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골목에서 잡은 자연의 체취
점심시간에용머리마을을돌았습니다

봄의화려함이지난장마철초입의구옥길

좁은골목,밖에내놓은화분,색바랜벽보,자그마한간판

부채를들고쉬거나장기판에몰두하는노인들

핸드폰으로골목의자연을담았습니다

갖가지꽃들과열매가있었습니다

허름하지만외롭지않았습니다

내것이아니라우리것이었습니다

사람냄새가났습니다

정겨웠습니다

보기엔허름하지만골목길은정다웠다

내것이아닌우리모두의정겨움이있었다

봄의꽃이지나고초여름의열매가맺었습니다

은행,대추,감,아주까지리의열매가풍성한가을을약속합니다

빨간꽃이골목길을선명히안내하고

봉숭아꽃잎으로손톱을물들이던그시절이그립습니다

노랑꽃도질세라명함을내밉니다

애기똥풀이란정다운이름이있고

누가호박꽃을밉다고했을까고개를갸우뚱해봅니다

집앞의뜰뿐만이아닙니다

좀떨어진공터에도맑은공기를마시는화분이있었습니다

백도라지꽃도있고,나팔꽃도피었습니다

저꽃봉우리가궁금합니다

아마양귀비아닐까물어보았으나

모른다는답변만들었습니다

하긴이름을모른다뭐가대수이겠습니까

꽃이좋아꽃을키우고

이웃과함께웃는그들이있었습니다

호박덩쿨이은행을따러위로올라가고있습니다

요즘버찌를따러아파트벗나무밑에깔판을까는사람도있는데

호박덩쿨을어찌나무라겠습니까

"허름한아름다움"이란제목으로글을시작했지만

글을마치면서제목이맘에들지않았습니다

소박하다는의미로선택한제목이었지만

부정적인이미지가지워지지않아

"소박한아름다움"으로바꿨습니다

그러다가또"도시골목에서잡은자연의체취"로바꾸면서

느끼는감정도정리못하는안타까움을가졌습니다

하지만내것만이아닌모두의아름다움을보면서

나혼자만의느낌이아닌조블가족모두에게정취를주고싶었습니다

오늘청계천물이매우맑아졌습니다

장맛비에흑탕물이던어제는잉어도올라왔다들었습니다

생명이살아숨쉬는청계천이되길바라면서

자연스럽다는의미를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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