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넷의 형부가 돌아 가셨다.
우리나라 남성의 평균수명 보다는 조금 길게 살았다고 해도
사람의 마지막은 누구나 불쌍하고 안타깝다.
당뇨가 그다지 심한편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합병증이 한꺼번에
다 나타나서 입원하자 마자 중환자실로 가서 한달여만에
결국은 가셨다.
영정 앞에 향 피우고 절하면서 가족으로 함께했던 60여년의 세월을
돌이켜 본다.
180에 가깝도록 큰 키에 인물이 훤했던 형부지만 중환자실에서
주렁주렁 호스를 메딜고 옷도 벗겨진채 누워서 아무리 불러봐도
기척도 없던 그 모습이 마지막……
평생을 교직에 계시면서 술도 안하고 농담도 할줄 모르고 오로지
점잖기만 했던 형부, 형부의 여동생들이 울면서 나한테 푸념하기를
“오빠는 운동만 했으면 좀더 살았을텐데 평생 언니만 부려먹고
자기는 몸을 안 움직여서…..” 했다.
당뇨관리는 식이요법과 운동인데 우리 형부는 그걸 절대로 안했다.
음식은 식성대로, 운동은 커녕 대문밖도 안 나가고, 사소한 일도
다 언니를 시켰다. 형부는 앉아서 신문을 보거나 TV 만 보거나
정말 아무것도 안 했다.
그렇지만 다른 면에서는 어느집 가장 보다도 더 가족을 사랑하고
아꼈던 분이다.
형부는 한줌의 재가 되어 고향 보성 득량의 선산 납골묘에
안치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조금씩 울다가 이제는 다
일상으로 돌아왔다.
사람의 삶, 참 허망하다.
남은 세월이 이제는 무서워 질려고 한다. 부모님 세대는 이제
다 가시고 형제들 순서가 되었다는것은 곧 나의 순서도
가까워졌다는 뜻이니까.
앞으로 남아 있을 나의 삶이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그간 염려를 해주셨던 이웃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북한산 78s
2017년 8월 27일 at 3:07 오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람은 한번왔다가 한평생 살것같아도 언제가는 떠나는데
평소에 살아갈때는 여유도 없이 아웅다웅 거리면서 떠나
는것이 人生 인가 봅니다.
데레사
2017년 8월 27일 at 5:15 오후
네. 그래서 그렇게 살지 않을려고 입으로는
늘 말합니다만 실제는 아웅다웅이죠.
김수남
2017년 8월 27일 at 9:04 오후
언니! 제목을 보고 주일 예배드리러 갈 준비를 하다가 급히 달려 들어 왔습니다.언니의 마음이 어떠실지 그 표현대로 정말 남의 일 같지 않고 또한 저의 일로도 다가옵니다.이 땅에서의 유한한 삶을 우리가 다시금 인식하면서 매일매일을 더욱 사랑하며 감사하며 은혜안에 행복하게 살아 가야될 것을 깨닫고 배웁니다.형부가 떠나신 빈 자리가 가족 모든 분들께 특히 언니의 언니 분께 제일 크실텐데 모두 삶의 이 섭리를 잘 받아들이시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기도합니다.형부께서 가정을 사랑하시며 성실하게 좋은 가장으로 사신 것의 열매가 남아 계신 분들을 통해 계속 아름답게 잘 이어져 가리라 믿습니다.언니도 늘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8:28 오전
고맙습니다.
가족들의 슬픔은 시간이 해결 할겁니다.
비풍초
2017년 8월 27일 at 9:31 오후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렇습니다. 당뇨병은 관리만 잘하면 아닌사람보다 더 오래산다고 하더군요. 부지런하면 오래살고, 게으르면 일찍 죽고.. 그래서 부자병이라고 한다던가요… 제 선친께서도 천성이 몸 움직이는 거 싫어하시는지라.. 일흔다섯 못넘기고 당뇨합병증으로 돌아가셨는데요.. 가까이 지내던 지인께서는 아주 부지런하셔서 이달 초에 아흔에 돌아가셨네요.. 저도 게으른 성격인지라.. 당뇨 안오게 조심하고 있아옵니다.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8:30 오전
고맙습니다.
당뇨가 게으런 사람에게는 치명적이지만
관리만 잘하면 괜찮은뎆 형부는 그걸
못했어요.
그래서 더 아쉬워요.
초아
2017년 8월 28일 at 5:50 오전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한번은 가야하는 길이지만,
이별은 늘 슬프지요.
뭐라 위로를 드려야할지…
이젠 우리일이기도 하지요.
건강 조심하셔요.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8:31 오전
고맙습니다.
가는길은 다 외롭고 힘들고…
건강관리 잘 해야지요.
산고수장
2017년 8월 28일 at 10:04 오전
며칠전에 애타게 염려하시더니…
그 글을읽고 남의일로 여겨지지 않았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건강 상하지마세요.
데레사
2017년 8월 28일 at 5:27 오후
고맙습니다.
정말 허무한게 사람의 일생인가 봐요.
선생님도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벤조
2017년 8월 31일 at 11:39 오후
그새 장례식 마치고 돌아오셨군요.
힘 내세요!
언니는 어떠세요?
데레사
2017년 9월 1일 at 1:33 오전
언니는 울다가 그치다가 하면서 그럭저럭
지내나 봐요.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