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 날씨가 맑았다.
아침 일찍 빨래 해서 널어놓고 뽀송뽀송하게 말라가고 있는지를
보느라 베란다를 들락날락 했다.
땀을 누구보다 많이 흘리는데다 아들도 직업이 하루의 대부분을
걸어 다니는 일을 하다 보니 거의 매일 빨래를 해야 하는데
올 여름처럼 비가 자주 내릴때는 어쩔수 없이 빨래를 미루게 된다.
그래서 어제는 기분이 좋았다.
빨래 해 널어놓고 에어컨 안 틀어도 괜찮은 날씨라 선풍기만
간간히 돌리면서 TV 도 보다가 책도 읽다가 낮잠도 자다가
마음껏 여유를 부렸다.
거실에 누워서도 내내 하늘만 쳐다 보았다.
비 그친 다음날이니 혹시 무지개가 뜰려나 하고.
그러나 무지개는 멀리 멀리 도망갔는지 보여줄려고 않네. ㅋㅋ
노을이 고울려나 하고 또 하늘을 내다 보았지만 노을도
그저 그렇다.
요즘 들어 나는 부쩍 하늘에 집착한다.
뭉게구름이 떠가는 하늘도 보고 싶고, 무지개도 보고 싶고
불타는 노을도 보고 싶은데 ……
광주서 들러 오는 소식.
형부는 결국 목에 구멍을 내고 관을 삽입한다고 한다.
가래를 못 뱉어 내니까 가래를 빼내는 관이라고 하는데 결국
하나씩 둘씩 연명장치를 하는 모양이다.
말이 그런걸 거부할거라고 하지만 아무리 혼수상태라도 살아 있는데
의사가 하자는걸 안 하겠다는 가족이 있을수 있을까?
아무리 화려하게 살았다고 해도 인생의 마지막은 슬프다.
더우기 보통의 사람들, 고생만 하다 나이 들어 조금 편안해 질려고
하니까 이렇게 인생의 끝과 마주쳐야 하다니 가족도 본인도
다 힘든다.
눈 뜨면 살아 있다는 사실, 생각을 할 수 있고 움직일수 있다는것에
감사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비 내리는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산고수장
2017년 8월 24일 at 6:25 오전
그래요 허구한날 아웅다웅하면서 살다가
이제는 좀편할것 같았는데 또다른 고통들이 슬금슬금 비집고 들어와서
괴로운 노년이됩니다.
광주의형부님 쾌차를 빕니다.
무리하지 마시고 욕심내지 마시고 그렇게
사십시다.
데레사
2017년 8월 24일 at 8:32 오전
네, 고맙습니다.
주어지는대로 그날 그날 편안하게 지내는게
제일이지요.
카스톱
2017년 8월 24일 at 3:15 오후
변화무쌍하지요, 하늘은… 인생처럼요 ㅎ
하늘만 보지마시고 땅(흙)도 열심히 밟으세요.
건강하셔야 합니다.
데레사
2017년 8월 24일 at 9:38 오후
고맙습니다.
형부가 좀전에 돌아 가셔서 광주로 출발
예정입니다.
최 수니
2017년 8월 26일 at 10:25 오전
투병중이던 형부가 돌아가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상심이 크시겠지만
먼거리 문상 잘 다녀오시고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벤조
2017년 8월 26일 at 10:58 오전
아아…그렇게 되셨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데레사님 잘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