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오월도 중순에 접어 들었다.
아프다고 해서 누워만 있을 수도 없고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새벽 동네길을 한바퀴 돌고 들어왔다.
아파트이긴 하지만 마당에는 장미도 피어있고 불두화도 피어있고
붓꽃, 함박꽃, 찔레꽃들이 짙은 향내를 풍기면서 피어 있다.
새벽 6시경의 하늘이다.
오늘은 미세먼지도 없이 하늘이 맑을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날이다.
학의천이라도 한번 걸어보고 싶은데……
그 많던 철쭉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아파트 마당은 초록으로 변해 버렸다.
나의 새벽 산책로, 이 길을 20년 동안 아침마다 수다를 떨며
한시간씩 걸었는데 이제는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며 아주
조금밖에 못 걷는다.
아, 장미가 피었다.
붓꽃도 피었다. 어릴적 화투에 그려진 이 꽃을 우리는 난초라고
불렀는데….
작약도 봉우리를 맺었다. 곧 피겠지.
고향집 화단에도 작약을 많이 심었는데, 작약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함박꽃으로 많이 불렀었던 내 고향 꽃이다.
불두화도 피어 있고.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불두화라고 부른다고 했지.
찔레꽃도 피었다.
어릴적 학교 오 가는길에 찔레순을 따먹으면 그 달콤한 맛에
끌려 또 먹고 또 먹으며 가시에 찔리는줄도 몰랐는데….
옛 생각하며 찔레순을 하나 따 먹어봤드니 글쎄 아무맛도 없다. ㅋ
오월의 한 가운데 와 있는 계절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비록 몸은 좀 불편하고 좀 아프고 하지만 마음만은 아직도
장미꽃밭인걸.
하늘 한번 쳐다보고 꽃 한번 쳐다보고 수다 한바가지 떨고 들어 오니
배가 고파진다.
이제 밥 먹어야지 ~~
초아
2016년 5월 11일 at 8:32 오전
그럼요. 마음만은 정정하셔야합니다.
이 나이대가 되면 안 아픈게 정상이 아니라 하던걸요.
저도 이곳저곳 신호를 보내지만, 참을만 하면 모른척하고 지내지요.
운동다녀오려 준비중입니다.
언닌 벌써 다녀오셨군요.
데레사
2016년 5월 11일 at 9:30 오전
참다 참다 못견뎌서 병원엘 간거죠. ㅎ
오늘 날씨 아주 좋은데요.
無頂
2016년 5월 11일 at 8:48 오전
싱그런 오월!
산책 잘 하셨습니다 ^&^
데레사
2016년 5월 11일 at 9:31 오전
네, 수다도 떨었지 말입니다. ㅈㅎ
비풍초
2016년 5월 11일 at 2:43 오후
등산용 지팡이 (스틱) 두개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면 좀 더 걷기가 쉬워질 듯 한데요… 평지에서도 많이 사용하거든요… 오래전부터 산악이나 트레킹이나 등지에서 아주 튼튼한 사람들이 (지팡이 사용안해도 될 듯한 사람들이 말이죠 ㅎㅎ) 스틱을 사용해서 걷지요..
데레사
2016년 5월 11일 at 3:53 오후
지팡이 하나 샀어요.
나가서 연습 해보니 팔이 아프네요.
수술을 하든 안하든 필요할것 같아서
한 개 샀습니다.
journeyman
2016년 5월 11일 at 4:16 오후
올려주신 사진을 보고 있으니 저도 산책하는 기분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데레사
2016년 5월 11일 at 6:54 오후
같이 산책한 기분이 든다니 제가 고맙죠.
그냥 이렇게 견딥니다.
enjel02
2016년 5월 11일 at 10:58 오후
수술받으신 줄 알았더니 아직이시군요
불편한 몸으로 산책도 하시고 글을 올려 주시고
덕분애 여러가지 꽃 구경 잘 했어요
맞아요 나도 옛날에는 붓꽃을 난초라고 했었지요
찔레꽃 줄기도 먹어보았고 우리는 같은 세대인 것 맞아요
별로 주전부리 꺼리가 없어서 그랬나 봐요 ㅎㅎ
데레사
2016년 5월 12일 at 7:18 오전
삼성병원에 다시 예약했어요.
아이들이 수술을 하드래도 큰 병원에서
하자고 해서요.
참나무.
2016년 5월 12일 at 9:24 오전
더 잘됐네요.
수술하시기 전 섭생에도 충분히 신경쓰실 수 있게…
P.S:
불두화또는 설투화라고도하지요
눈싸움 할 때 눈뭉치같다고…
좀 더 서정적이기도 하여서 저는…
데레사
2016년 5월 12일 at 10:08 오전
아, 그렇군요. 설투화?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제가 성격이 급해서 그냥 의사 말따라 덜컥
예약했드니 아이들이 아무래도 대학병원이 나을것
같다고 말려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고마워요.
바위
2016년 5월 12일 at 10:15 오전
활짝 핀 꽃들을 보면 고향생각도 나고,
어릴 적 뛰놀았던 그 시절도 생각나지요.
오월에 건강 회복하셔서
수술 안 해도 된다는 결과 있기를 빌어봅니다.
데레사
2016년 5월 12일 at 10:36 오전
고맙습니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저도 빌고 있습니다.
김수남
2016년 6월 3일 at 10:39 오후
언니도 찔레순 꺽어 드신 추억이 계시네요.저도 그렇거든요.산책로 참 정답습니다.찔래꽃 피던 시골 길이 그리워집니다.5월이 지나 벌써 6월이네요.늘 건강하셔요
데레사
2016년 6월 4일 at 4:10 오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