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돌아 왔습니다.
정월 스무 이렛날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새벽녘에
어금니 물고 소리 숨기며
날 낳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하셨죠.
아홉 살 철부지가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
엄니는 밤마다 정화수 떠다 두 손 모아 빌었다 했죠.
6개월 그 정성이 모아져서 세상을 덤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취업하던 해, 열 두 달 할부로 십전대보탕 사 드렸더니
흐르는 눈물로 날 꼭 안으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할부가 끊나기도 전에 하늘에 오르시던 날
소자는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오늘 엄니의 주먹만 한 송편이 생각납니다.
보름날 정화수 떠다 두손 모은
우물가에 비친 검정 고무신에 눈시울이 젖습니다.
엄니!
철부지 아들도
벌써 내년이면 칠순입니다.
언젠가 엄니 곁에 가면
전처럼 꼭 안아 주실 거죠?
명절이면 더 생각나는 부모님, 그 사랑을
어찌 잊겠어요?
오늘 하늘이 참 맑으네요.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