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가 천지삐까리인 부산 깡통시장

부산에  오니까  저절로  부산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

서울에서  반세기 정도를  살았는데도  서울말은  못하지만

그래도  억양은  경상도지만  사투리는  거의  쓰지  않고

살았는데  부산에 오니   까마득히  잊어 버렸던  말들이

술술  나오는게  참  신기하다.  천지삐까리라는   말은

아주  많다는 뜻.

 

부산 깡통시장,  옛  부평동시장과  국제시장의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깡통을  팔던 골목이  합쳐져서  지금의 깡통시장이

된것 같다.

 

그때  미제깡통이나  레이션박스 같은것은  비쌌지만  부평동시장에는

값싸게  사먹을수  있는  음식들이  천지삐까리 였다.

이곳에서  제일  생각나는건  팥죽과  비빔당면(그 당시는 당면을

분탕이라고 불렀다)과   떡볶기와  고래고기다.

 

깡통시장1

찾아간 날이  금요일이라  사람이  더 많았다.

북적북적,  그야말로  돗때기  시장이었다.

 

깡통시장2

어묵골목도  지나고

 

깡통시장3

난전에서 파는  음식들을  둘러 봤다.

아,  있다.  비빔당면도  있고  떡볶기도  있고  팥죽도  있고…. 다 있는데

고래고기는  이제는  없단다.

그때는  고래고기가  값이  싸니까  시장바닥에서  삶아서  팔았는데

지금은  고래고기 전문음식점에나 가야  있단다.

 

고래고기를  삶아서  도마와  칼을  들고서는   손님이  원하는 부위를

잘라서  주던,  그 고래고기는   없다.

 

깡통시장5

 

깡통시장12

쌀로  만드는 핫도그라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기도 패스다.

 

깡통시장6

 

깡통시장7

 

깡통시장8

가방을 보니 생각난다.

부평동시장 안에서  가방 장사를  했던  내 사촌 정숙이.

정숙이네 가방이  부산에서  제일  비싼  핸드백이었는데…

그 가게와  공장이  이 부근이었던것도  같고.

 

깡통시장9

 

깡통시장10

아,  말린생선도  있다.  좀  사갈까 하다가  귀찮아서 패스.

 

깡통시장11

부산 3대 빵집 앞에  까지 왔다.

남포동에서  완당으로 저녁을  먹었는데도  이 빵이 먹고 싶어서

딱  한조각  샀다.

 

깡통시장4

 

깡통시장15

딸기케익  한 조각이 6,000원이었다.

 

깡통시장16

셋이서  사이좋게  나누어 먹고….

 

깡통시장13

사람이 유난히 많은 가게는  백종원이 다녀갔다는  가게였다.

 

깡통시장14

돼지국밥집도  보이는데  시장에서는 고래고기집은  안보인다.

 

야시장을  열고 있는  깡통시장,   돌아다니는게  정말  재미있다.

내 취향은  고급음식점 보다는  이런 시장음식인데  배가 불러서

먹지는  못하고  비빔당면과  떡볶기를  포장해서  호텔로

들고 와서  한 밤중에  먹어 버렸다.   살이 찌거나  말거나

부산까지 와서  이런걸  안 먹을수야 없지 하면서.   ㅋㅋ

 

14 Comments

  1. 초아

    2017년 3월 2일 at 11:02 오후

    댓글달기도 인내심이…
    그래도 간절함이 통했는지
    열어주네요. 쉽게 달려야 할텐데..
    천지삐까리.. ㅎㅎ 구수한 사투리가 숭늉처럼 좋아요.

    • 데레사

      2017년 3월 3일 at 12:13 오전

      아, 위블도 잘 안될때가 많지요?
      그래도 기다렸다 다시 하니까 되더라구요.
      먹을거리가 천지삐까리라 좋았어요.

  2. 백발의천사

    2017년 3월 3일 at 11:35 오전

    제가 어릴 때 아이들이 서울에서 온 아이를 보고 “서울내기 다마내기 맛좋은 고래괴기” 하면서 놀리곤 했지요. 아마 기억 나실 겁니다.
    그 맛 좋았던 ‘고래괴기’가 서민들이 값싸게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아주 비싼 음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젠 자갈치시장에서도 찾아 보기 어려운 귀한 음식이 되어 버렸지요. 울산 장생포에나 가야 그나마 비싼 돈 내고 맛볼 수 있는 귀한 몸이 되었습니다. 포경금지 협약 때문이라네요.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동해바다에 고래가 아주 많아지면….. 그때…..ㅎㅎ

    • 데레사

      2017년 3월 3일 at 1:42 오후

      네, 기억하고 말고요.
      서울내기 다마네기 맛좋은 고래괴기…. ㅎㅎ

      그때는 고래고기가 값이 아주 쌌지요. 그 덕으로 가난하던 시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지금은 귀한 음식이 되어서 맛도 못 보고요.
      동해바다에 고래가 지천으로 많아질 날만 기다려야죠.

  3. 장앵란

    2017년 3월 3일 at 2:26 오후

    행복한 데레사님!! 뚝뚝한 경상도 사투리를 들으니까 저도 사투리를 좀 할께요 축구야 복장 터지네 쎄부렸다 써운타 산만디이가물치코구먹이다 쌔리고마 등등 우리만 알아들을수 있는 말이죠 특히 축구야 하는말은 정말 못알아들었었죠 전 깡통시장 가면 환공어묵 단골 이었답니다 명란젓도사고 밑반찬도 사왔었죠 저는 상어고기는 먹어봤는데 고래고기는 못먹어 봤네요 빵은 백구당 가셨었나요 저는 비앤씨제과팬이었답니다 원산면옥가서 비빔냉면 먹고 싶네요 데레사님! 여독 푸시고 행복 하세요

    • 데레사

      2017년 3월 3일 at 4:51 오후

      축구야 하면 운동경기인줄 알거에요.
      언젼가 친구들이 찻집에서 마카 커피주소
      했드니 그런 커피 없다고 해서 실컷 웃었지요.
      나도 환공어묵 좋아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영도 삼진어묵 본사에
      구경겸 갔었어요.

  4. 나의 정원

    2017년 3월 3일 at 4:13 오후

    영화 국제시장이 생각나네요.^^

    • 데레사

      2017년 3월 3일 at 4:52 오후

      네. 국제시장과 붙어 있어요.

  5. journeyman

    2017년 3월 3일 at 4:49 오후

    시장이름이 깡통시장이라니 재미있네요.
    사진을 보고 있자니 딸기 케익 맛이 어떤지 궁금해지네요.

    • 데레사

      2017년 3월 3일 at 6:00 오후

      전쟁때 미군에서 흘러나온 깡똥과
      네이션들을 팔던 골목이에요.

      케익은 달지않으면서 맛있어요.

  6. 산고수장

    2017년 3월 4일 at 6:37 오전

    천지삐까리에 반해서 여기도 들렸지요.
    ‘얄구제라 대만카스테라도 있네예.’
    다행히 날씨도 많이 풀린다니 즐겁게
    많이 다닙시다.

    • 데레사

      2017년 3월 4일 at 7:47 오전

      요새 서울에서도 대만 카스테라, 대만빙수가
      유행입니다.
      저도 먹어보긴 했는데 특별할것도 없던데
      줄을 섭니다.

  7. 김 수남

    2017년 3월 4일 at 9:04 오전

    천지삐까리! 너무너무 반갑고 정겹습니다,저도 안동에서 늘 사용하더 말이거든요.
    언니가 올려 놓으신 천지삐까리란 말에 저도 산고수장님처럼 반해서 따라 들어 왔습니다.
    언니의 부산 이야기 속에 진짜 맛있는 것도 구경할 곳도 천지삐가리네요.
    언제 가보고 싶어집니다.늘 건강하셔서 우리나라 방방 곳곳을 또 누비시며 다니실 다리 힘도 더해 지시길 기도합니다.

    • 데레사

      2017년 3월 4일 at 10:02 오전

      고마워요.
      나는 사과꽃 필때쯤 안동 한번 다녀올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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