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숲에서 열리는 ‘광릉숲축제’도 메르스 때문에…

한국 최고의 숲 광릉숲에서 개최되는 숲축제….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올해로 광릉숲축제가 10회째를 맞았다.

광릉숲이 어떤 숲인가, 명실상부 국내 최고 최대의 숲이지 않나. 2010년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족보까지 갖췄다. 우리나라 단위면적당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희귀종으로 광릉요강꽃, 동물은 하늘다람쥐, 장수하늘소, 까막딱다구리, 크낙새 등 천연기념물 20여종이 서식한다. 광릉숲 2,240㏊에는 식물 865종, 곤충 3,925종, 조류 175종 등 모두 5,000여종의 생물이 산다. 단위면적당 식물종 수는 광릉숲이 ㏊당 38.6종으로 설악산 3.2종보다 훨씬 웃돈다. 곤충도 광릉이 175.2종으로 설악산 4.2종, 주왕산 12.3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쭉쭉 뻗은 나무가 햇빛을 가리는 광릉숲은 한국 최고 최대의 숲으로 꼽힌다.

쭉쭉 뻗은 나무가 햇빛을 가리는 광릉숲은 한국 최고 최대의 숲으로 꼽힌다.

어떻게 광릉숲이 이렇게 잘 보존될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조의 묘인 광릉이 있었고, 광릉을 지키기 위해 산직인 관리를 두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도 임업시험림 구실을 해와, 개발과 훼손을 피할 수 있었다. 따라서 무려 500년 이상을 출입을 통제하고 관리한 덕분에 지금의 광릉숲이 있게 된 것이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6․25전쟁, 해방 이후 도벌꾼들의 난입 등 몇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철저한 관리로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광릉숲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광릉숲 걷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 광릉숲축제위원회 제공

광릉숲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광릉숲 걷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 광릉숲축제위원회 제공

세조는 수양대군 시절 소리봉, 축령산, 축석령 일대를 사냥하러 자주 찾았다. 왕이 된 후에는 소리봉 근처에 자신이 묻힐 자리를 정하고, 이후 주변 산림도 엄격히 보호하라고 명했다. 이게 광릉숲의 출발점이다. 1468년 아들 예종은 아버지의 명을 받들어 세조를 이곳에 묻고 능 이름을 ‘광릉’이라 정한 후 왕릉 부속림으로 지정했다. 사방 15리에 이르는 숲을 ‘능림’이라 하고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능참봉이라는 광릉을 지키는 능지기를 두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할 뿐만 아니라 일체의 벌목, 채석, 매장도 금지했다. 이에 대한 기록이 <광릉지>에 고스란히 나온다.

지난해 열린 광릉숲축제의 플래카드.

지난해 열린 광릉숲축제의 플래카드.

그 광릉숲과 봉선사 일원에서 매년 광릉숲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벌써 10회째다. 6월13~14일 양일간 열린다. 산림생산연구소에서 관리하는 광릉숲 출입통제 철문이 이 날 만큼은 활짝 개방된다. 일반인들이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

축제는 별로 알리지도 않았는데 첫해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숲축제가 개최되는 이틀 동안 무려 3만 명 가까운 사람이 방문했다. 진접읍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한 거 치고는 꽤 성공적이었다. 당초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숲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우리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판을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자”고 했던 게 축제의 출발이었다.

광릉숲축제 참가자들이 정상에서 하늘숲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광릉숲축제 참가자들이 정상에서 하늘숲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첫 회 반응을 보고 남양주시에서 오히려 더 신이 났다. 시에서 예산지원을 하며, 축제를 더 키우기로 했다. 2회 때부터는 남양주시가 적극 개입했다. 주민과 공무원이 합작해서 축제를 개최하니, 서로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축제기간 동안 먹거리 부스를 운영하지만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부스에서는 간식만 판매하고, 절대 주식(主食)과 관련된 음식은 팔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따라서 축제기간 동안 상권은 더욱 활성화했다. 축제 이틀 동안 매출이 확 늘었다. 주민이 축제에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 원칙은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

광릉숲축제 중 숲 중간중간에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 있도록 작은 음악회도 개최한다.

광릉숲축제 중 숲 중간중간에 아름다운 선율을 들을 수 있도록 작은 음악회도 개최한다.

축제는 지역주민과 외부 방문객을 위한 두 가지 주제로 접근한다. 지역주민들은 항상 숲을 가까이 접하고 보기 때문에 숲의 절대적 가치에 대해서 무심코 지나친다. 그래서 도시에서 즐기는 공연을 모처럼 선사한다. 올해는 최고의 기타리스트 김광석과 함께 주현미의 숲속여행을 공연한다. 주민들을 위한 신명나는 한판이 펼쳐지는 셈이다.

외부 방문객들에게는 역시 광릉숲이다. 올해 축제 슬로건은 ‘광릉숲을 함께 걸어요’다. ‘트리허그’를 포함해서 숲속 공연, 숲속 체험 등 숲에서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 마임이스트 조성진과 마임․춤․설치미술로 펼쳐지는 상상의 숲 이야기, 누워서 하늘보기, 생태체험, 심마니로부터 듣는 산삼이야기 등도 참가자들과 함께 재미있게 진행된다. 연못갤러리에는 광릉숲 동․식물 사진전이 열리고, 숲속 편지쓰기도 곁들인다.

광릉숲축제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곤충눈으로 세상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광릉숲축제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곤충눈으로 세상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광릉숲 축제 하이라이트는 역시 광릉숲길 걷기. 1년에 유일하게 개방되는 구간인 만큼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 봉선사 주차장 옆 오솔길로 올라가서 임도를 따라 한 바퀴 돈다. 거리가 무려 8㎞나 된다. 광릉숲 8㎞를 걸을 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 특히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다. 숲속을 걷다보면 작은 음악회가 곳곳에 펼쳐진다. 녹음된 새소리도 들을 수 있다. 현재 광릉숲에만 서식하는 새로 알려진 천연기념물 제11호 크낙새 소리도 듣는다. 혹시 여태 종적을 감춘 크낙새가 갑자기 나타나 실제로 들려줄 지도 모르겠다. 현재 크낙새는 전 세계적으로 희귀종으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광릉숲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3년에 한 쌍을 확인한 뒤로는 실제로 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한 쌍의 어미새가 해마다 장소를 바꿔 번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만 전한다. 더욱이 크낙새는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진귀한 새로서 조류학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광릉숲축제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광릉숲에서 띄우는 편지를 써서 보내고 있다.

광릉숲축제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광릉숲에서 띄우는 편지를 써서 보내고 있다.

숲길을 걷는 임도 주변은 쭉쭉 뻗은 전나무와 참나무들로 양분돼 있다. 길 양쪽으로 한쪽은 전나무, 한쪽은 참나무가 우점종이다. 숲길을 걸으면서 양쪽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한 포인트다. 물론 관목도 무성하다. 평소 출입금지구역이라 통제하는 구간이 많은 게 흠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도 개방하고 걸을 수 있다는 것도 유쾌하다. 정상에서는 ‘숲속에 누워서 하늘보기’를 한다. 몸과 마음을 모두 상쾌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광릉숲 축제기간 중 숲에서 나오는 각종 차도 시음하고 판매한다.

광릉숲 축제기간 중 숲에서 나오는 각종 차도 시음하고 판매한다.

남양주시 진접읍 주민자치위원회 윤수하 위원장은 “마음대로 숲을 활용할 수 없어 조금 아쉽지만 지역주민과 외부 방문객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축제”라며 “앞으로 광릉숲을 관할하는 기관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서 좀 더 넓은 공간의 숲에서 축제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회부터 지금까지 축제에 관여하고 있는 광릉숲 축제의 산증인인 곽준규 사무국장은 “축제는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로 시작했고, 축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의 화합에 있다”며 “지역주민들이 같이 참가한 축제는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지금은 이틀 동안 3만 여명이 모이지만 10만 명이 모이는 축제가 되면 곳곳에 셔틀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축제 참가자가 곤충 모양을 하고 곤충의 눈으로 숲 바라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축제 참가자가 곤충 모양을 하고 곤충의 눈으로 숲 바라보기 체험을 하고 있다.

기획분과를 맡고 있는 조미자 분과장은 “광릉숲 축제의 가장 큰 고민은 재미와 의미의 갈등”이라며 “공연을 축소하고 숲 관련 행사를 많이 개최하는 게 맞지만 현재로서는 주민들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외부 방문객이 많이 찾아와 지역경제에 도움 되는 행사와 주민화합이 맞아떨어지는 행사를 계속 기획 중”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하지만 광릉숲축제도 전국을 휩쓸고 있는 메르스 공포를 피해갈 수 없었다. 축제조직위원회에서 6월5일 긴급연락이 왔다. 메르스 때문에 올해 축제를 부득이 9월5일과 6일로 개최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전해왔다. 전염 바이러스는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피해갈 수 없는 모양이다.

My name is Garden Park. First name Garden m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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