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봉변을 당하고

낮에  롯데마트에  갔다가  겪은  일이다.

계산대 바깥에  잠시  서 있는데  앞에  있던  젊은 여자가  갑자기

뒷걸음을  치는  바람에  내가  넘어져 버렸다.

정확하게  표현해서  비틀거리며  시멘트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그런데   그  젊은  여자가  돌아 보드니  하는 말

“내가  약간  건드렸는데  왜  넘어지세요?”   한다.

그것도  어이 없는데  또  옆에  서  있던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오시드니  “그러길래  왜 지팡이를  안 짚고  다녀?  지팡이를

짚으면  안 넘어지잖아?”   한다.

 

이런것도   말이라고  하는건지?

다치지는  않았으니까  일어나서 그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

“누구든  실수로  남을  넘어지게 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사람이  넘어졌으면  손잡아서  일으켜놓고  어디  다친데는

없느냐고  묻는게  순서 아니냐?   당신의 느닷없는 뒷걸음에

내가  넘어졌잖아?”    하면서   알아듣게  얘기  했드니

그제사  “미안해요”  하면서   도망을  가 버린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던  할아버지도  머쓱한지  비틀거리며

가버리고..

 

가수국1

어느핸가  일본  어느 절에서  찍은  수국 사진이다.

이 수국은  붉게  피다가  점점  보라색 비슷한  파란색으로 변하다가

다시  붉은색으로  변하는게  참  예쁘다.

꽃은  이렇게  변덕스러워도   예쁜데  사람이  변덕스러운건 싫다.

 

가수국2

사람이  봉변을  당할려니  참  우습게도  봉변을  당한다.

설사  내가  자기에게  부딛쳐서  넘어져도  일단은  일으켜 세워서

다친데는  없느냐고  물어보는게  인지상정일텐데  자기가   넘어지게

해놓고는   나더러  넘어졌다고  나무래니,   참  어이가  없다.

 

가수국3

미안합니다.   한마디가  그렇게  하기  어려운걸까?

아니면  내가  억지춘향으로  치료비라도  내 놔라고 할까봐

지레  연막을  친 걸까?

 

가수국4

우습기도  하고  기가 차기도  했지만   다치지  않았으니

괜찮긴   하다.    뒤로  넘어져서  허리를  다치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긴  하다.

 

가수국5

 

이럴때   일본사람들의  “스미마셍”  이나  미국인들의 “Sorry”  가

부럽다.   요즘  내로남불의  정치판을  보는 만큼이나    오늘의

일은   황당하다.

16 Comments

  1. 산고수장

    2017년 6월 16일 at 4:15 오전

    조심해야 되는 시댑니다.
    특히 노인들 약간 건들려도 넘어지지요.
    그럴때 미안하다면 되는데 그것 안하는 사람이 많은
    시대이지요.
    또 뒤집어보면 실순데 고의로보고
    윽박지르는 노인도 많습니다.
    우야든동 현명하게 살아야…
    즐거운 주말되세요.

    • 데레사

      2017년 6월 16일 at 5:26 오전

      정말 어이 없더라구요.
      물론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기가 차던걸요.

  2. 초아

    2017년 6월 16일 at 5:50 오전

    정말 황당하셨겠어요.
    그래도 그만하시기에 다행입니다.
    행여 다치기라도 하셨으면…
    잘 하셨어요.
    모르면 알게해야하니까요.
    화이팅!~ 입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 데레사

      2017년 6월 16일 at 8:03 오전

      네, 안 다쳐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주말 잘 보내세요.

  3. 최 수니

    2017년 6월 16일 at 6:43 오전

    정말 어이없고 속상하셨겠어요.
    일단 미안하다고 하면 얼마나 좋아요.
    큰 사고로 이어지지않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 데레사

      2017년 6월 16일 at 8:04 오전

      그러게 말입니다.
      미안하다라는 말이 그토록 어렵나 봐요.

  4. 참나무.

    2017년 6월 16일 at 6:50 오전

    정말 황당하셨겠네요
    말씀대로 다치지않아 천만 다행입니다.
    백인백색 상상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전 지팡이 운운..할아버지도 유구무언이네요
    주말 잘 보내셔요~

    • 데레사

      2017년 6월 16일 at 8:05 오전

      지팡이 할아버지는 자기 할멈 나무라듯이
      하더라구요. 참내.

  5. 나의 정원

    2017년 6월 16일 at 9:45 오후

    뭐가 뭐 나무란다고, 참 기막힌 일들이 무척 많은 세상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들이 점차 사라져가는 세태가 씁쓸하기도 하고요….
    허리 안다치셨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첫 문장 읽고 허리! 하고 허걱했거든요.
    모두가 늙어간다는 사실만 유념하고 살아도 이런 일들은 줄어들텐데 말입니다.

    • 데레사

      2017년 6월 17일 at 9:16 오전

      허리 안 다친게 천만다행이죠.
      마안하다 한마디가 죽기보다 싫은가
      봐요.

  6. 김수남

    2017년 6월 17일 at 11:38 오전

    어머,언니! 그런 일이 계셨군요,정말 황당하단 말이 딱 맞는 일이었습니다.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다더니 너무 안타깝네요.정말 다치신 곳은 없으신지 미안해 어쩔 줄 모를 상황이어야될텐데 정말 치료비라도 물어 달랄까봐 겁이 났나봅니다.

    요즘 낮 시간에 밖에 있는 경우가 많고 집에 오면 또
    집안 챙겨 볼 것이 많아서 지금 언니 글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정말 그만하시다니 놀란 중 안심이 됩니다.

    작년 여름에 수술하시느라 너무 고생하셨는데 올 여름은 정말 더욱 건강하게
    안전하게 잘 지나시길 기도합니다.

    • 데레사

      2017년 6월 17일 at 2:19 오후

      사람이 넘어지면 일단 일켜놓고 다친데 없느냐고 물어보는게
      인지상정인데 그 사람 자기발뺌에만 바쁘더라구요.
      그래서 사람에 절망했습니다.
      다행히 허리를 안 다쳐서 괜찮긴 합니다만 좀 놀랬지요.

  7. 장앵란

    2017년 6월 17일 at 1:49 오후

    참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나오네요 저렇게 왕싸가지한테는 제대루 한방 날려줘야 하는데 참 그렇게 할수도 없고 그냥 재수없는 날이다 하고 스스로 위로하는수 밖에요 그러다 엉치뼈라두 다치셨으면 아니 작년에 수술하셨는데 거긴 괜찮으신지요 다친건 자구나봐야 안다는데 괜찮으시거죠?

    • 데레사

      2017년 6월 17일 at 2:21 오후

      벌써 이틀 지났는데 괜찮아요.
      만약 뒤로 넘어졌다면 다시 입원할뻔 했지요.
      주저 앉았으니까 다행인거죠.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이 참 안타까워요.

  8. 비풍초

    2017년 6월 19일 at 12:06 오전

    여기도 아주 많습니다… 부산 해운데 쪽말입니다.. 길을 가로막고 안비켜줘요.. 뒤에 누가 서있는지 전혀 관심없어요.. 아니 옆에 서있어도 상관않지요.. 자기 팔 자기가 휘둘르로, 자기 발로 자기가 걷는데 왠 상관하느냐하는 투죠…
    예절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 데레사

      2017년 6월 19일 at 4:12 오후

      세상이 왜 이렇게 변해가는지 모르겠어요.
      일단 잘못 했으면 사과가 먼저 나와야 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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