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있기에는 뭔가 억울한것
같아서 친구를 불러냈다.
청계사쪽으로 가서 바람이나 쐬고 점심이나 먹고 오자고.
의왕시에 있는 청계사는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 자동차를 가지고
갈까 하다가 아무래도 계곡이 있는 곳이니 복잡할것 같아서 인덕원에서
청계사 서틀버스를 탔다. 이 절의 서틀버스는 매일 아침 9시와 10시
두차례 운행한다고 해서 10시 시간에 맞추어서 정류장으로 나갔드니
백중날이라고 그날은 차가 계속 있다고 했다.
자동차는 만원이었다.
불교에 대해서 아는것이 거의 없어서 옆자리의 사람에게 백중날이
무슨날이냐고 물었드니 돌아가신 조상들을 위한 재를 지내는 날이라면서
절에서는 석탄절 다음으로 큰 행사를 하는 날이라고 했다.
음력 7월 15일, 민간에서는 모내기를 끝내고 추수를 앞둔 시기에 농부들은
잔치를 벌려 휴식을 즐기며 풍년을 빌었던 풍습이 전해져 온 날이며 불교
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인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살아생전 악업을
많이 지은죄로 지옥에 빠져있는것을 제도하기 위하여 아들인 목련존자께서
음식을 마련하여 스님들께 공양을 베푼데서 유래되어 해마다 백중날에는
7대 선망부모를 위한 천도재를 올리는 날이라고 한다.
집에와서 검색을 해봤드니 대략 위와 같은 뜻의 날이 백중날이다.
절에는 색색의 연등들이 지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이 걸려있었다.
뒷모습으로 봐서도 걷기가 불편 해 보이는 분들인데 조상님을 위한
기도를 하러 올라가시는듯…
청계사 올라가는 계단이다. 너무 가팔라서 우리도 앞의
사진으로 보이는 옆 길로 올라갔다.
청계사의 누워 계시는 부처님, 열반상이라고 부르는 이 부처님은
길이가 15미터라고 하네요.
대웅전앞 뜰인데 금방 비어있는 의자들이 다 차버렸다.
이 분들이 소망하는것이 다 이루어졌음 좋겠다.
우리가 처음 평촌에 입주했을때만 해도 청계사로 오르는 이 길에는
개구리 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한적했는데 지금은 바로 밑까지
아파트가 들어서서 많이 변해 버렸다.
그렇지만 청계산의 푸른숲과 함께 계곡이 있어서 아직도 피서객들에게는
사랑받는 장소다.
우연히 들렸다가 백중날인걸 알게 되었다.
버스를 같이 탔던 옆자리의 신도분께서 점심공양으로 오늘은 떡도
나오니까 드시고 가세요 하는걸 절 한바퀴 돌고는 그냥 내려왔다.
친구에게 내가 맛있는것 사주겠다고 하면서 불러냈기 때문에.
갈때는 서틀버스로 절까지 편히 갔는데 올때는 걸어서 내려왔다.
청계산의 맑은 공기도 마시고 운동도 할겸해서.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한 30분 정도 걸어서 내려왔는데 피서객과 참배객들의
차가 너무 많아 마을버스가 오질 못하고 있어서 다시 또 걷기
시작했다.
쉬엄쉬엄 꽃도 구경하고 예쁘게 지어진 집들도 구경하고 오다보니
음식점들이 있는 마을까지 와 버렸다.
오늘은 또 하나의 공부를 한 날이다. 백중날이 무슨날인가를 알게
되었으니 친구에게 좀 비싼 밥을 사줘도 될것 같다.
말그미
2014년 8월 11일 at 4:31 오후
제가 자주 찾는 청계산의 청계사가 아무래도 달라보입니다.
혹시 같은 이름의 절이 두개일까요?
원터골로 가는 ‘청계사’는 아주 작은 절이었습니다.
백중날의 의미를 이제야 확실히 알았습니다.
절에서 섬기는 유래도 처음 알았습니다.
보미^^
2014년 8월 11일 at 5:11 오후
백중날의 의미가 효에 있습니다. 지극정성 아들입니다.
지금은 절도 도심속에도 있습니다. 상업적이지 않을까 합니다만…
다는 아니겠습니다만 교회도 절도 성금 많이 내야 좋아한다고 합니다.
배흘림
2014년 8월 11일 at 9:23 오후
백중
저보다 더 많이 아시네요 ㅎㅎㅎ
도시 근교라 사람들이 많군요.
인간세상에 돈은 어디에나 필요하고 또 말썽도 부리고 하나 봅니다
가보의집
2014년 8월 11일 at 10:00 오후
데레사님
백중날이 무엇인가 알게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그근처에서 몇해를 목장등 하느라고 친정 오빠 동생이
살았던 곳이지요 한직골이란곳에 서 버쓰 종점이었지요
45년도 지난 일이니 많이 변하였지요
감사하게 보았습니다
데레사
2014년 8월 11일 at 10:13 오후
말그미님
이 청계사는 의왕시쪽의 청계산자락에 있는 절이에요.
아주 오래된 유명한 절이에요.
원터골로 가는 청계사 아닙니다.
저도 이날 공부해서 알았습니다. 백중날의 의미를요.
데레사
2014년 8월 11일 at 10:16 오후
가보님
우리가 평촌으로 이사왔던 20년전에도 그 곳에 가면 소 키우는
집이 더러 있었어요.
그러니 그 더 이전에야 정말 한적했지요.
추억어린 곳이군요.
데레사
2014년 8월 11일 at 10:17 오후
보미^^님
저 등들도 다 돈내고 달은건 맞아요.
그렇지만 종교도 돈없이는 운영이 어렵지요.
종교는 언제나 큰것만 바라 보아야 한다는 얘기를 누가 하더군요.
그리고 그 돈들로 좋은일도 많이 하는겁니다.
데레사
2014년 8월 11일 at 10:17 오후
배흘림님
저도 어제야 검색해 보고 알았슴니다
ㅎㅎ
無頂
2014년 8월 11일 at 11:01 오후
백중(百中)은 음력 7월 15일이 24절기의 중심이라 해서 붙혀진 이름이라 하고요,
불교에서는 우란분절이라 한답니다.
소중하게 쓴 글 잘 읽고 잘 보고 갑니다….
summer moon
2014년 8월 11일 at 11:27 오후
날씨가 유난히도 춥던 12월의 어느 날 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입시가 가까운 때였던거 같아요
기도 드리는 어머니들이 많이 보였었거든요.
‘백중날’에 대해 알게 해 주셔서 감사 !!!!^^
바위
2014년 8월 12일 at 1:52 오전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상님들 위하는 데는 열성이 대단하지요.
이건 참으로 바람직한 습성이라고 봅니다.
‘효자 집안에 효자난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은 웬 불효자들이 그리도 많은지.
조상님을 섬기는 공덕이 부족해서일까요.
찍으신 사진들이 정말 멋집니다.
분명히 스마트폰으로 찍으셨을 터인데, 그림들이 예술적입니다.
덕분에 저도 백중날 절집 구경 잘 했습니다.
카스톱
2014년 8월 12일 at 1:53 오전
옛골에서 청계산 올라 청계사로 여러번 하산해본 터라 그림이 낯 익습니다.
편안한 와불 모습도,
빼곡하게 매달린 연등 모습도,
절을 찾는 불자들 모습도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김상수
2014년 8월 12일 at 2:12 오전
에구 거기까지 가셨으면 떡도 좀 드시고 오시지요.
예전 노랫가사에 억울하면 출세를 하라 했는데 데레사님은 억울해서 절에 가셨고 그 덕택에 우리 모두는 백중에 대해서 알았으니 우리 모두에게 백중의 의미를 알게 해 주었던 데레사님의 억울함에 전 감사를 드립니다
나의정원
2014년 8월 12일 at 2:31 오전
깨끗한 절의 풍경이 더할 나위없는 계절의 자연스런 모습과 잘 어울리네요.
북한산.
2014년 8월 12일 at 2:32 오전
에전에 백중날도 시골에서는 떡도 해먹고 머슴들은 하루 시는날이였던것
같습니다. 어려서 아스라이 기역이 나는듯 합니다.
더운데 건강 하게 보내세요..
雲丁
2014년 8월 12일 at 4:17 오전
집에만 계시지 않고
열심히 걷고 맛있는 음식도 드시며
벗과 함께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비결임을 깨닫곤 합니다.
데레사님처럼 살아야 할 텐데…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25 오전
무정님
저도 백중이라는 말, 그리고 절에서 행사를 하는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다니다 보니 많은 공부를 합니다.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26 오전
썸머문님
지금도 입시생을 위한 기도도 하는것 같았어요.
대입 수능시험이 멀지 않았거든요.
여긴 오늘도 기분좋게 선선한 날씨입니다.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29 오전
카스톱님
그러셨군요.
저는 청계산을 서울살때 늘 옛골로만 올랐어요. 물론 내려오는것도
옛골로였지요.
평촌 처음와서는 이쪽으로도 더러 올랐습니다만 이제는 절까지도
허덕거립니다. ㅎㅎ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30 오전
바위님
이제 효라는 개념도 없어지는것 같아요.
내자식 남의자식 할것 없이 다 그렇게 흘러가는것 같아요.
그래도 불교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고 재를 지내는
날이 있다는것은 좋은 일이지요.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32 오전
김상수님
떡을 얻어먹고 싶었는데 친구에게 밥 사겠다고 나오라 했거든요.
절밥으로 사겠다는걸 때울수가 없어서요.
저도 백중날을 처음 알았습니다.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33 오전
나의정원님
이 절이 작긴 하지만 신라때 건축된 오래된 절이에요.
위치도 산중에 있고 해서 가는길이 좀 힘들지만
가보면 좋아요.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34 오전
북한산님
이제는 설과 추석외의 명절은 다 없어졌지요.
우리들 어린시절은 단오도 큰 명절이었고 2월 초하루도 명절이었지요.
세월따라 흘러가 버리네요.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35 오전
운정님
제가 무슨 표본이 됩니까?
그냥 주어지는대로 살아갈 뿐인걸요.
늘 고맙습니다.
한국인
2014년 8월 12일 at 5:14 오전
옛날 이 절에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해서 한반 가 보았지요.
저도 의왕시 로타리에서 셔틀을 타고 갔었지요.
누워계산 부처님은 그때 친견했던 생각이 나네요…
임영란
2014년 8월 12일 at 6:00 오전
시원한 포슽입니다. 청게사 가본지도 넘 오래됐는데.. 덥다고 늘어지는 저랑은 반대로 길을 나서는 데레사님 쵝오@!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6:48 오전
한국인님
맞아요.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했어요,
그때 구경 하셨습니까?
사진으로는 지금도 보여주고 있던데요.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6:51 오전
임영란님
그래도 조금씩은 움직여야지… 완전 늘어지면 앙대요.!!
산성
2014년 8월 12일 at 9:13 오전
늘 부지런하신 데레사님
첫번째 사진, 극락왕생 하얀등은 처음 보네요.
목련존자의 어머니는 왜 그러셨을까요…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어요.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11:11 오전
산성님.
저도 하얀등은 처음 봐요.
아마 돌아가신 조상들을 위한 등이라 흰색이 아닐까 싶어요.
불교에 대해서 아는게 없어서 나름대로 검색해 보고 쓴거에요.
enjel02
2014년 8월 12일 at 12:00 오후
산에 가서 겸사로 절 구경까지 하셨네요
백중? 모르던걸 또 알았네요
조상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라 하얀 등이 많은가 봐요
깨끗하고 이채롭네요 조상을 기리고 소원하는 것 모두 이루기를~~~
절 밥을 드셨어요?
절 밥 어쩐지 담백할 것 같이 생각돼요
그런데 절에서도 밥을 팔아요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4:11 오후
엔젤님
절밥을 안먹고 음식점으로 내려왔습니다.
친구에게 밥 사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절밥으로는
안될것 같아서요.
다프네
2014년 8월 12일 at 8:00 오후
청계사 갔다 오셨군요?
와, 진짜 흰등이 훨 예쁜 것 같네요. 왠지 분위기도 있어 보이고…ㅎㅎ
절밥이 맛있다는데 전 아직 한번도 못먹어봤어요. 불자가 아니니 절에 가도 언제나 휙 둘러만 보고 내려오는 데다, 밥까지 먹겠다고 하는 것도 양심없는 것 같아서 매번 그냥 오게 되는데 사람들이 하도 절밥, 절밥 하니까 궁금하긴 해요. 워낙 먹는 거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요.ㅋㅋㅋ
데레사님, 전 요즘 잠독에 빠졌나 봐요. 낮잠을 세시간이나 자고 난리도 아니예요.
이러다 겨울도 오기 전에 곰(!)되면 어쩌죠?ㅎㅎㅎ;
데레사
2014년 8월 12일 at 11:11 오후
다프네님
잠이 잘온다는건 좋은 현상이에요.
나도 한때 그랬었는데 지금은 잠이 안와서 전전긍긍입니다.
실컷 자고 또 움직이면 됩니다.
절밥, 사실 반찬도 두세가지에 모두 식물성이니 보잘것 없어
보이긴 해도 먹으면 꿀맛이에요.
풀잎피리
2014년 8월 13일 at 2:14 오후
두번째 사진 짱입니다.
백중날 사살의 모습 즐감합니다.
데레사
2014년 8월 13일 at 10:59 오후
풀잎피리님
그래요?
고맙습니다.
좋은날
2014년 8월 14일 at 6:41 오전
어릴때 백중은 일꾼들의 잔치날였습지요.
읍내 장터가 일꾼들 술추렴으로 렸습니다. ㅎ
흰 연등이 이색적이군요.
데레사
2014년 8월 14일 at 7:43 오전
좋은날님
그랬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불가에서 먼저 간 조상을
기리는 외 민가에서는 아무런 행사도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