 판결이 난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법학과 학생으로서 지방에 자원교사로 지원한 허우구이핑은 자신이 가르치는 여학생 중 한 명이 성폭행을 당하고 자살로 마감한 사건을 통해 지방에 드리운 어두운 면을 보게 된다.

그 진실로 다가서게 된 과정 중에 뜻하지 않게 미성년 여학생 성폭행, 마을 과부를 성폭행했다는 죄목으로 자살로 마감하게 되면서 이 사건은 간단하게 마무리되지만 그의 애인이었던 리징은 결코 이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동창 장양이 마침 허우구이핑이 근무했던 지역의 감찰관으로 가게 되자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것을 부탁하게 되면서 10년 간의 끈질긴 장양의 수사는 지난한 과정을 보인다.

 

 

책은 장차오가 그간 이 모든 사건의 내막에 감춰졌던 고위급 관계자와 성 상납을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취해 한 지역의 거물급 경제인으로 거듭나는 정경유착의 관계, 이들의 관계를 밝혀내길 원치 않았던 그들의 무자비한 살인과 협박들이 스로의 입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 아닌 물고기 낚는 법을 알려주는 방법이란 것으로 현직 수사관과 옌링으로 하여금 진실에 다가서게 하는 과정을 그린다.

 

 

 

 

누구나 자신의 목숨은 하나다.

그런 자신의 목숨을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담보로 10년 간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 증거 인멸의 과정과 훼방에 이은 진실의 문은 턱없이 높음을 절감하며 절망과 희망, 원치 않은 삶 속으로 들어가는 장양의 신념과 그런 과정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장차오,  그는 왜  쉽게 자신이 이런 일을 하게 된 경위를 말하지 않았을까?

 

 

장차오는 말한다.

“빌딩 앞을 지나는 여행자들 중 그 외관에 흥미를 느낀 사람만이 안으로 들어와서 둘러볼 테니까요.빌딩 외관만 보고 겁에 질린 여행자는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두려워합니다. 어쩌면 못 본척하고 그래도 도망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빌딩의 내부 구조는 안으로 들어오려는 방문자만을 기다리며 계속 그대로 보존 되겠지요.”

 

 

자살로 마감한 장양의 사건을 통해 과거의 사건을 다시 회자시키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그들의 눈물겨운 투쟁이라고해야할까?

 

중국의 사회파 미스터리를 처음 접한 책으로 처음 대한 이 책에 대한 흡입력은 높다.

쉽게 손에서 놓을 수없을 만큼의 우리들의 지난했던 어떤 시절들을 떠올리게도 되고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비슷한 정서로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모두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진실을 밝히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더군다나 사회 초년생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장양의 노력과 그의 곁에서 조력을 함께 했던 사람들의 진실성은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막아서는 권력 앞에서 허무함과 절망감, 통렬한 비애감을 독자들로 하여금 모두 느끼게 만든다.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며 그리는 진행상황은 독자들은 한눈에 모든 정황을 알면서 읽게 되지만 정작 옌랑과 수사관들은 조각들을 모아서 전체적인 윤곽을 느껴가는 형식이라 진실을 알게 되면서 밝혀지는 과정들은  서로 상반되는 설정이 더욱 재미를 준다.

 

 

여기서 말하는 동트기 힘든 긴밤이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부정부패의 어둠을 그리고 있기에 과연 찬란한 해는 떠오를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제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실은 결코 감추어진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닌 언젠가는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결국 진실의 해는 떠오른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작가라고 하는데, 다음 작품을 통해서 꼭 만나보고 싶게 한 작품이었다.

 

 

 

청소해부도감

청소해부도감  청소해부도감 – 너저분한 삶을 반짝이게 해줄 청소의 기술 해부도감 시리즈
NPO법인 일본하우스클리닝협회 지음, 김현영 옮김 / 더숲 / 2018년 10월

집안 청소라는 것이 매일 깨끗이 쓸고 닦는다고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까지 제대로 청소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청소하고 난 후에 기분이 상쾌하고 개운한 것은 기본이겠지만 모르고 지나면 몰라도 알고 있는 먼지에 대한 것이 보인다면 그야말로 낭패~~

 

그렇다면 제대로 된 청소법에 대해 알고서 실천해본다면 어떨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초보부터 경력이 붙은 주부들까지 모두 유용한 정보로 가득 찬 책이다.

 

책의 구성은 우선 단계별 청소법으로 시작된다.

 

1. 단계별로 청소하는 방법

2. 효과적으로 청소하는 방법

3. 청결함을 유지하는 방법

 

이런 단계까지 가게 된다면 집안 구석구석에 먼지가 않을 자리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미 알았던 것들도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정보를 토대로 청소의 노하우를 경험할 수 있다.

 

청소의 가장 기본인 세제 선택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천연소재의 세제를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이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전문 청소용 세제도 있지만 이 세가지만 우선적으로 집에 구비해 놓는다면 웬만한 청소의 찌든 때들은 쉽게 제거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베이킹소다, 탄산수 소다, 구연산은 적절한 물과 섞어서 사용하게 되면 굳이 힘을 들이지 않고 몇 분이나 몇 시간의 차이를 두고 기다리는 여유를 통해  뽀득뽀득 윤이 나는 집안으로 바뀌게 된다는 사실!

청소용

 

하기 힘든 구역인 부엌 환풍기 청소나 화장실 환풍기, 창틀 청소의 경우 집에 흔한 청소 도구를 이용하는 센스, 또한 쉽게 손에 잡히기 쉬운 장소에 걸레를 배치함으로써 보다 쉽게 청소하기 쉬운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사실은 좁은 장소의 이용을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청소업

 

 

부엌 개수대에 있는 거름망 안에 알루미늄 포일을 탁구공 크기로 만들어 둔다면 찌꺼기에 함유된 오염이 포일의 특성을 이용해 걸러내므로 냄새와 깨끗함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아주 좋은 예시하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좀 더 전문적이고 빠른 시간 안에 보다 깨끗함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청소법을 익혀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청소 시간에 대한 부담감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는 점,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