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박물관 – 내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케말처럼나도내기를했다.

순수박물관이벤트를신청하고당첨될것이라고…

기대가현실이된기쁨은퓌순이멜하메트아파트의벨을누르는소리를듣는케말의심정이었다.

주관적감정과호흡하면서몽롱한기분으로읽었다.

나의경우라면…아니나라면….

솔직한마음과갈등과욕심,고통을표현하며

자기합리화로고통을이겨내면서

사랑의굴곡을세세히터치한다.

때론그래

때론너무강박관념이잖아

때론아그렇구나

탄성과이해와비판이머릿속에서출렁인다.

내스스로스토리를이어나가며

상황설정을하는나자신을발견한다.

사랑!정의가없고손금만큼이나제각각이다.

희생양

지난번"노랑화살표방향으로걸었다"에서도나온개념

이번엔"순수박물관"에보관되어있었다.

그래,대가를바라지않고사랑하는것….

"나는이소설로기억될것이다."

노벨문학상을수상한작가의말이다.

자신만만한말에서읽고싶은마음이불처럼일어난다.

그때가내인생에서가장행복한순간이었다는것을몰랐다.알았더라도그행복을지킬수있었고,모든것이완전히다르게전개될수있었을까?그렇다.내인생의가장행복한순간이었다는것을이해했더라면,절대로행복을놓치지않았을것이다.깊은평온으로내온몸을감쌌던그멋진황금의순간은어쩌면몇초정도지속되었지만,그행복이몇시간처럼,몇년처럼느껴졌다.(p15)

누군가를아주아주사랑하면,그를위해우리의가장귀중한것을내주어도그로부터해가오지않는다는것을우리는알아.희생이란바로그런거야.너는누구를가장사랑하니?(1권p73)

공원의풍경-아름다운보스포루스해협입구,우리앞에있는뽕나무,찻집의야외테이블에앉아사이다를마시는연인들,유모차를끌고나온어머니들,앞쪽에있는모래밭에있는아이들,호박씨와볶은이집트콩을먹는대학생들,호박씨껍질을부리로쪼아먹는비둘기한마리와참새두마리등-은내가잊어가던평범한아름다움을떠올리게했다(p297)

나는신문에실리는별자리와별점난을주의깊게읽으면서도별이나점성학은믿지않았으며,심심한주부들마냥몇시간이고별자리를가지고놀수는없었다.나의고민은아주위급한것이었다.문이열리는걸보면서’들어오는사람이여자라면결국퓌순과만날것이고,남자라면좋지않을것이다’라고혼자내기를했다.(p298)

거나하게취하면고통으로인해이상한희열을느꼈으며,바보같은자긍심이생겨나나의고통이책이나영화나오페라의소재로좋을거라는생각도했다.(p299)

아!빈방들의슬픈외로움에대해,낡고구겨지고헐어빠진부엌장판에대해,사라진나의연인이평생몸을씻었을부서진욕조와그녀가두려워했던온수기에대해,벽에박힌못들과그곳에걸려있던거울과액자들이이십년동안만들어놓은그림자들에대해어떻게이야기해야할까?나는퓌순의방에있는그녀의향기,한구석에드리워진그녀의그림자,그녀를퓌순이게하고그녀가모든삶을보낸이집의구조,벽과너덜너덜벗겨진벽지를사랑을다해내기억에새겼다.(p303)

이십분후에멜하메트아파트에있는침대에누워,빈집에서가져온물건들로나의고통을줄여보려했다.퓌순이만졌고그녀를퓌순이게한이물건들을만질수록,그것들을쓰다듬고,바라보며내목,어깨에,벗은가슴에,배에갖다댈수록,물건들은어떤위안의힘이있는듯그안에쌓인기억들을내영혼에풀어놓았다.(p304)

사랑하는약혼녀는가짜가방이문제가아니라,진짜로더중요한무언가가있다는것을알자두려운듯눈을커다랗게떴다.나는그녀에게독자들과관람객들은이미알고있는이야기를하기시작했다.(p312)

가끔내가부두에있는일광욕침대에누워혼자술에취한밤이나,배를타고돌아다니는상인에게서산옥수수를게걸스럽게먹을때나,아침출근길에차에오르기전에젊고행복한남편인양그녀의볼에입을맞출때,시벨의영혼속에나를향한무시와증오가싹뜨고있다는것을그녀의눈에서읽곤했다.물론우리가전혀잠자리를하지않았기때문이었다.하지만더끔찍한이유는시벨이놀랄만한의지와사랑으로계속해갔던’나를회복시키려는’노력이아무런쓸모가없다거나,더최악으로는내가’회복되더라도’교묘하게그녀와퓌순을동시에만날거라고그녀가생각하는것이었다.이마지막가능성은내가가장안좋았던시기에는나도믿고싶었던것이었다.(p319)

해안저택에서의생활은다시살아나지않을것같은우리의사랑을패배나운명,동지애와같은깊은감정으로만들었고,사라진오스만제국의마지막자취는옛연인이자새로약혼한우리의삶에깃든’결핍’에심오함을더해주었으며,무엇보다사랑을나누지못하는고통에서우리를보호해주었다.(p333)

조금전퓌순이이근처어느곳에있었다는것을전적으로믿음으로써,그골목에서는동화나행복의분위기나는듯느껴졌다.그녀의환영이돌아다니는골목을더오래걷고,마을찻집에서차를마시고창밖을바라보며,그녀가다시이골목을지나가기를기다려야한다고생각했다.그녀와그녀의가족가까이있기위해그녀와그녀가족이사는것처럼살아야한다고생각햇다.(p341)

그녀를보지못하고지나가는날들이갈수록참기힘들어졌다.지난일년반동안견딜수밖에없었던깊고쓰라린고통의어두움을,그짙은농도를다시서서히내영혼에서느끼기시작했던것이다.잘못된행동을해서다시는퓌순을볼수없는벌을받을지도모른다는생각이두려워졌다.바로그렇기때문에나의노여움을퓌순에게숨겨야했다.그래서나의노여움은단지나만을혹사하는,그리고내면을향하는것이되어갔고,나자신에게주는벌로바뀌고있었다.나의노여움과상심은아무에게도도움이되지않았다.위장에는점심때먹은음식,목덜미에는햇살,머릿속에는사랑,영혼에는조급함그리고가슴에는아픔이있었다.(pp20-22)

퓌순이저녁식탁에앉으면서화면에나타난커다란시계를응시하며,눈썹을치켜올리고,혀를볼안쪽가장자리에대고,아이처럼진지하게아버지를따라자신의시계를맞추는것을바라보면아주깊은희열이느껴졌다.퓌순은나의이런감정을내가처음방문할때부터알아챘다.시계를맞출때내가자신을사랑이가득찬시선으로바라보는것을알았고,시계를맞춘다음나를보며미소를지었다.매일밤케스틴씨네집에간것은단지퓌슨을만나기위해서가아니라,그녀가공기를호흡하며살고있는세계에서잠시나마살기위해서였다는것을나는팔년동안서서히깨달았다.이세계의기본적인특징은’시간밖’에있다는것이다.(p33)

밤이깊어가는시간에L자형소파위에놓인쿠션에푹기대면,타륵씨와함께마신술로인해졸음이몰려왔다.한쪽눈으로텔레비젼을보고,다른한쪽눈으로내영혼의깊은곳을바라보면,분노가느껴지고부끄러워서,삶이나를이끌고온이상한곳에서일어나나가고싶었다.퓌순의시선이좋지않게느껴지고,그녀가웃지도않고희망도주지않으며,내손이나팔그리고몸이실수로우연히닿으면차갑게대했던,언짢고암울했던밤에그렇게느끼곤했다.(p50)

어차피소설과박물관의목적은,우리의기억을진심으로설명하여우리의행복을다른사람들의행복으로만드는것이아니겠는가?그해여름,모두함께보스포르스에있은술집으로저녁을먹으러가는것은얼마지나지않아즐거운습관이되었다.이후에는여름,겨울할것없이자주-한달에한번-자동차를타고결혼식에가는것처럼즐겁게길을나섰고,보스포르스의식당이나타륵씨가좋아하는옛날가수들의노래를들을수있는크고유명한극장식당으로가곤했다.퓌순과나사이의긴장감,불확실성,영화를못찍는문제들이이런즐거움을잊게만들때도있었다.하지만한달동안의우울한시간이지나고모두함께자동차들타면,우리는함께얼마나웃고즐길수있는지를,서로에게얼마나익숙하고,서로를얼마나사랑하는지를깨닫곤했다."(p113)

다시만난희열

앞이보이는행복

그러나또다시반전

그리움은마음속에침전된다.

나의순수박물관을생각한다.

이입장권을누구에게줄까?

나는왜중간부분의고뇌를따왔을까?

추억과엉긴마음의흘들림이었다.

꽃들의시절

순수의시절

생의가장아름다운순간을장식했던시간들이다.

나의순수는남아있는것인가?

내가박물관을지은다면무엇을전시할것인가?

박물관이아니라면인터넷상의방에…

순수의흔적을찾은마음에미소가번진다.

아~그래그때였어…..

글의형식의새로움,

넉픽션의착각에빠지게할만큼의구성

마음의고통과순수를아낌없이파헤친소설

오랜만에순수한사랑을소재로한멋진소설을읽었다.

이책을누군가주어읽어보게하고싶다.

땀을흘리며비탈의오래된집들사이를힘들게올라갔다.

흰눈이내리면정말아름다운풍경화가그려질것을상상했다.

그러나마음에갈등이있다.

현실의피곤과시간의절박함이엉겨있는결과이다.

어제겪었던머리의고통은피곤이가져다준극도의감정이었다.

무엇하나기억할수없는정신의혼미

내가왜그러지?자기부정이날몰아친다.

순수박물관을읽으면서13시간플러스알파의나날이진행중이다.

그힘든시간을순수의의미를생각하며마음을가다듬는다.

그래이시간만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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