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양띠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언제나 이 맘 때면 그렇듯 한 해를 마무리한다고 부산하다. 노을 지는 석양은 생각을 정리하는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사람들은 그래서 일몰 명소를 찾는다. 어디 가서 석양을 바라보며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어디서 새로 떠오르는 한 해를 맞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질까?
부산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한반도에서 몇 안 되는 특징을 가진 장소다. 일출이 가장 빠르면서 일몰이 비교적 늦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일출명소는 동해의 여러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몰 명소는 일반적으로 서해로 알고 있다. 하지만 서해보다 더 늦게까지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가 서해에 가까운 남해다. 남해 중에서도 진도 세방낙조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진다. 동해는 일출이 가장 빠르지만 일몰은 서해보다 서해에 가까운 남해가 더 빠른 것이다.
일출과 일몰을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늦게까지 볼 수 있는 지역은 방향과 위도, 고도에 따라, 그리고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지구의 중심이 23.5도로 기울어 있기 때문에 일출과 일몰시간은 더욱 복잡해진다. 단순히 동해가 일출이 가장 빠르고, 서해가 일몰이 가장 늦다고 단순화 할 수 없다. 그리고 위도와 고도도 영향을 미친다. 일몰을 밤 10시 이후에나 볼 수 있는 북유럽의 백야 같은 현상은 위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렇다.
부산은 동해와 남해를 모두 아우른다. 즉 일출과 일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시인 이유다. 기관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은 동해와 남해의 경계를 오륙도 바로 위 부산 남구 승두말로, 서해와 남해의 경계를 전남 해남반도의 남쪽 끝으로 정하고 있다. 동해와 남해의 경계는 부산 해운대구를 지난다. 반면 기상청은 국립 해양조사원과 같이 서해와 남해의 경계를 전남 해남반도 남쪽 끝으로 정하고 있지만, 동해와 남해의 경계는 부산과 울산의 해안 경계점으로 정하고 있다.
해양조사원 기준으로 동해와 남해의 경계를 나누자면, 서쪽에 있는 영도구․동구․중구․서구․사하구․강서구는 남해와, 동쪽에 있는 동부산권인 남구․수영구․해운대구․기장군은 동해와 접하고 있다. 즉 해운대․광안리․송정 등 부산의 주요 유명 해수욕장 대부분 동해에 속한 해수욕장이며, 송도․다대포해수욕장은 남해에 해당한다. 특히 다대포해수욕장은 백사장 및 뻘밭이 엄청나게 형성돼 있어 서해안 해수욕장 분위기와 비슷하다.
따라서 부산은 일몰과 일출 명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일몰 장소로는 다대포해수욕장과 송도, 일출 장소로는 해운대 등이 유명하다. 특히 한반도에서 해를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곳은 방향과 위도, 고도를 고려해서 평지에서는 울산의 간절곶이지만 산에서는 금정산이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해운대와 금정산에서는 일몰과 일출을 즐기면서 소원을 비는 사람들로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