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칼바람 (1) – 손이 꽁꽁, 볼이 얼얼
달리는버스안에본아침해가팔당호위를비추고있다.
유리창에는성애가끼고,일기예보는강추위를보도하고있다.
설악에접어들자환호성이인다.
흘림골입구에도착했다.
집중홍수피해를복구한노고를시로새겨놓았다.
올라가는철계단옆으로대홍수의흔적이보인다.
아침해가비추었지만찬공기에햇빛도얼은듯하다.
여심폭포가목전인데앞만보면보이지않는다.
뒤를돌아봐야한다.
일행들도그냥지나쳤다.
소리질러앞서지나간일행을잡았다.
눈이녹아빙판이된등산길이넘미끄럽다.
모두아이젠을꺼내신고있다.
큰노래/이성선큰산이큰영혼을기른다.우주속에대붕의날개를펴고날아가는설악산나무너는밤마다별속에떠있다.산정을바라보며몸이바위처럼부드럽게열리어동서로드리운구름가지가바람을실었다.굽이굽이긴능선울음을실었다.해지는산깊은시간을어깨에싣고춤없는춤을추느니말없이말을하느니
아,설악산나무나는너를본일이없다전신이거문고로통곡하는너의번뇌를들은바없다.밤에길을떠나우주어느분을만나고돌아오는지본일이없다.그러나파문도없는밤의허공에홀로절정을노래하는너를보았다.다타고스러진잿빛하늘을딛고거인처럼서서우는너를보았다너는내안에있다.[1994년제6회정지용문학상]
DontWorry,BeHappy/BobbyMcfer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