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안도현
툭,하고
살구한알이가지를붙잡고있던손을놓는다
(나는엎드려朴龍來詩集을읽는다)
토독,톡,하고
살구두알이덩달아떨어진다
(풀벌레소리가잦아들기시작한다)
토독,톡,톡,하고
살구세알이급하게땅으로뛰어내린다
(콧속으로풀비린내가들어온다)
토독,톡,톡,톡,톡하고
살구는이제떨어지며제법빗방울소리를낸다
유월의살구나무/김현식
피아노소리는마룻바닥을뛰어다니고
창밖엔비가내린다
기억나는일이뭐,아무것도없는가?
유월의살구나무아래에서
단발머리의애인을기다리며상상해보던
피아노소리가늘고도긴현의울림이
바람을찌르는햇살같았지
건반처럼가지런히파르르떨던이파리
뭐기억나는일이없는가?
양산을거꾸로걸어놓고나무를흔들면
웃음처럼토드득살구가쏟아져내렸지
아!살구처럼익어가던날들이었다생각하면
그리움이가득입안에고인다
피아노소리는마룻바닥을뛰어다니고창밖엔비가내린다
살구처럼,양산의가늘고도긴현을두드리던살구처럼,
하얀천에떨어져뛰어다니던살구처럼,
추억은마룻바닥을뛰어다니고창밖엔비가내린다
[살구나무]
6월의햇빛속에살구빛이뽀얗다.
뽀얀살결이아련히멀리있다.
저나뭇가지에달린살구처럼….
EUassiuian(MyChildhood)/Kashtin
나의어린시절
이제내가어떻게사는지보여.
이제내가어떻게크는지보여.
이제정말난모르겠어
그곳내가태어난곳.
하지만그건내삶이제나를돌아봐야지.
난내자신만족해야지.
내어린시절을생각해볼때
정말로아직도생각하지
그곳내가놀던곳.
내맘항상그곳에다시가리라.
이제아무것도날방해치않아.
다시쳐다보고다시보고
내가그곳을많이자주못찾아가도
하지만그것이내삶.
나를돌아봐야지
난내자신만족해야지.
내어린시절생각해볼때
[조록싸리]
산책길옆에서우연히본조록싸리꽃
바쁜일정에어렵게시간을내어디카를갖고찾은날
아~그이쁘던꽃은이미졌다.
봄날아니이여름날도거침없이가고있다.
그것이시간의공평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